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09(목)

전체기사

신한·하나가 손잡은 계기는 '위기감' [신한·하나 글로벌사업 MOU] 금융지주 해외사업 ‘3강·2약’ …하나 '중국 부진'· 신한 '2020 프로젝트 위기'

고설봉 기자공개 2020-06-02 09:02:54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6:3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한금융그룹과 하나금융그룹은 왜 서로를 해외사업 파트너로 생각했을까. KB금융그룹과 우리금융그룹, NH농협금융그룹 등 다른 경쟁사들은 사전부터 협상 대상에서 배제됐던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 금융그룹 해외사업, 3강·2약…"1, 2위끼리 우선 통합하자"

5대 금융그룹은 모두 해외사업을 미래 먹거리로 삼고 몇 년 전부터 꾸준히 해외네트워크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각 금융그룹마다 해외사업 전략도 대동소이하다. 과거 구축한 영업점, 법인 등을 활용해 영업력을 높이며 점진적으로 현지시장에 파고들고 있다. 또 현지 금융사를 인수해 일시에 시장에 정착하는 사례도 있다.

단순히 은행업 뿐만 아니라 증권사와 카드사를 앞세워 투자은행(IB) 역할도 확대하고 있다. 캐피탈사를 통해 마이크로파이낸스 시장에 진출하며 현지 금융시장에 녹아들기도 한다. 과거 대도시에 국한됐던 영업지역을 도시 외곽이나 농촌으로 확대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이처럼 각 금융그룹이 앞다퉈 해외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지만 성과는 천차만별이다. 5대 금융그룹의 해외사업 성적표는 ‘3강·2약’으로 평가할 수 있다. 2019년 기준 해외사업에서 순이익을 가장 많이 낸 곳은 신한금융으로, 3979억원을 해외에서 벌어들였다. 뒤를 이어 하나금융이 2756억원, 우리금융이 2240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반면 KB금융과 농협금융은 각각 521억원과 289억원에 그쳤다.

그룹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신한금융이 10.9%, 하나금융이 11.4%, 우리금융이 10.9%를 각각 기록했다. 반면 KB금융은 1.6%, 농협금융은 1.5%에 그쳤다. KB금융과 농협금융은 아직까지 해외사업에서 뚜렷한 성과를 도출하지 못하고 있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처음부터 해외사업에서 1, 2위를 다투는 금융그룹간 우선적으로 협업체제를 갖추자는 아이디어가 있었다”며 “해외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거점으로 생각하는 곳도 중국과 베트남으로 비슷했다”고 말했다.


◇조급한 하나금융, 2019년 중국 손실…신한금융, 2020 스마트 프로젝트 비현실적

신한·하나·우리로 압축된 3강 체제에서 해외사업 전략과 처한 상황이 비슷한 곳은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다. 두 금융그룹 모두 공격적으로 목표를 설정하고 강하게 해외사업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와 올해 초에 걸쳐 시장환경이 급변하면서 전략을 새롭게 고심해야 하는 상황을 맞았다.

하나금융은 국내 금융사 해외사업 본류로 여겨지던 옛 외환은행을 인수하면서 단숨에 해외사업 강자로 부상했다. 이에 따라 해외사업 목표도 가장 공격적이었다. 하나금융은 2025년까지 그룹 순이익에서 차지하는 해외사업 비중을 40%까지 높이는 것을 목표로 설정했다.

하지만 현실은 달랐다. 2018년을 기점으로 해외사업 순이익 규모에서 신한은행에 1위 자리를 넘겨야 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지난해 해외사업 주요 거점인 중국시장에서 2000억원이 넘는 손실이 발생해 해외사업 순이익이 큰폭으로 감소했다. 일회성이긴 하지만 중국시장에서 발생한 대규모 손실은 충격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해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인수를 계기로 60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기대됐던 해외사업 순이익은 절반 수준으로 감소했다.

과거 순이익 면에서 압도적인 수준으로 경쟁사를 따돌려온 하나금융 입장에서 조급함이 생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 만들어졌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외환은행은 해외사업의 본류 같은 곳으로 오랫동안 쌓은 인적 네트워크를 다른 경쟁사들이 단숨에 따라잡을 수 있는 수준이 아니고, 질적 양적 측면을 모두 따져봐도 해외사업에서 여전히 경쟁력이 높았다”며 “하지만 중국에서 대규모 손실을 입으면서 위상에 금이 갔다”고 말했다.

