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서영ENG, 부채비율 오른 배경은 [엔지니어링업 리포트]화재보상금 유동부채로 반영…지난해 말 부채비율 '620%'

고진영 기자공개 2020-06-29 14:08:26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10:27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토목설계 전문업체인 서영엔지니어링은 1991년 문을 연 뒤로 20년 가까이 꾸준한 성장세를 구가했다. 이 시기 재무구조도 비교적 탄탄한 모습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지만 2010년 이후 기세가 꺾이더니 이듬해 대규모 적자와 함께 부채비율이 우상향하는 모습을 보였다.

사업 초기 30% 중후반대에 불과하던 부채비율은 지난해 말 기준 600%를 넘어섰다. 불안한 흐름 가운데 순영업활동현금흐름(NCF)은 오히려 역대 최고 수준을 나타내고 있다. 영업과 직접 관련이 없는 화재보상금 60억원이 반영된 결과인 만큼 장기적 차원에서 의미있는 현금흐름 개선으로 보기는 힘들다는 평이다.

최근 십여년간 감사보고서를 분석해 보면 서영엔지니어링은 2010년까지만 해도 줄곧 부채비율이 50%대 이하에 머물렀다. 2011년 118%로 껑충 뛰긴 했어도 크게 걱정스러운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최대주주였던 삼우종합건축사사사무소가 서영엔지니어링 지분 70%를 건축 설계업체 인시티에 판 뒤로 재무안정성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인시티를 새 주인으로 맞이한 2015년 말 서영엔지니어링의 부채비율은 반짝 개선되는듯 했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 2016년 부채비율이 480%에 육박하며 재무 불안정이 심화됐다. 이후 300% 중후반대로 나아졌다가 2019년에는 다시 악화해 무려 620.4%까지 치솟았다. 수주금액 기준 상위 10개 업체의 평균 부채비율은 142% 수준이다.

구체적으로 보면 2019년 이 회사 자본은 118억원으로 전년 대비 33% 감소했고 부채는 490억원을 기록해 13.7% 정도 증가했다. 부채 중에서도 유동부채가 382억원으로 21.7% 늘었난 탓에 유동비율이 96%에서 91.79%까지 떨어졌다.

유동비율은 기업의 상환능력을 가늠하기 위해 쓰이는 지표인데 통상 200%를 웃돌면 이상적 수준으로 본다. 서영엔지니어링의 유동비율은 2011년 말부터 2015년 말까지 5년간 200%를 상회했지만 2016년 114.7%로 하락한 이후 예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다만 회사 측은 이와 관련 "2019년 2월 입금된 화재보상금 60억원이 대법원 확정판결 전까지 선수금(유동부채)으로 계상되어 있기 때문"이라며 "이 부분을 감안하면 유동비율은 109%, 부채비율은 309%로 2018년 보다 개선됐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유동부채 가운데 매입채무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매입채무는 상거래에서 발생하는 외상매입금이나 지급어음 등이다. 따라서 매입채무가 늘어났다는 것은 거래처에 줘야 하는 외상 대금이 쌓였음을 뜻한다. 서영엔지니어링의 매입채무는 2010년대 초반 20억~50억원대를 오갔으나 2016년 100억원 이상으로 급증했고 지난해 기준 매입채무는 112억원에 이른다.

이처럼 매입채무가 불어난 이유는 저마진 기조 탓이라는 평가다. 최근 3년간 서영엔지니어링의 실적을 십여년 전과 비교해보면 매출규모는 비슷한데 순이익은 매우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여기에는 매출원가 중 외주비의 증가가 영향을 미쳤다.


매입채무의 증가는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의 상승을 부른다. 일반적으로 기업들은 매입채무를 확대해 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을 조정하고 이를 통해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효과를 누린다. 서영엔지니어링 역시 지난해 매입채무 증가와 함께 화재보상금이 반영되면서 순영업활동현금흐름이 설립 이후 최초로 100억원을 돌파했다.

매입채무는 결국 갚아야할 부채이기 때문에 이에 따른 현금흐름 증가는 재무구조 개선과는 거리가 있다. 추후 상환 부담이 커지면 되려 현금흐름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는게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서영 관계자는 이와 관련 “매입채무 증가는 보유현금과 매출채권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준"이라며 "2020년 상반기 수주 실적이 전년도 동기 대비 159억원 증가해 올해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2019년에 유동부채로 계상되어 있는 화재보상금 60억원이 수익으로 계상되면 재무구조가 대폭 개선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