2020.07.03(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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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의 기술에 금융을 입히다…박병건 대신PE 대표 [매니저 프로파일]공학박사 출신 VC·PE 두루 섭렵…AUM 1.5조 확장 계획

김병윤 기자공개 2020-05-28 11:20:32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06:5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대신프라이빗에쿼티(대신PE)는 2014년 설립 후 그로쓰캐피탈(growth capital)을 중심으로 성장했다. 유망 기업에 투자하며 트랙 레코드를 쌓고 있다. 최근 또 다른 PEF 운용사 켁터스PE와 함께 BS렌탈의 바이아웃(buy-out)에도 나서며 투자 영역을 넓혔다.

대신PE의 업그레이드를 이끌고 있는 인물이 박병건 대표(사진)다. 박 대표는 대신PE 설립 때부터 줄곧 좌장을 맡고 있다. 그가 보유한 '엔지니어', '공학박사' 타이틀은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흔치 않은 배경이다. 이는 박 대표를 언급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거론되곤 한다.

기술자의 길을 걷던 박 대표가 투자업에 본격적으로 발을 들인 지 약 13년. 벤처캐피탈(VC)부터 PE까지 두루 거치며 투자 노하우를 축적해나가고 있다.


◇성장스토리 : 촉망받던 박사 엔지니어, 투자가로 환골탈태

박 대표는 서울대학교 제어계측공학과 학사와 석사를 이수했고 같은 학교 전기공학부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자연스레 커리어의 시작도 엔지니어였다. 삼성전자의 네트워크사업부에서 1999년부터 책임연구원으로 재직했다. 사업부의 매출이 연간 조 단위에 이를 정도로 규모가 큰 조직에서 근무하며 엔지니어의 커리어를 차곡차곡 쌓았다.

남들의 부러움을 사는 직장에서 탄탄대로를 걷던 박 대표는 2003년 인생의 큰 변화를 맞이한다. 그는 2003년 미국 펜실베니아대학교 경영대학원 와튼스쿨(Warton School, Univ. Pennsylvania)에 입학하며 VC·PE로의 진출을 꿈꾼다. 커리어 전환에 특별한 계기는 없었다. 투자업에 공학 기술을 접목하면 새로운 가치 창출이 가능할 것으로 판단했다.

박 대표는 MBA 이수 후 글로벌 컨설팅그룹에서 약 2년 근무한 뒤 VC로 진출한다. 창업투자회사인 한국기술투자(현 SBI인베스트먼트)가 VC 경력의 시작점이다. 한국기술투자에서 3년 재직한 후 엠벤처투자로 자리를 옮겨 업력을 추가했다.

이 기간 동안 박 대표의 이력 가운데 눈에 띄는 것이 한국-이스라엘공동펀드 대표매니저다. 기술 분야 투자에 초점이 맞춰진 공동펀드는 엔지니어였던 박 대표의 이력과 맞아떨어졌다. 이스라엘은 정보통신·신재생에너지·생명공학·항공우주 등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력을 보유한 국가로, USB(Universal Serial Bus)와 인터넷 메시지 전송 등의 기술 역시 이스라엘에서 개발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공동펀드는 박 대표에게 투자 이상의 경험도 선사했다. 바로 멘토링(mentoring)의 중요성이다. 이스라엘 VC가 투자한 회사의 경영진에 여러 노하우를 전하는 문화가 인상적이었다는 게 박 대표의 말이다.

그는 "초기 단계 기업이 위주인 VC 투자처는 대체로 설립자가 기업가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히 크다"며 "자금을 투입하는 것 외에도 설립자가 경영을 더 잘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행위 또한 투자의 중요한 요소"라고 말했다.

박 대표는 2013년부터 1년 동안 인텔캐피탈(intel capital)에서 한국투자 담당을 맡은 후 2014년 대신PE 설립 때 합류했다. VC에서 PE로 커리어를 넓힌 순간이다.


