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골드3호, '선박 매각' 주주제안 받았다 [스튜어드십코드 발동]모 자산운용, PBS인 KB증권 통해 간접전달…목표수익률 낮춰 선박 매각 '촉구'
김진현 기자공개 2020-06-03 13:13:5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1일 16: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하이골드3호선박투자회사(이하 하이골드3호)가 정기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제안을 받았다. 주주제안에는 하이골드3호가 선박을 매각하도록 촉구하는 내용이 담겼다.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이 지난 3월 26일 하이골드3호에 주주제안을 했다. 오는 6월 10일 예정된 제9기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주주 자격으로 목표수익률을 현재 0%에서 -4%로 정정할 것을 제안했다. KB증권은 지난 4월말 기준 6.35% 지분을 보유한 최대주주다.
주주제안은 KB증권 이름으로 전달됐으나 실제로는 프라임브로커서비스(PBS) 계약을 체결한 사모자산운용사가 발송한 것이다. 해당 사모 운용사는 KB증권을 통해 선박 매각을 촉구하기 위해 주주제안을 했다. 하이골드3호가 지급하던 분배금이 낮아지면서 투자 매력이 떨어진 만큼 선박 매각을 압박하는 것으로 보인다.
2017년까지만 하더라도 배당률은 연 5.5% 수준이었다. 하이골드3호를 운용하는 국제선박투자운용(KMARIN)은 새로운 용선계약을 체결하는 등 대응에 나섰으나 최근 배당률은 연 2.2%까지 떨어진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각국 항구 봉쇄 등이 겹치면서 배당금이 더욱 떨어졌다. KMARIN은 벌크선 운항 환경이 선박 이동제한 등으로 인해 역사적으로도 부진했던 2015년도와 유사한 수준으로 악화됐다고 설명한다.
월배당을 지급하는 하이골드3호는 지난해까지만 하더라도 1주당 17~18원의 분배금을 지급했으나 최근에는 주당 분배금을 8~9원 수준에서 지급하고 있다. 이에 따른 미지급 수입 분배금도 최근 1년사이 817만원으로 증가했다. 지난해말까지만 하더라도 미지급 수입 분배금은 480만원 수준이었다.
현재 하이골드3호는 '퍼시픽 크라운(PACIFIC CROWN)', '퍼시픽 블레스(PACIFIC BLESS)' 등 두척의 벌크선을 소유하고 있다. 최초 사업기간 만료일은 2016년이었으나 세 차례 연장 끝에 오는 10월말까지 연장된 상태다. 두 선박 모두 지난해말부터 팬오션이 용선 중이다.
예정대로라면 이미 매각을 마치고 청산됐어야할 선박회사가 용선계약 연장으로 이어져오고 있다. 이에 사모자산운용사는 KB증권을 통해 주주제안을 발송했다. 주주제안의 내용은 목표수익률을 낮추라는 것이다. 하이골드3호 투자설명서에 따르면 예상 투자수익률이 목표수익률(현재 0%)을 초과할 경우 선박 매각을 추진한다는 내용이 담겨있다.
현재로서는 올해 10월까지로 예정된 사업기간이 연장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하이골드3호가 4월 추산한 예상 수익률은 -2.67% 수준이다. 이대로라면 목표수익률(0%)보다 예상 수익률이 낮아 선박 매각이 불가능하다.
이에 해당 자산운용사는 목표수익률을 -4%까지 낮출 것을 제안했다. 목표수익률을 낮추면 현재 예상 수익률이 더 높아 선박 매각을 할 수 있다. 오는 10일 열리는 주주총회에서 주주제안 의안이 통과될 경우 선박 매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운용사는 주주제안 발송 이후 장내 매수를 통해 지분을 늘려가고 있다. 주주제안에서 자신들의 의안을 통과시켜 선박 매각을 진행하기 위해 보유지분을 확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나머지 지분은 모두 소액주주가 보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KB증권과 PBS 계약을 맺고 있는 사모 자산운용사가 주주제안을 하면서 KB증권이 이를 대신해 발송한 것"이라며 "해당 선박투자회사가 정해놓았던 운영기간을 연장하면서 감가상각 등으로 선박 가치가 하락하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해 선박 매각을 요청하기 위한 주주제안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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