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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하이닉스, '자사주 소각' 카드 꺼낼까 공정위 개정안 통과 '변수'…소각시 대주주인 SK텔레콤 '유리'

김슬기 기자공개 2020-06-26 08:21:47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5일 14:0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하이닉스가 현재 보유하고 있는 6%대의 자사주를 소각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SK하이닉스는 2015년과 2018년 주가 부양 등을 이유로 자사주를 매입했지만 2019년 경영상황이 어려워지면서 주주환원정책을 보수적으로 가져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자사주에 대한 정책이 정해진 것이 없다는 입장이다. 당분간 추가 취득이나 소각을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다만 이번 21대 국회에서 공정거래위원회 개정안 통과에 따라 자사주를 소각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향후 SK텔레콤이 중간지주사로 전환될 경우 자사주를 소각하면 추가 매입주식수를 줄일 수 있다. 중간지주사로 가지 않더라도 지분율을 높일 수 있다.

올해 1분기말 기준 SK하이닉스의 자사주는 4400만여주다. 전체 발행주식은 7억2800만여주로 자사주 비율은 6.04%다. 최근 종가 기준(24일 8만6000원)으로 보면 3조7840억원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 현 자사주는 2013년 대주주가 SK텔레콤으로 변경된 후 취득한 주식이다. SK텔레콤은 현재 SK하이닉스 주식 1억4610만주(20.07%)를 보유 중이다.

자사주 취득은 통상 주주환원책으로 불린다. 유통주식수를 줄여서 주식 가치를 높이는 효과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대주주 변경 후 SK하이닉스는 2015년과 2018년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자사주 취득을 실시했다. 다만 그간 SK하이닉스의 주가는 자사주 취득보다는 반도체 업황 기대에 더 큰 영향을 받았다.


SK하이닉스는 자사주 매입 시기에 각각 2200만주를 취득했다. 하지만 취득단가에서는 큰 차이가 난다. 2015년 평균매입단가는 3만5023원, 2018년 7만8806원으로 각각 7705억원, 1조7337억원을 썼다. 자사주 매입에 들인 자금은 총 2조5000억원이다.

2018년을 끝으로 SK하이닉스의 자사주 매입은 진행되지 않았다. 2017년부터 2018년까지는 반도체 초호황기로 SK하이닉스 창립 후 가장 많은 매출과 이익을 냈을 때였다. 2017년 30조원이었던 매출은 2018년 40조원대까지 확대됐고 영업이익 역시 14조원, 21조원까지 높아졌다. 당시 현금성자산은 8조원대로 현금실탄도 두둑했다.

2019년 들어 상황이 바뀌었다. 반도체 업황이 꺾이고 대규모 설비 투자 등을 진행하면서 여유가 없었다. 지난해 현금성자산은 3조원대로 떨어졌고 총차입금은 10조원대를 넘겼다. 자본적지출(CAPEX)도 14조원대에 달했다. 이 때문에 배당 등과 같은 주주환원책에도 변화가 생겼다. 2017년 사업연도 기준 주당 1000원이었던 배당금은 2018년 1500원까지 상승했으나 2019년 다시 1000원으로 내려왔다.

회사 측은 2019년~2021년 사업연도의 연간 현금배당금을 주당 1000원으로 고정적으로 지급하고 매년 창출되는 잉여현금흐름의 5%를 추가 지급하기로 결정했다. 또 "이익이 사상 최대치였던 2015년과 208년에 자사주 매입을 통해 유통주식수를 줄여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노력했다"면서 "보유한 자사주에 대해서는 별도 정책을 수립하고 있지 않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 측은 자사주 정책에 대해 결정된 바가 없다고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하지만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선택지가 정해질 것으로 보인다. 결국 SK텔레콤의 행보에 달려있다. 현재 SK하이닉스의 비상근 사내이사로 박정호 SK텔레콤 대표이사가 들어가있다.

과거 20대 국회 때 공정위는 현행 지주사 자회사·손자회사 지분율 요건을 상향하고자 했다. 상장사 20%, 비상장사 40%였던 기준을 각각 30%, 50%로 높이고자 한 것이다. 하지만 20대 국회에 통과되지 못했고 이번 21대 국회에도 비슷한 내용을 입법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는 새로 만들어지는 지주회사에 적용하기로 했다.

공정위 개정안이 통과하더라도 현 체제에서는 SK텔레콤이 지분을 확대해야 하는 부담이 없기 때문에 자사주 활용이 자유롭다. 소각을 하지 않고 꾸준히 자사주를 매입해 유통주식수를 줄일 수도 있고, 향후 소각을 통해 주가부양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SK텔레콤의 경우 꾸준히 중간지주사 전환을 추진해왔다는 점에서 개정안 통과는 부담이 될 수 있다. 신규 지주사 전환의 경우 상장사 지분을 30%까지 높여야 하기 때문이다. 이 때에는 자사주를 소각해 SK텔레콤의 지분율을 조금이라도 높이는 게 유리하다. 소각시 SK텔레콤 지분율이 21.36%까지 높아지게 된다.

SK텔레콤이 보유한 SK하이닉스 지분율이 높아지면 추가 매입해야 하는 주식수가 줄어든다. 소각 전 지분 추가매입에는 6조2000억원(24일 종가 기준) 가량이 들지만 소각을 진행하면 매입가는 5조원대로 낮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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