◇투자 스타일·철학 : "인사가 만사…피투자사 경영자의 소프트스킬 중요"

대신PE는 설립 후 총 블라인드펀드 3개와 프로젝트펀드 2개 등 총 5개의 펀드를 조성했다. 5개 펀드의 전체 규모는 8300억원이며, 이 가운데 3개가 다른 PEF 운용사와 공동GP를 이룬 펀드다. 지난해 SKS PE와 함께 지원한 성장지원펀드 출자사업 관련 펀드 조성도 최근 마쳤다. 해당 펀드의 규모는 최소 결성 규모(1700억원)를 700억원 가량 웃돈다. 이 펀드는 기술기업 및 소재부품장비업체 투자를 주 목적으로 삼고 있다.

대신PE는 바이아웃보다는 소수지분 투자에 집중했다. 바이아웃 대비 소수지분 투자가 상대적으로 수월한 작업으로 인식될 수 있다. 하지만 소수지분 투자에도 상당한 자원이 투입된다는 게 박 대표의 말이다. 바이아웃 투자만큼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다는 뜻이다.

특히 투자기업의 인적 자원이 박 대표가 꼽는 투자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수치상 확인할 수 있는 내용도 물론 핵심이지만 경영자의 자질 또한 어느 요소 못지않게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과거 한국-이스라엘공동펀드 운용 때 경험한 멘토링 기법과 맥을 같이 하는 부분이다.

박 대표는 "PE 투자와 VC 투자 간 공통점도 있지만 약간의 차이도 존재한다"며 "PE는 자산 하나하나를 뜯어보며 궁극적으로 가치 산출·제고가 핵심이라면, VC 투자는 핵심 인력의 전문성 뿐 아니라 소프트 스킬(soft skill)에도 투자의 초점이 맞춰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대신PE는 투자기업 경영자 등의 커뮤니케이션 능력과 리더십과 기업의 문화 등을 면밀하게 살펴본다"고 덧붙였다.

◇트랙레코드 1 : 펄어비스 투자 "물음표를 느낌표로"

대신PE의 수장이 꼽는 대표적 투자 건은 무엇일까. 박 대표가 가장 먼저 언급한 딜은 게임회사 펄어비스 투자다. 대신PE는 2016년 SKS PE와 함께 조성한 '대신SKS세컨더리PEF'를 통해 펄어비스에 70억원 투자했다. 투자 약 1년 후 펄어비스의 기업공개(IPO)가 이뤄졌고, 그로부터 6개월 정도 후 엑시트(exit)에 성공했다. 당시 투자금의 5배가 넘는 382억원을 회수했다. 그야말로 '대박'을 냈다.

박 대표가 펄어비스 투자 건을 언급한 배경은 투자 실적보다는 남다른 밸류에이션 접근에 있다. 모두가 'No'를 외칠 때, 'Yes'를 하며 뚝심 있게 딜을 추진한 점이 인상적으로 남았다. 대신PE가 펄어비스에 주목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글로벌 진출 가속화와 플랫폼 확장성이다. 유저(user)를 확보할 시장·경로가 다양해질 수 있는 가능성을 봤다. PC·게임기뿐 아니라 모바일로까지 게임을 즐기게 되면서 점차 삶의 일부분이 되어가는 점에 주목했다.

투자를 위해서는 피투자기업을 깊이 이해해야 하는 건 당연하다. 대신PE는 펄어비스 투자에 앞서 출시한 게임을 직접 경험해보며 스터디를 했다. 박 대표는 "게임업 투자는 VC의 영역으로 인식된 탓에 PE 투자에 의구심이 시장 내 있었고, 펄어비스의 성장 가능성에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했었다"며 "대신PE는 해외 유저 확보와 플랫폼 확장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밸류에이션을 봤다"고 말했다.


