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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무역, 자전거사업 힘싣기…'스캇'에 통큰 지원 1700억 대여금 제공, 1000억 지급보증 연장…현금자산 절반 대여·우발채무 부담

최은진 기자공개 2020-06-02 07:36:3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1일 09:04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영원무역이 자전거 사업에 가용할 수 있는 재원 상당부분을 쏟아붓고 있다. 보유 현금 대부분인 약 2000억원을 자전거 자회사에 대여금 명목으로 지원한 데 이어 1000억여원의 지급보증도 섰다. 일부 재무부담을 감내하면서도 신사업인 자전거 사업을 키우는 데 사활을 거는 분위기다.

영원무역은 2013년 스위스 자전거 제조 및 판매 기업 스캇(SCOTT)의 지분 20%를 약 460억원에 인수해 관계기업으로 삼았다. 2년 뒤인 2015년 추가로 지분과 경영권을 약 1200억원에 확보하며 지분율 50.1%의 종속기업으로 편입했다.

스캇은 산악자전거, 스키폴, 모터사이클 등 스포츠용품 및 스포츠웨어를 전문적으로 제조하고 판매하는 회사이다. 특히 산악자전거를 전문적으로 취급하며 북미·유럽 등 60여개국에 진출해 있다. 영원무역은 스캇을 통해 자전거 브랜드 사업으로 외연을 확대하는 것은 물론 관련 의류 시장 진출도 추진했다.

인수 초창기 1600억원에 불과했던 스캇의 매출액은 현재 8000억원대로 확대됐다. 2016~2017년 적자를 낸 적이 있기는 하지만 해외법인의 구조조정 등을 통해 100억원대 순이익으로 돌려놨다.


영원무역은 스캇에 힘을 실어주기 위해 적극적인 자금지원을 하고 있다. 유럽에서 전기자전거가 선풍적인 인기를 끌며 실적이 증가세를 보이고 있는 데 따라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영원무역은 올해 4월 스캇에 1715억원의 대여금을 제공했다. 3월 말 기준 약 738억원의 대여금이 있는데도 불구하고 추가로 자금을 빌려준 셈이다. 이율은 2.5%로 책정했다. 스캇이 운전자본 조달을 위해 받은 은행대출을 상환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지원이었다. 스캇에 대한 대여금은 총 2453억원으로 확대됐다.

뿐만 아니라 최근 951억원 규모의 은행대출을 위한 지급보증도 섰다. 유로화 대출을 연장하기 위한 건이다. 이를 포함해 스캇의 대출을 위해 서준 지급보증 규모는 약 1296억원이다.

스캇에 대한 자금지원은 영원무역의 재무여건에 비춰볼 때 상당히 과감한 투자로 해석된다. 3월 말 기준 영원무역이 보유한 현금성 자산은 2734억원 규모다. 이 중 절반 이상을 스캇에 대여금 명목으로 제공한 셈이다.

특히 영원무역이 1385억원의 차입금을 넘어서는 현금성 자산 확보로, 사실상 무차입 전략을 이어가고 있었다는 점에 주목된다. 스캇에 대여한 금액을 제외하고 남은 현금성 자산은 단순계산으로 1000억원 정도다. 영원무역은 무차입 기조를 포기하는 결단을 하면서까지 스캇에 자금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해석된다.

아울러 지급보증으로 인한 우발채무 규모가 영원무역의 자체 차입금을 넘어선다는 점도 부담으로 꼽힌다. 최근 지급보증을 연장한 건까지 포함하면 영원무역이 계열사에 서준 지급보중 규모는 총 1510억원이다. 이 중 절반 이상인 대부분이 스캇에 지원한 규모다. 스캇의 연결기준 부채비율이 약 400%에 육박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우발채무에 대한 우려스러운 평가가 제기된다.

영원무역이 이러한 재무부담을 감내하면서도 스캇을 키우는 이유는 아웃도어 OEM 사업 다음으로 주력으로 자전거 사업을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자전거 시장은 레저스포츠가 보편화 되고 소비성향도 다양해지면서 전세계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추세다. 특히 스캇은 고가의 프리미엄 자전거 브랜드로 이미 시장에서 잘 알려져 있는 만큼 이를 활용해 입지를 확고히 구축하겠다는 목표다.

영원무역 내부 관계자는 "자금대여 및 지급보증 건이 있기는 하지만 크게 우려스러운 수준은 아니라고 판단을 했다"며 "규모가 적잖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버틸 체력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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