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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EUV제조업 점검]'리틀 세메스' 디바이스이엔지, 독자행보 잰걸음⑫임원 9명 중 8명 세메스 출신, LCD사업 정리 후 공급망 다변화 변화모색

조영갑 기자공개 2020-06-30 08:37:27

[편집자주]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반도체 EUV(극자외선) 공정에 대규모 투자를 선언했다. 글로벌 시스템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겠다는 목표다. 이에 따라 반도체 생태계를 구성하는 코스닥 상장 협력사에 대한 시장의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EUV 반도체 공정과 관련 소재 국산화, 장비개발에 나서고 있는 코스닥 상장 반도체 기업을 조명해 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4일 14: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세메스 출신 임원을 주축으로 경영진을 구성한 '디바이스이엔지'가 세메스와 비슷하지만 다른 길을 걷고 있어 업계의 이목이 쏠린다. 연구개발(R&D)에 있어서 삼성과 협력 기조는 유지하되, LCD 세정사업의 철수 이후 부설 연구소를 통해 신사업을 도모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디바이스이엔지의 인적구성은 '작은 세메스'를 방불케 한다. 세메스는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FPD) 장비를 제조하는 삼성전자의 계열사다. 연매출 2조원에 육박하는 대형 제조사다. 최봉진 디바이스이엔지 대표는 2002년 세메스를 퇴사하고, 남경우 전무(기술총괄)와 함께 창업 전선에 뛰어들었다.

현재 사외이사를 제외한 9명의 임원 중 8명이 세메스 출신이다. 방인호 사장이 2005년 합류했고, 이어 김주태 전무(디스플레이 사업총괄), 성덕형 상무(CFO), 이상종 상무(기술총괄) 등이 잇따랐다. 이 외에도 윤창로 상무(연구소장), 이성진 상무(신규전략)가 세메스 출신이다. 2016년 11월 합류한 최기룡 상무(반도체 사업총괄)만이 삼성전자 출신이다.

자연스레 세메스의 조직 논리가 스며들 수밖에 없는 구조다. R&D를 총괄하고 있는 연구소 조직이 대표적이다. 업계에서 세메스와 유사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세메스는 설비, 기술, SW LAB을 갖추고 모기업인 삼성전자와 긴밀하게 협의하고 있다. 삼성의 공정에 최적화된 설비 및 장비를 생산하는 데 연구역량을 집중한다. IRIS(세정설비), BLUEICE(세정, 건조), LOTUS(1x급 세정), OMEGA(포토설비), OHT System(웨이퍼 물류시스템) 등의 제품이 이렇게 탄생했다.

디바이스이엔지 역시 최대 고객사인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의 니즈에 맞춰 장비를 개발하면서 사세를 키워왔다. 디바이스이엔지의 대표 제품인 OCLEAN은 긴밀한 협의의 산물로 평가된다. 세메스 출신 임원들이 주축이기 때문에 삼성의 스펙에 대해서 밝다는 평가다. FMM(파인메탈마스크) 세정장비는 삼성디스플레이에 독점 공급될 정도로 표준화된 제품이다. 품질과 스펙에 대한 업무는 최 대표와 함께 설립멤버인 남경우 전무가 총괄한다.

2016년까지 디바이스이엔지의 OLED 제조장비, LCD(액정표시장치) 제조장비의 매출비중은 70% 수준이었다. 특히 최대 매출액(1152억원)을 기록한 2017년 디스플레이 부문에서만 750억원가량의 매출을 올렸다.


그러나 디바이스이엔지는 2017년부터 세메스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조직에 변화를 준 것이다. 연구개발과 관련한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두고, 부설 연구소와 OCLEAN 사업본부로 이원화했다.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자 측에 공급되는 세정장비는 OCLEAN 사업본부를 중심으로 고객사와 협력하도록 했다. 반면 부설연구소는 신사업 프로젝트 등을 수행하면서 회사의 체질 개선을 도모하는 역할이 주어졌다.

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업효율화를 위해 LCD 사업부문을 정리하는 수순과 맞물린다. 삼성은 2016년부터 LCD 부문의 철수를 시작해 올해 해당 라인을 완전히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디바이스이엔지는 선제적으로 LCD 글래스 세정사업을 정리했다. 2016년 말 LCD 관련 매출은 138억원에 달했지만 이듬해 제로(0)였다. 해당 사업을 총괄하던 이성문 상무 역시 퇴사했다. 대신 사업의 중심축을 반도체 장비부문과 소재부품 분야로 옮겼다.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윤창로 상무와 최기룡 상무가 있다. 2015년 말 영입된 윤 상무는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CSU, Fullerton)에서 기계공학을 전공하고, 세메스에서 2000년부터 2015년까지 근무한 기계자동화 분야(Automation) 전문가다. 디바이스이엔지 관계자는 "(협력사) 공정, 장비 연구를 수행하면서 동시에 프로젝트별 운영을 유기적으로 수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삼성전자 출신의 최 상무는 2016년 11월 영입돼 반도체 풉(보관용기)세정장비 사업을 담당하고 있다. 1994년부터 2016년까지 삼성전자에 재직했다. 일종의 신사업으로 꼽히는 풉 세정장비 사업을 3D 낸드플래시 공정에 공급한 데 이어 지난해 말 화성 EUV 라인(V1)에 납입하는 데 일정한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올해 초 삼성전자 반도체부문 영업총괄 상무를 지낸 성재생 에스에이엠티 회장도 사외이사로 영입했다.

디바이스이엔지의 반도체 풉(웨이퍼 보관용기) 세정장비 부문은 2018년 기준 약 30% 수준에 불과했지만, 올해 130억원 가량의 수주잔고를 확보하면서 사업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극자외선 라인에 납입한 데 이어 중국 BOE, CSOT와 SHARP 등 글로벌 메이커로 공급망을 확대했다. 강세인 디스플레이 세정장비 역시 중국 우한차이나, 비전옥스 등으로 공급선을 넓혔다. 총 수주잔고는 1242억원에 달한다.

업계 관계자는 "초미세 공정에 특화된 디바이스이엔지의 세정장비 기술이 국내를 넘어 글로벌로 확대되는 과정에 있다"며 "풉 세정장비 사업은 3D 낸드플래시 공정의 점유율 확대를 기점으로 EUV 공정까지 진입에 성공하면서 향후 점유율이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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