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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바이오팜, 구세주일까 시장 파괴자일까 묻지마 투자로 흥행 과열…”전략의 성공, 펀더멘털 주목해야”

민경문 기자공개 2020-06-25 08:24:43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4일 16: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IPO를 앞두고 SK바이오팜만큼 주목을 받는 국내 회사가 있었을까. 예고된 흥행이지만 분위기는 과열 양상이다. 펀더멘탈에 대한 고민보다는 '묻지마 투자'에 가까워 보인다. 공모주 시장 활성화라는 기대감 외에 쏠림 현상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단기적으로 소외받는 바이오 기업이 나올 수 있다는 얘기다. SK바이오팜 공모 열풍의 이면이다.

SK바이오팜을 둘러싼 청약 열풍은 개인과 기관을 가리지 않았다. 26일 증거금을 환불받을 때까지의 기회비용보다 상장 이후의 주가 상승에 베팅하는 형국이다. 일부 기관들은 SK바이오팜 물량 확보를 위해 펀드 자금까지 조정했던 상황이었다. 대기업 바이오라는 안전성이 어필했을 가능성이 높다. 시장 자금은 넘치지만 그만큼 투자할 곳이 없다는 의미로 받아들여지기도 한다.

전문가들은 특히 공모 전략의 승리였다는 점을 얘기한다. 모회사인 SK㈜는 자금 확보 욕심을 누르고 시장 친화적인 모습을 보였다. 수요예측 당시 몰린 가격은 밴드 상단을 넘었지만 공모가를 그 이상 올리지 않았다. 가격이나 물량을 10% 높여봤자 추가 유입 자금은 1000억원 정도로 SK그룹 정도의 대기업 입장에선 큰 의미가 없었다. 오히려 상장 이후의 우상향 그래프에 더 신경을 썼을 수 있다.

그렇다고 SK바이오팜의 공모가 4만9000원이 진짜 ‘시장 친화’적인 가격인지는 불확실하다. 이는 어디까지나 국내 다수의 증권사 보고서에서 명기했던 5조원의 시장 가치 대비 ‘저렴한’ 수준이라는 판단에 근거하고 있다. 실제 주식가치는 상장 이후 뚜껑을 열어봐야 한다는 얘기다. 물론 시장은 7월 2일 상장 이후 SK바이오팜의 주가 상승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SK바이오팜의 성장성을 둘러싼 불안요인이 없는 건 아니다. 주력상품으로는 뇌전증 신약(세노바메이트)과 수면장애 신약(수노시)이 있지만 향후 실적은 세노바메이트의 성공 여부에 맞춰진다. 뇌질환 치료제(CNS) 시장이 커지는 건 분명하지만 경쟁사를 누를 만한 성과를 보여줄 지가 관건이다. 미국 내 1분기 매출이 24억원에 그친 수노시의 경우 회사로서도 별다른 기대를 걸지 않는 모습이다. 앞서 기관 대상 IR 과정에서도 수노시에 대한 언급은 거의 없었다.

SK바이오팜 공모 흥행을 바라보는 시장의 의견은 전반적으로 긍정적이다. 임상 3상업체들의 잇따른 실패 이후 침체된 바이오 시장을 회생시킬 것이라는 기대감이 크다. SK바이오팜이 코로나 테마주가 아니라는 점도 여기에 설득력을 더하는 부분이다. 이번 딜이 낙수 효과로 이어져 여타 바이오주들의 주가 상승에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공모주에 대한 투자 매력도를 높인 부분도 후속 IPO 주자의 기대감을 키우는 요소다.

물론 반대의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투자금이 특정 바이오업체에 쏠리게 되면 다른 바이오기업이나 여타 산업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질 수 밖에 없다는 시각이다. 벤처캐피탈 관계자는 “시장에는 여러 가지 상품이 있어야 하는데 이 같은 쏠림 현상으로 다양성과 포트폴리오 확충이 안되면 장기적으로는 시장 기능이 떨어질 수 있다”며 “바이오업계가 SK바이오팜만으로 살아갈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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