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8.05(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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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타항공 M&A]이젠 '자포자기'…기한 연장도 원치 않는다'꿈쩍 않는' 제주항공, 거래 무산 가능성 높아져

유수진 기자공개 2020-06-26 08:42:4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3일 14:15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저비용항공사(LCC) 이스타항공의 매각 작업이 거래종결 시한을 며칠 앞두고 무산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스타항공은 막판까지 임시 주주총회 소집을 밀어붙이며 제주항공을 압박했으나 도무지 문제 해결을 위한 실마리가 보이지 않자 자포자기한 듯한 모양새다.

그간 항공업계에서는 아직 베트남 등 해외 경쟁당국의 기업결합 승인 결과가 나오지 않은 만큼 양측이 거래종결 시한 연장에 합의할 거란 전망이 우세했다. 설령 거래가 무산되더라도 양측 모두 최선을 다했다는 시그널을 시장에 줘야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피인수 측인 이스타항공이 기간 연장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이며 이대로 거래가 깨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23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이스타항공 경영진은 내부적으로 제주항공에 인수될 것이란 기대를 사실상 내려놓은 상태로 파악된다. 임시 주총 소집 및 체불임금 공동부담 등 제주항공의 적극적인 행동을 이끌어 내기 위한 카드들을 모두 꺼내들었으나 여전히 답보상태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지난 3월 체결한 주식매매계약서(SPA)상 거래종결일은 이달 29일로 일주일이 채 남지 않았다.

심지어 이스타항공은 제주항공으로부터 거래종결 시한 연장 제안이 오더라도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까지 암시하고 있다. 수개월째 셧다운 상태인 만큼 고정비용을 감당하면서 한두 달을 추가로 버티기가 불가능하다는 이유다. 이스타항공 고위 관계자는 "기간을 연장하자는 제안이 와도 이쪽(이스타)에서 거절할 수 있다"며 "사실상 연장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대신 이스타 측은 거래 무산 이후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SPA 체결 당시 제주항공이 이스타홀딩스에 지급한 계약금 115억원을 놓고 추후 책임공방이 벌어지게 될 상황에 대비하는 차원으로 보인다. 오는 26일 개최 예정인 임시 주총도 책임회피를 위한 형식적인 성격이 강하다는 지적이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아마 제주항공으로부터 등기임원 후보 리스트가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주총은 거래종결 이전 확약사항을 이행하는 것에 불과하다"고 전했다.

이스타 측이 이렇게 자포자기하게 된 건 체불임금 문제가 도무지 풀릴 기미를 보이지 않는데다 정부 차원의 지원도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스타 측은 최근 약 250억원 가량의 체불임금 해결을 위해 제주항공 및 이스타항공 직원들에게 고통분담을 제안했으나 역풍만 맞고 뜻을 이루지 못했다. 제주항공은 "경영진이 져야 할 책임을 근로자와 인수자에 떠넘기는 건 맞지 않다"며 단칼에 거절의사를 표했다.

심각성을 느낀 주무부처 국토교통부도 상황파악에 나섰으나 의미있는 당근책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국토부는 거래 무산시 완전자본잠식 기업에 실시하는 재무개선 명령을 보류하고 빠른 시일내 일시중지된 항공운항증명(AOC)을 풀어주겠다는 내용 정도를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이스타항공이 여객운항을 재개할 여력이 있다는 전제하에서만 필요한 내용들이다. 당장 숨이 넘어가기 직전인 현 상황에서는 실효성 있는 대안으로 보기 어렵다.

기본적으로 이스타항공이 다시 운항을 재개하기 위해선 유류비와 조업비, 정비비, 공항사용료 등 200억~300억원 가량의 자금이 필요하다. 거래처와의 재무문제가 일정부분 해결이 돼야 다시 비행기를 띄울 수 있다. 하지만 이스타항공은 M&A가 진행 중이라는 이유로 정부의 LCC 유동성 지원과 기간산업안정기금을 통한 지원에서 모두 배제됐다. 항공업 특성상 담보로 맡기고 돈을 빌릴 수 있는 자산도 없다. 사실상 돈 들어올 구멍이 하나도 없는 셈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국토부의 입장은 당연히 해야하는 일을 하겠다는 원론적인 수준"이라며 "이스타항공 파산시 대량 실업 문제가 발생하고 국토부도 항공업계 공급과잉에 기여했다는 측면 등을 고려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섰으면 한다"고 말했다.

허희영 항공대 교수는 "이스타항공 M&A는 어떤 결론이 날지 불확실성이 높아진 상황"이라며 "아직 이스타항공 대주주가 여력이 있으니 어떤 결심을 할지 지켜봐야 한다. 대주주의 결심만 남아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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