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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롯데 이어 LG도…'선택과 집중' 나서는 화학사들 비핵심사업 줄이고 고부가가치 신성장동력에 역량 투입 트렌드 '확대'

박기수 기자공개 2020-06-26 08:43:08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0: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2010년대 말기에 접어들며 국내 주요 석유화학사들의 고민은 한 지점으로 모였다. 중국 업체들의 기술력으로 만들지 못하는 독자적인 고부가가치 제품을 만드는 것이었다. '양'으로 승부하기에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해 '질'로 승부수를 던진 셈이다. 규모의 경제를 중요시했던 국내 화학사들은 중국 업체들의 등장에 변화를 강요받을 수밖에 없었다.

석유화학업체들의 고민은 최근 특히 깊어졌다. 석유화학업체들의 실적은 주요 제품들에 대한 글로벌 수급 상황에 따라 시소를 탄다. 예컨대 에틸렌 등 범용 제품의 글로벌 수요가 공급을 훨씬 초과했던 2010년대 중반의 경우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의 영업이익률은 가볍게 두 자릿수를 기록했다. 정점기에서 내려온 현재는 코로나19와 유가 급락이라는 대형 변수로 대부분 석유화학사들의 실적이 하락세를 띠고 있다.


문제는 다음이다. 최근 더벨과 인터뷰한 한 석유화학회사 고위 관계자는 "향후 다시 범용 화학 제품에 대해서 글로벌 수요가 공급을 앞서도 국내 화학사들의 실적이 좋아진다는 보장이 없다"고 자조했다. 다시 말해 2010년대 중반과 같은 상황이 재현돼도 높은 수익성을 약속할 수 없다는 의미다. 불투명한 미래 그 자체를 리스크로 보는 기업 입장에서는 생존 전략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화학사들은 그 생존 전략으로 수익성을 꾸준히 유지시켜줄 수 있는 고부가가치 제품군 개발을 낙점했다.

자원은 한정적이기에 기존 사업에 투입되던 역량부터 거둬들이는 게 우선돼야만 했다. 그리고 실제 올해부터 기업들이 계획을 실행에 옮기고 있다. 우선 SK종합화학은 올해 12월부터 제1 나프타 분해(NCC)공정을 중단하기로 지난 3월 결정했다. NCC에서 생산되는 에틸렌은 석유화학업계의 '쌀'로 불리는 대표적 범용 제품이다. 국내 최초 NCC 공정으로도 알려져 있던 이 시설의 연간 에틸렌 생산량은 20만 톤으로 생산 중단 결정 이후 SK종합화학의 에틸렌 생산량은 87만 톤에서 67만 톤으로 줄었다. 큰 변화였다.

대신 SK종합화학은 프랑스 '아르케마'사로부터 고기능성 폴리머 사업을 약 4400억원에 인수하며 새로운 영역의 사업에 나서기 시작했다. 범용 화학제품에서 고부가 화학제품으로 포트폴리오를 변화하는 신호탄을 쏜 셈이다.


2030년 글로벌 화학사 7위라는 목표를 세운 롯데케미칼도 울산 공장 내 고순도 테레프탈산(PTA) 설비 가동을 7월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롯데케미칼은 연간 약 60만 톤의 PTA를 생산해왔다. 다만 PTA 시황이 악화함과 동시에 회사의 장기 비전과 맞지 않는다는 판단하에 과감히 사업을 접었다. 심지어 PTA는 롯데케미칼이 '1등'을 하고 있는 기업도 아니었다.

대신 롯데케미칼은 PTA를 국내 1위 기업인 한화종합화학으로부터 매년 45만 톤씩 공급받기로 했다. 또 롯데케미칼이 보유한 PTA 생산 라인을 PIA(고순도 이소프탈산)으로 바꾸기로 했다. PIA는 롯데케미칼이 국내에서 생산능력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제품이다.

LG화학 역시 미세하지만 변화가 감지됐다. 여수공장 내 무수프탈산(PA) 설비 가동을 중단하기로 한 것이다. LG화학의 PA 연간 생산 능력은 5만 톤으로 연간 매출액은 약 300억원 정도에 해당한다. LG화학의 기업 규모에 비하면 작은 수준이다.

다만 업계는 비핵심사업을 하나씩 접는 현상 그 자체에 주목한다. 시장 관계자는 "PA의 경우 국내에서 애경유화가 생산량 1위를 차지하고 있고 LG화학의 경우 생산량이 적어 비핵심사업이라는 인식이 강하다"라면서 "SK종합화학이 NCC 가동을 중단하고 롯데케미칼이 PTA 생산을 중단하는 것만큼 큰 변화라고 보긴 힘들지만, 선택과 집중이라는 측면에서 LG화학도 국내 화학사들과 궤를 함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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