신한금융의 경우 조용병 신한금융그룹 회장이 은행장 시절 공표한 ‘2020 스마트 프로젝트’를 올해 달성해야 하는 절박함이 있다. 2020 프로젝트의 핵심은 2020년 그룹 순이익의 20%를 해외사업에서 달성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신한금융은 올해 더 공격적으로 해외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올해 2020 프로젝트 달성이 사실상 불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신한금융 안팎에서 흘러나온다. 지난해 신한금융 전체 순이익에서 해외사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12%를 기록했다. 2018년 14%에서 일부 후퇴했다. 올해 이 비율을 20%로 끌어올린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다.

더불어 2015년 이후 가파르게 상승하던 해외사업 순이익 증가율도 2017년 28.7%에서 2018년 57.5%로 정점을 찍은 뒤, 지난해 23.3%로 감소했다. 또 예상치 못하게 코로나19가 발생하면서 2분기부터 해외사업 수익성이 대거 악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목표 달성이 어려울 수 있다는 내부 판단도 내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3강’ 우리금융 왜 배제했나…”핵심 부상한 베트남 전략 다르다”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이 이번 MOU 뒤 가장 먼저 협업모델을 만들어 갈수 있는 시장으로 지목한 곳은 베트남이다. 베트남은 최근 국내 금융사들이 앞다퉈 시장 확대를 시도하고 있는 지역이다. 과거 순이익 규모에서 압도적으로 1위를 차지했던 중국시장에서 점차 성장성이 저하되면서 베트남이 새롭게 떠오르고 있다.

실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은 베트남시장에 안정적으로 진출해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이한 점은 베트남 진출 방식이 전혀 다르다는 것이다. 신한금융은 법인 라이선스 취득 후 인수합병(M&A)을 통한 외형 확장 방식으로 리테일 시장 점유율을 높여간 반면 하나금융은 현지 대형은행 지분 취득 방식으로 베트남 시장 공략에 나섰다. 전략이 다르다는 점에서 오히려 시너지가 날 수 있다는 평이다.

신한금융은 2020 프로젝트 발표 뒤 기존 일본과 중국에서 베트남으로 시장을 넓혔다. 2019년 현재 신한은행은 베트남 내 외국계은행 1위 자리를 다투고 있다. 지난해 신한은행은 베트남법인에서 1243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하나금융도 공격적으로 베트남시장 확대를 추진했다. 지난해 하나은행을 앞세워 베트남투자개발은행(BIDV) 지분 15%를 인수했다. 이 거래를 통해 하나은행 및 하나금융의 글로벌 사업은 그 규모가 크게 확대됐다. 지난해 장부가 기준 하나은행 연결재무제표에 BIDV 관련 순이익 4341억원이 인식됐다.

반면 우리금융의 경우 베트남시장에 대한 접근 방법이 다르다. 현지 금융사를 인수해 단번에 외형을 키우는 것 보다는 현지법인을 설립해 영업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웠다. 신한은행과 시장 진출 전략이 비슷하다. 그런 점에서 신한은행과 하나은행이 주력하는 리테일영업에서는 한수 아래라는 평가를 받는다. 베트남우리은행의 지난해 순이익은 140억원에 그쳤다.

그러나 우리금융만의 특화된 영업방식은 따로 있다. 우리금융은 은행 리테일영업 보다는 캐피탈 등 2금융권을 내세운 마이크로파이낸스에 강한 면모를 보인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미얀마 등 동남아지역에서 비은행 영업을 확대하며 매년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실제 이러한 전략의 차이는 각 금융그룹이 구축해 놓은 해외네트워크에서도 뚜렷하게 드러난다. 2020년 3월말 기준 우리금융은 26개국에 걸쳐 477곳의 해외네트워크를 구축해 놓았다. 뒤를 이어 하나금융이 26개국 216곳, 신한금융이 20개국 223곳이다.

우리금융의 해외네트워크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이유는 비은행 영역인 마이크로파이낸스를 해외사업 주요 전략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특히 우리금융은 할부금융업(NBFI, Non Bank Financial Institution) 형태로 동남아 지역을 침투했다. NBFI란 은행시스템 밖에서 금융중개 활동에 참여하는 여신전문회사로 소액대출·할부금융·리스 등을 취급한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우리금융은 NBFI 영업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고, 실제 그쪽 채널을 많이 확보하고 있다”며 “신남방지역에서 신한금융과 하나금융과 전략이 다소 다른 점이 있어 우선 협력 대상으로 생각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27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특별시 중구 무교로 6 (을지로 1가) 금세기빌딩 5층대표/발행인성화용편집인이진우등록번호서울아00483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이현중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3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