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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영경의 Frontier Markets View]2020년 1분기 아세안, 중국 최대 교역 파트너로 부상

고영경 박사공개 2020-06-03 08:46:04

[편집자주]

바야흐로 저성장의 시대다. 기업들은 다시금 성장의 기회를 얻기 위해 새로운 시장으로 눈을 돌린다. 최근 십여 년간 글로벌 경제 성장과 물가 안정을 견인해 온 중국도 과거와 같은 고성장을 기대할 수 있는 이머징 시장이 더 이상 아니다. 이제 글로벌 기업들의 눈은 그 다음 시장인 프론티어마켓으로 향한다. 아시아 프론티어 마켓의 중심부 말레이지아 쿠알라룸푸르 현지에서 경영학 교수로 재직하며 이 시장의 성장과 가능성을 지켜봐 온 필자가 이 시장의 현재와 미래에 관한 이야기를 하나씩 풀어가려고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02일 06:3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중국을 넘어 유럽과 미국, 남미까지 코로나19가 확산돼 글로벌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생각지 못한 변화가 진행 중이다.

전세계 제조업 생산의 중심 역할을 하는 중국의 수출은 유럽 주요국가들과 미국 대도시들의 봉쇄조치로 크게 감소했다. 2020년 1분기 수출 총액은 4780억 달러로 지난해 동기대비 13%가 감소했다. 국가 단위로 보면 미국은 중국의 가장 큰 수출 시장으로 약 14% 정도를 차지한다. 과거 중국 전체 수출의 20%를 차지했던 위상에 비하면 그 비중이 크게 줄어들었는데, 이는 2017년부터 시작된 미중 무역갈등의 심화와 코로나19의 영향이 모두 반영된 것이다. 무역갈증이 최고조에 달했던 2019년에는 대미 수출비중이 13%까지 하락했었다.

반면 유럽으로의 수출이 늘면서 유럽연합은 중국의 교역대상 1위로 올라섰다. 그러나 이탈리아와 프랑스, 영국 등 여러 국가들의 봉쇄기간이 길어지면서 경제활동이 상당부분 멈추게 되자 교역량도 줄어들 수 밖에 없었다.

코로나19에 유럽과 미국이 당황하고 있는 사이 중국 교역 대상국 1위가 슬그머니 아세안으로 바뀌었다.

2020년 1분기 아세안-중국 무역은 1400억 달러로 2019년 동기대비 6%가 증가했으며 전체 중국무역에서 15%를 차지했다. 미중 무역분쟁으로 아세안은 이미 2019년 미국을 제치고 중국의 제2위 교역 파트너로 올라섰는데, 올해 들어서는 유럽이 코로나로 봉쇄된 탓에 상대적으로 점유율이 더 늘었다.

무역갈등과 보호주의에서 가장 이득을 보는 국가나 지역으로 먼저 대두되는 곳은 동남아시아 국가들이었으며, 그 효과가 지금 더 도드라지게 나타나고 있다. 한국과 일본 기업들 뿐만 아니라 외국기업들 모두 탈중국에 나섰고 중국기업들 역시 생산기지를 옮기거나 해외로 확장했다.

여기에 글로벌 공급망 사슬에서 그 중요성을 높여가는 동남아시아의 공장들이 생산 소재와 중간재에 있어서 중국 의존성이 높은 것도 중국-아세안 교역 증대에 한몫했다. 중국에서 가져와서 제조한 후 다시 중국에 보내는 형태가 많다. 중국이 코로나19로 봉쇄에 돌입한 이후 아세안의 제조업 일부가 운영차질을 빚은 이유도 원부자재가 원할이 공급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반대로 고무나 모래, 구리 등 자원은 동남아에서 중국으로 수출된다. 중국 기업들의 경제활동이 재개되면서 두 지역 사이의 교역이 증가한 것은 당연한 결과다. 특히 베트남과 인도네시아로부터의 수입은 전년 동기대비 각각 24%와 13%나 증가했다.

중국 수출액(달러)에서 미국과 아세안의 비중(출처: Trade Map)

펜데믹으로 글로벌 공급망의 변화가 예상되지만 아세안이 갖는 중요성은 앞으로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인 역내 포괄적 경제동반자협정(RCEP)이 본격화되면 더 많은 기업들이 아세안 투자를 늘려가게 될 것이며, 중국-아세안의 경제관계도 강화될 전망이다.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 애플 등 글로벌 기업들은 베트남과 태국 등지로 생산지를 옮기거나 확대하는 계획을 발표했다. 아세안에서 주도적 입지를 놓고 중국과 경쟁하는 일본도 자국내 제조업체들의 중국의존도를 줄이고 동남아로의 이전을 지원하고, 2020년부터 2022년까지 30억 달러를 공공 및 민간부분에 조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국의 대 아세안 투자와 경제관계는 특정 국가에 과도하게 집중된 모양새다. 아세안에 대한 전세계의 구애가 치열해지는 이 때,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하려면 한국의 신남방정책은 그 전략적 접근을 다시 한 번 세심하게 점검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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