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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지니어링업 리포트]외형 독주하는 도화엔지니어링, 성장 배경은매출 5년간 2배 확대, 점유율 30% 육박…밸류체인·해외시장 확대 앞선 투자

고진영 기자공개 2020-06-03 13:11:5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08: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도화엔지니어링이 5년간 외형을 2배 이상 키우며 가파른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해는 매출 상위 10개 엔지니어링사 가운데 10위인 KG를 제외하고 도화만 전년 대비 시장점유율이 올랐다.

10여년간 밸류체인을 확장하고 해외로 시장을 넓힌 노력이 열매를 맺고 있다는 평가다. 도화는 엔지니어링업이 호황이었던 2010년 즈음부터 손실을 감수하고 포트폴리오 확대에 힘썼다. 덕분에 국내 민관사업뿐 아니라 해외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워가고 있다.

◇시장점유율 30% 코앞…지난해 역대 최고 매출

도화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 매출이 상승했다. 거의 매년 20% 안팎의 두 자릿수 성장률이 이어지면서 지난해(5149억원)는 사상 처음으로 5000억원을 넘어섰다. 2014년과 비교하면 2.24배 수준이다. 올해 1분기 매출 역시 1322억원으로 전년 대비 30% 가까이 불어났다.

이런 성장세는 업계 전체로 볼 때 더욱 두드러진다. 2007년 18% 정도였던 도화의 시장점유율(매출 기준)은 현재 30%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특히 지난해의 경우 상위 10개 엔지니어링회사 중에서 도화와 KG만 점유율이 높아졌다.

10위 KG가 4.2%에서 4.4%로 소폭 변화했고 도화는 26.4%에서 29.3%로 3%포인트가량 대폭 뛰었다. 전체 파이에서 도화가 차지하는 비중이 점점 늘어나면서 경쟁사들과 격차를 벌리고 있다.


◇포트폴리오 저변 확대, 해외시장 노크

이는 그간 꾸준히 먹거리 확보에 노력해온 영향이 크다. 엔지니어링사들은 2009~2010년 정부가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대폭 늘리면서 일제히 호시절을 누렸다. 도화 역시 마찬가지다. 2000억원 초중반대였던 매출이 2009년 3000억원대까지 뛰었으며 2010년에는 코스피 입성에도 성공했다.

그러나 긴장의 끈을 놓지 않았다. 경기부양을 위해 바짝 올렸던 SOC 예산은 다시 가라앉을 수밖에 없었고, 선진국형 예산 형태에 가까워질수록 복지 예산이 커지는 반면 SOC 예산이 줄어드는 것은 자연스런 수순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도화는 우선 밸류체인 강화에 힘을 실었다. 설계, 감리 위주의 사업구조에서 EPC(설계·조달·시공)와 ONM(시설운영 및 유지보수) 등 전체 공정을 모두 커버할 수 있도록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또 해외시장을 꾸준히 노크하기 시작했다. 초기사업은 코이카(KOICA, 한국국제협력단), 수출입은행 등의 주도로 개발도상국을 지원하는 학교나 도로 관련 차관 일감이 대부분이었다. 복지 성격이다 보니 수익은 기대하기 어려웠지만 사업을 수행하면서 현지 관리들과 네트워크를 쌓고 진출 초석을 다질 수 있다는 점을 노렸다.

인력에 대한 투자도 아끼지 않았다. 당초 도화는 수자원 등 물 관련 사업에 강했고 철도 분야의 경우 존재감이 미미했다. 그런데 철도에서 유신과 1, 2위를 다투던 삼안이 2011년 워크아웃에 들어가면서 기회가 생겼다. 도화는 2012~2013년경 250명 가량의 철도부문 인력을 삼안으로부터 영업양수도 방식으로 넘겨받았다.

물론 이런 투자 과정에서 내야했던 수업료는 적지 않았다. 경험이 많지않다 보니 해외사업에서 낮은 수익률이 이어졌고 철도 인력 확대에 따른 인건비 부담도 감당해야 했다. 철도 수주가 매출로 이어지기까지의 텀이 2~3년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수년간 수백억의 인건비를 가시적 실적없이 쏟아부어야 했던 셈이다. 실제 도화는 2011년부터 매출이 서서히 후퇴하다가 2014년 5% 급락해 2300억원으로 내려앉았다. 당시 영업이익률 역시 1%에 채 못미쳤다.


◇고진감래, 성과로 돌아온 투자

하지만 도화는 이런 투자가 장기적 성장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2010년 중반대, 마침내 고생 끝에 낙이 오기 시작했다. 2015년부터 외형과 수익성이 회복세를 나타낸 이후로 점점 가속도가 붙고 있다. 2019년과 올해 1분기에는 영업이익률이 5% 이상으로 올라섰다.

특히 과거 흡수한 철도사업부의 활약이 상당하다. 내부 매출 규모로 따지면 이제 2~3위 정도의 큰 부서다. 2019년에는 사업부문 가운데 두 번째로 많은 매출을 냈다. 도화가 지난해 말 ‘페루 친체로 신공항 PMO(사업관리총괄)'를 따낸 데에도 앞서 철도사업부가 수주한 페루 리마 메트로 시공감리 용역이 발판으로 작용했다.

2018년 GTX-A노선 프로젝트 수주도 주목받는 성과다. 국내 엔지니어링산업은 도급 형태가 대부분인데 GTX-A는 도화가 신한은행과 손잡고 전략적투자자(SI)로 나서 주도하는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관련 업계의 눈길을 끌고 있다.

도화 관계자는 "철도사업부는 GTX처럼 민관협력(PPP)사업뿐 아니라 해외 기여도가 큰 분야"라며 "개도국에서 도로 등의 설계는 현지 업체도 충분히 할 수 있지만 철도나 플랜트, 공항처럼 복합공종이 들어가는 설계는 소화하기 힘든 부분"이라고 말했다.

해외사업의 생산성은 계속해서 나아지고 있다. 사업 확대 초기에는 현지 공무원, 발주처 등과 관계를 형성하는 과정에서 들어가는 비용이 컸고 사업 수행 속도도 늘어지는 경우가 많았다. 하지만 이제 현지화에 노하우가 쌓였다. 기술력 있는 현지 인력을 활용할 수 있도록 데이터베이스를 갖춰놓은 덕분에 엔지니어들을 현지에서 수급하고 본사에서는 PM(프로젝트 관리) 인력 1명 정도만 파견하는 형태로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

도화 관계자는 "해외는 진입장벽이 꽤 높지만 한 번 진출에 성공해 신뢰가 형성되면 길이 열리기 때문에 이런 국가들을 많이 발굴하려고 한다"며 "해외 공공사업에서도 차관사업이 있고 재정사업이 있는데 차관은 한계고 재정사업을 넓혀야 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남북경협이 진행될 가능성도 대비하고 있다. 현재 대북 태스크포스(TF) 2기를 운영 중이다. 도화 관계자는 "본격적 준비는 아니지만 현지 시장 상황이나 접근 방식, 케파(capa) 규모 등에 대해 자료 등을 모집하고 스터디하는 단계"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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