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7.10(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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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투자 DLS 긴급 점검]사고 터지면 '네탓공방'…기초자산 부실 '수수방관'④책임소재 '불명확', 결국 판매사가 '총대'…OEM '사각지대'

최필우 기자공개 2020-06-01 12:54:36

[편집자주]

라임 무역금융펀드,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이탈리아 헬스케어채권까지 잇따라 손실 위기에 처하며 국내 금융 시장을 뒤흔들고 있다. 해외 기초자산은 대부분 파생결합증권(DLS) 비히클(Vehicle)이 씌워진 채 국내로 유입됐다. 최근 들어 DLS가 골칫거리로 인식되고 있지만 다양한 해외투자 기회를 제공하는 순기능도 했다. DLS 등장 과정과 문제점, 그리고 개선 방안에 대해 더벨이 점검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5월 29일 14:4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외투자 파생결합증권(DLS) 도미노 부실 초창기, 판매사와 델타원 데스크는 '네 탓 공방'을 벌였다. 판매사는 상품을 구조화 한 델타원 데스크에, 델타원 데스크는 고객과 접점이 있는 판매사에 책임을 돌렸다. 상품화 과정에서 리스크 관리 책임 소재에 대한 논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는 방증이다. 결국 상품 소싱을 주도한 판매사가 총대를 멨다.

기초자산 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근본적인 원인은 해외투자 DLS 대부분 주문자제조(OEM) 방식으로 발행됐기 때문이다. 판매사가 브로커를 통해 기초자산을 확보하고 델타원 데스크에 구조화를 요청하는 식이다. 판매사는 기초자산을 실사할 역량을 갖추지 못했고 델타원 데스크는 관리 책임을 맡지 않으면서 부실 단초를 제공했다.

◇다수 사업자 합작, 책임 주체는 '동상이몽'

해외투자 DLS는 국내외 4~5개 사업자가 합작해야 상품화가 가능하다. 현지 사업자, 역외 자산운용사, 델타원데스크, 국내 자산운용사, 판매사 등이 참여한다. 여기에 기초자산을 판매사에 소개하는 브로커가 추가될 때도 있다.

곳곳에서 수수료 비용이 발생하지만 정작 기초자산 리스크관리를 담당하는 사업자는 없다. 상품이 별 탈 없이 수익을 낸다는 전제로 상품화가 이뤄졌다. 실상은 글로벌 기관투자가들이 마다한 기초자산이 돌고 돌아 국내 리테일 창구에 공급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풍부한 기초자산 정보를 가지고 있는 건 해외에 기반을 둔 브로커, 현지 사업자, 역외 자산운용사다. 이들은 브로커를 통해 국내 고객들의 투자금을 유치했지만 소통에 미온적이다. 독일 헤리티지 부동산펀드 DLS 투자 대상인 저먼프로퍼티그룹(GPG)은 부실에 대해 수차례 말을 바꾸며 원성을 샀다. 부동산펀드를 운용하는 싱가포르 반자란자산운용은 사태 해결에 소극적이었다. 역외 사업자가 비협조적이어도 금융 당국이 제재를 가할 수 없어 결국 국내 사업자가 기초자산을 감시해야 한다.

국내에서 해외 기초자산을 가장 정확히 파악할 수 있는 곳은 델타원 데스크다. 델타원 데스크는 외국어에 능통하고 해외 기초자산 분석 역량을 갖춘 인력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직접 소싱하지 않은 상품에 대해서는 리스크관리 책임이 없다는 점을 명확히 하고 있다. 고객 요청으로 상품을 구조화하고 DLS를 발행했을 뿐 기초자산 부실 여부 점검은 업무 영역이 아니라는 입장이다.

책임은 판매사에 넘어갔다. 해외투자 DLS 부실을 겪고 있는 판매사들은 뒤늦게 태스크포스팀(TFT)을 꾸리고 법무법인을 선임해 기초자산 실체 파악과 관리에 매진하고 있다. 판매사가 사태 수습에 나선 건 고객을 달래지 못했을 때 입는 피해가 가장 크기 때문이다. 울며 겨자 먹기로 책임을 지게 됐지만 판매사의 리스크 관리 역량에 의구심을 표하는 시선이 많다. 영업 조직이 브로커와 델타원 데스크 힘을 빌려 판매량을 늘릴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 왔을 뿐 실사 역량은 미흡하다.

◇판매사 주도 기초자산 발굴, 검증능력 '한계'

업계에서는 검증 능력이 부족한 판매사가 기초자산을 소싱하는 구조에 문제가 있다고 보고 있다. 검증된 상품을 파는 게 아니라 잘 팔릴 것 같은 기초자산을 상품화 해 가판대에 올린다는 얘기다.

해외투자 DLS는 대부분 판매사 요청으로 발행됐다는 측면에서 지난해 대거 손실이 확정된 선진국 금리 기초 DLS와 일맥상통한다. 선진국 금리 기초 DLS는 판매사가 무리하게 짧은 만기를 요구한 게 화근이었다. 해외투자 DLS 발행을 주문할 땐 기초자산에 대한 검증이 부실했다. 감독 당국은 OEM펀드에 엄격한 잣대를 들이대기로 했으나 델타원 데스크가 발행하는 DLS는 펀드가 아닌 탓에 점검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델타원 데스크가 구조화 작업과 스왑뱅크 역할을 겸하고 있어 비히클(Vehicle)만 제공하는 OEM펀드와 동일 선상에 놓아선 안된다는 견해도 존재한다. 기초자산 소싱과 관리 책임이 없을 뿐 델타원 데스크는 필수적인 기능을 하고 있다는 주장이다.

증권사 관계자는 "해외투자 DLS는 비히클 장사로 운용 보수를 수취하는 OEM펀드와 차이가 있다"면서도 "델타원 데스크와 판매사 모두 상품화 과정에서 기초자산 검증과 리스크 관리 주체를 명확히 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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