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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생명, 재도약 발판 '채권 재분류'…승부수 통할까 2023년 IFRS17 도입시 매도가능증권 증발, LAT평가제도 유예 관건

진현우 기자/ 김현정 기자공개 2020-06-23 14:39:3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2일 08:11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DGB생명이 최근 보유채권 재분류와 영업채널 정비에 나서며 사업 활로 모색에 속도를 내고 있다. 채권 재분류를 통해 지급여력(RBC) 비율을 상당 부분 끌어올리면 보험·자산운용 전략을 다양하게 가져갈 수 있다. 다만 금리 상승기에는 양날의 검이 될 수도 있어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을 끈다.

DGB생명이 보유중인 약 4조원 만기보유증권을 매도가능증권으로 분류하는 까닭은 보험사 재무건전성 지표인 RBC비율과 연관성이 깊다. 원가법으로 평가받는 매도가능증권은 금리 하락 기조에서 평가이익이 발생한다. 평가이익이 기타포괄손익으로 자기자본에 계상되면 보험사의 지급여력금액은 상승한다.

RBC비율은 보험사의 지급여력금액(분자)을 지급여력기준금액(분모)으로 나눈 값이다. 은행으로 따지면 자본적정성 지표인 BIS비율과 같다. 평가이익이 반영돼 지급여력금액이 높아지면 RBC비율은 올라간다.

보험사는 높아진 RBC비율을 토대로 보험영업과 자산운용 전략에 변화를 줄 여유가 생긴다. 높은 RBC비율이 확보되면 충분한 자본여력(버퍼)이 생기고 이는 곧 선택할 수 있는 사업범위가 넓어짐을 의미한다.

DGB생명의 작년 12월 기준 RBC비율은 169.13%로 생보사 평균치(285.03%)를 하회했다. 생명보험협회 공시에 기재된 24개 보험사 중에서 RBC비율이 가장 낮다. 금융감독원이 권고하는 RBC비율 기준은 150%다. RBC비율이 100% 밑으로 떨어지면 경영개선권고, 50% 아래로 하락하면 경영개선요구를 받는다.

보험업 관계자는 “기타포괄손익은 기준금리 변동성 영향이 가장 큰 계정”이라며 “이자율 3%짜리 채권을 보유하고 있는데 현재 기준금리가 1.5%면, 그 차이(1.5%)만큼 채권가치가 올라 기타포괄손익으로 잡히는 메커니즘”이라고 말했다.

반대로 저금리 시점에서 사놓은 채권은 금리가 올라갈수록 채권평가손실로 잡혀 자본총계 하방압력 요인으로 작용한다. DGB생명이 채권 재분류를 통해 RBC비율을 끌어올리려는 셈법 뒤에는 향후 2~3년 이내에도 지금의 저금리 기조가 계속 될 것이라는 판단이 작용했다.

물론 시가주의 회계(IFRS)가 적용될 경우 보험업계 매도가능증권은 사라진다. DGB생명은 IFRS17이 본격화될 것으로 관측되는 시점인 2023년까지 2~3년 동안 RBC비율을 끌어올릴 계획이다. 영업 체질개선을 확실하게 이뤄내겠다는 일종의 승부수를 건 셈이다.

이 기간 LAT평가제가 도입되면 저금리 상황에서 쌓아야 할 책임준비금은 많아질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고려 대상이다. 책임준비금이 LAT평가액보다 많으면 잉여로, 적으면 결손으로 처리된다.

결손이 생기면 부족분만큼 자기자본을 채워야 한다. 현재 책임준비금을 보수적으로 쌓고 있는 터라 잉여금이 생기는 보험사는 없을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는 분위기다.

상품 포트폴리오도 금리 민감도가 상대적으로 덜한 변액보험 위주로 꾸려나갈 계획인 것으로 전해진다. 기존 이차역마진이 나는 저축성보험들을 꽤 보유하고 있는 터라 변액보험 위주의 판매 전략을 가져가면 역마진의 상당 부분을 조금씩 줄여나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보험업 관계자는 “민기식 DGB생명 대표는 푸르덴셜생명 부사장 출신으로 우량 장기채 중심으로 자산-부채 듀레이션을 관리하며 안정성에 방점을 둔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며 “DGB생명에서도 양적 중심 성장을 지양하고 내실경영에 주안점을 두며 최근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 힘내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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