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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츄럴엔도텍 우군 루터PE, 4년만에 엑시트 브랜드가치 빠른 회복 위해 우량 SI 서흥에 넘겨

한희연 기자공개 2020-05-29 10:02:05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1:0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모투자펀드 운용사 루터프라이빗에쿼티(루터PE)가 4년전 투자한 내츄럴엔도텍 전환사채(CB)를 서흥에 넘기며 엑시트에 성공했다. 루터PE는 백수오 파동으로 어려움에 처했던 내츄럴엔도텍의 우군을 자처하며 4년간 함께 턴어라운드를 꾀했다. 결국 신뢰도 있는 전략적투자자(SI)와 맞손을 잡고, 회사 성장 가능성을 열어주는 방향으로 엑시트를 도모했다.

서흥은 지난 27일 내츄럴엔도텍 경영권 인수를 목적으로 CB를 취득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서흥은 국내 최대의 알약 캡슐 제조 회사로 최근 건강기능식품 제조 라인업 확장에 힘쓰고 있다. 서흥이 내츄럴엔도텍 경영권인수를 위해 취득한 CB는 과거 루터PE가 투자했던 300억원 중 200억원과 이번에 새로 발행하는 40억원 등이다.

루터PE는 지난 2016년 백수오 논란에 휩쓸려 존폐기로에 섰던 내츄럴엔도텍의 우군으로 CB 300억원에 투자한 후 4년간 회사의 턴어라운드를 위해 힘써왔다. 루터PE가 내츄럴엔도텍 투자를 단행하자, 당시 시장에서는 기업의 특수상황에 투자하는 이같은 전략에 상당한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특수상황 투자는 건실한 기업이지만 예기치 못한 악재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여기에 투자한 후 회복시켜 성과를 내는 전략이다.

루터PE가 투자한 CB 300억원 중 60억원은 지난 2018년 이미 보통주로 전환됐다. 남은 240억원 중 200억원의 CB를 서흥에 270억원을 받고 팔면서 루터PE는 초기 투자금의 90%를 일단 회수하게 됐다. 향후 회사 가치 회복에 따라 잔여 CB 40억원의 전환권 행사와 보통주 매각을 하게 되면 초과 수익 또한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은 2015년 한국소비자원으로부터 주력 제품인 백수오궁에 불량 원료를 사용했다는 지적을 받으며 위기에 몰렸다. 이후 수년에 걸친 검찰 조사 결과 무혐의 처분을 받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무해 판정을 받았다. 결과적으로 누명을 쓴 셈이 됐지만, 이미 한번 훼손된 소비자 신뢰를 쉽사리 끌어올리진 못했다.

2016년말 투자 후 루터PE는 회사와 함께 턴어라운드에 주력해 왔다. 대표이사 교체나 제품 신뢰도를 높일수 있는 인증절차 마련 등을 통해서다. 기존 CB의 만기를 2021년에서 2022년으로 한차례 연장하면서 투자 시계를 보다 길게 가져가기도 했다.

하지만 신뢰회복이 단기간에 이뤄지지 않고 국내 백수오 판매가 장기간 막히자 영업손실이 지속돼 왔다. 화장품 자회사 엔도더마를 통해 해외 매출 확보를 도모해 성과를 냈지만 전체적인 수익 회복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루터PE와 경영진은 확실한 시장 신뢰 회복을 위해서는 규모와 브랜드 신뢰도가 뒷받침되는 SI와의 전략적 협업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 이에 따라 기존 5% 정도 주식을 갖고 있었던 서흥과의 제휴를 시도했다. 실제로 서흥은 기존 주주이자 내츄럴엔도텍의 거래기업으로 오래 인연을 맺으며 회사의 핵심기술이나 펀더멘털에 대한 이해도가 깊었다고 알려졌다.

마침 서흥은 알약 캡슐 제조를 통해 다져진 입지를 바탕으로 캡슐의 주 원료인 콜라겐과 젤라틴 등 원료 부문, 기초 화장품 부문으로도 사업을 확장해 나가고 있었다. 최근에는 건강기능식품으로의 확장도 추진하는 중이다. 때문에 서흥이 갖는 건기식 제조와 영업능력은 내츄럴엔도텍의 신뢰회복과 매출 확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서흥은 이번 경영권인수를 추진하며 투자 배경으로 △건강기능식품 부문 경쟁력 강화 △내츄럴엔도텍 제품의 신뢰성 확보 △마이크로니들 신기술을 활용한 사업영역 확대 등을 언급하고 있다. 내츄럴엔도텍의 여성 호르몬 보조용 건강기능식품 등의 원천기술 확보를 통해 제품 생산 기술 증대를 꾀하면서, 동시에 자체 유통망을 통해 내츄럴엔도텍의 신뢰도를 끌어올린다는 복안이다. 또 마이크로니들 등 신기술 개발에 협업하며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이다.

실제로 서흥의 이번 인수 발표 후 내츄럴엔도텍은 거래소에 개선계획서를 제출하며 상장폐지 방어작업에 돌입했다. 내츄럴엔도텍은 지난 6일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됐는데 이날 개선 계획서를 제출하면서 거래소는 기업심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상장폐지 여부나 개선기간 부여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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