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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총 폭발' 씨젠의 3조 알테오젠의 3조 진단키트·바이오베터의 힘…"신약개발사 중심 투자 패러다임 변화"

민경문 기자공개 2020-05-29 08:14:08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8일 14: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3조원대 몸값의 바이오업체 두 곳이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고작 수개월만에 기업가치를 몇 배로 부풀렸다. 각각 진단키트를 만들고 바이오베터를 개발하는 회사라는 점에서 기존 신약업체와는 다른 행보다. 투자자들도 예전처럼 혁신신약(first-in class) 후보의 불확실한 3상 결과에만 의존하지 않는다. 막연한 기대보다 확실한 성과를 뒷받침하는 기업을 찾아 바이오 투자의 패러다임이 바뀌는 분위기다.

3조원 시총 진입에 먼저 포문을 연 건 씨젠이다. 코로나 바이러스 사태로 역대급 반전을 기록중이다. 신약업체 대비 성장성 한계를 이유로 받았던 저평가 논란도 일거에 해소했다. 올해 1분기 영업이익률은 50%에 달했다. "바이오기업은 돈을 못 번다"라는 편견을 깨고 달성한 실적이었다. 적어도 2분기까지는 실적 확대를 이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알테오젠 주가가 폭발한 시점은 5월 초였다. 10만원을 넘더니 얼마 안가 그 두 배가 됐다. 작년 말을 화려하게 장식한 히알루로니다제(ALT-B4) 기술이전은 사전 예열 작업이나 다름없었다. 빅파마와의 추가 L/O 가능성이 주식 게시판을 뜨겁게 달군다. 김범수 카카오 의장의 처남이 2대주주로 올랐다는 공시도 결정적이었다. 개인이 아닌 카카오가 헬스케어에 투자한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온다. 알테오젠이 ‘카카오젠’으로 불리기 시작한 이유다.

씨젠과 알테오젠의 약진이 시사하는 바는 분명하다. ‘신약’에 매몰돼 왔던 투심 일부가 ‘돈 버는 바이오’ 또는 바이오베터로 넘어오고 있다. 블록버스터가 나오기만을 하염없이 기다리기 보다는 당장 실적을 내는 업체가 ‘대장주’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씨젠이 증명했다. SK바이오팜이 오랜 시간을 들여 신약 개발에 성공했지만 아직 ‘비상장’인데다 성과를 시현하는데는 좀 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

신약에 대한 비용 부담으로 바이오베터나 바이오시밀러 비즈니스가 불황기에 두각을 나타내 왔던 점도 주목할 만하다. 혁신신약도 좋지만 개량신약이 초기에 각광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을 알테오젠이 보여준 셈이다. 정작 삼성바이오로직스나 셀트리온과 같은 기존 바이오시밀러 업체들은 신흥 강자의 출현을 견제하는 분위기다. 제도적으로는 공매도가 막힌 점 등이 이들의 주가 개선에 한몫하고 있다.

양사의 차이가 있다면 확실한 ‘숫자’를 보여준 씨젠과 달리 알테오젠은 추가 L/O에 대한 기대감으로 주가 개선이 이뤄지는 모양새다. 배진건 이노큐어 테라퓨틱스 수석부사장은 “작년 1조 6000억원 규모의 딜이 비독점적 글로벌 라이선스라는 점에서 알테오젠의 기술을 사용할 또 다른 후보자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사 측은 앞서 계약한 L/O 상대방조차 공개하지 않은 상태다.

정맥주사(IV)가 아닌 피하주사(SC) 형태로 항체 의약품을 투여할 수 있다는 알테오젠의 기술은 분명 매력적이다. 미국 할로자임(Halozyme Therapeutic)의 인간 히알루로니다제(rHuPH20)가 독점하고 있는 시장에 정면 도전장을 내민 셈이다. 알테오젠은 제형 변경 기술을 이용해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SC의 바이오시밀러도 개발 중이다.

불안감이 없는 것은 아니다. 한때 시가총액이 10조원을 넘었다가 추락한 신라젠의 트라우마는 투자자들에 여전히 상처로 남아 있다. L/O가 현실화된다고 해도 사전에 정보가 샌 것이 아니냐는 논란에 휘말릴 수도 있다. 이는 상장 바이오업체가 가진 태생적 한계이기도 하다. 씨젠을 포함한 진단키트업체의 경우 장기적으로 지금과 같은 매출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느냐가 관건으로 지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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