◇트랙레코드 2 : 대기업과의 거래 노하우 터득한 '한화S&C 투자'

박 대표는 한화그룹의 시스템 통합(SI)업체 한화S&C(현 한화시스템) SI 사업부 투자도 대표작으로 꼽는다. 대신PE는 2017년 스틱인베스트먼트와 컨소시엄을 이뤄 한화S&C 투자에 나섰다.

해당 거래는 스페셜시추에이션 딜이다. 한화그룹이 일감몰아주기 의혹을 해소하기 위해 한화S&C 지분 45%를 매각키로 했고, 스페셜시추에이션에 특화된 스틱인베스트먼트가 거래에 나섰다. 대신PE는 스틱인베스트먼트의 초대로 거래에 참여하게 됐다.

박 대표는 '대기업과의 거래 경험'을 한화S&C 투자의 포인트로 꼽았다. 대신PE는 주로 중소기업에 투자해왔다. 대기업과의 거래를 통해 여러 노하우를 체득했다는 게 박 대표의 말이다.

박 대표는 "투자는 당사자만이 아는 부분이 상당히 많으며, 고려해야 할 사항도 여럿 존재한다"며 "중소형 PEF 운용사인 대신PE가 대기업 관련 딜에 참여하기란 쉽지 않은데, 한화S&C 투자를 통해서 대기업과의 거래 방법을 알게 된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업계 평가 :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수평적 리더십"

한 번이라도 박 대표를 마주해본 사람은 그에 대해 '좋은 사람'이라고 입을 모은다. 친절함과 겸손함으로는 인수·합병(M&A) 시장에서도 손꼽힐 정도라는 게 주변인들의 평가다.

업무적인 면에서도 박 대표를 향한 긍정적 평가는 쉽게 들을 수 있다. 대신PE와 함께 BS렌탈의 경영권을 인수한 켁터스PE의 정한설 대표는 박 대표를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라고 표현한다. 한 번 거래하고 또 찾을 만큼 믿을 수 있으며 실력이 좋다는 뜻이다.

대신PE 내부 직원이 바라 본 박 대표 역시 시장의 평가와 크게 다르지 않다. 대신PE 설립 때부터 박 대표와 함께 호흡을 맞춰온 백병훈 대신PE 수석은 박 대표를 '수평적 리더십'을 가진 인물이라고 말한다. 직원이 잠재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믿고 충분히 기다려주는 리더라는 설명이다. 중소형 PEF 운용사인 대신PE는 한 명이 여러 역할을 맡기도 한다. 이러한 구조에서 박 대표의 수평적 리더십은 구성원 간 시너지를 높인다는 평가다.

◇향후 계획 : 그로쓰캐피탈 중심…AUM 1.5조까지 확대

박 대표가 구상하는 성장 플랜은 지금까지의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현재 투자 전략의 핵심인 그로쓰캐피탈(growth capital)이 향후 계획의 중심이기도 하다. 가장 잘 하고 자신 있는 부문에 계속 힘을 실을 예정이다.

그로쓰캐피탈을 주축으로 운용자산(AUM)도 점차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대신PE의 AUM은 7500억원 정도다. 단기적으로 1조원을 돌파한 후 중장기적으로 1조5000억원까지 AUM을 늘리는 게 목표다.

우수한 인재 확보는 지속적으로 해나갈 예정이다. 양적 성장과 질적 성장을 모두 잡기 위해서는 뛰어난 운용역이 필수요건이라는 판단이다. 대신PE는 꾸준히 인력을 늘리고 있다. 최근에도 글로벌 컨설팅사 출신의 인력을 충원했다. 네트워크를 통해 우수한 실력을 갖춘 인재를 소개받은 후 인터뷰를 진행해 직원을 뽑는다. 투자할 기업의 인력을 꼼꼼히 검토하는 것처럼 채용 때도 신중에 신중을 기한다.

박 대표는 "대신PE는 매니저가 잘 성장하기에 좋은 여건을 갖춘 하우스"라며 "주니어라고 해도 자기 주도적으로 업무를 하고 서로 돕는 문화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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