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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선임' 재도전 휴켐스, 연기금 벽 넘을까 3월 주총서 5곳 모두 '반대'로 무산…새 후보, 현기춘 대보그룹 총괄사장

이아경 기자공개 2020-07-01 13:39:29

이 기사는 2020년 06월 29일 14:15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밀화학 기업 휴켐스가 다음달 임시주주총회를 열고 감사 선임 재도전에 나선다. 지난 3월 정기주총에서 출석 주주의 과반수 찬성을 끌어내지 못했기 때문이다. 당시 주총에서 무더기 반대표를 행사한 국민연금을 포함 해외 연기금들이 휴켐스의 손을 들어줄지 주목된다.

휴켐스는 다음달 14일 열릴 임시주주총회에 현기춘 대보그룹 총괄사장을 신임 감사로 선임하는 안건을 상정했다. 1954년생인 현 사장은 올해 만 66세로, 고려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현대그룹 구조조정본부 전무, 반도건설 부사장, 영조주택 사장 등을 역임했다. 대보그룹은 건설, 유통, 정보통신, 레저분야를 다루는 중견그룹이다.

앞서 3월 정기주총에서 감사 후보였던 이건 전 삼정KPMG 부회장은 출석주주의 과반수 찬성을 얻지 못해 선임에 실패했다. 작년까지 삼정회계법인이 휴켐스의 외부감사인이었다는 점이 걸림돌이 됐다. 국민연금은 "휴켐스와 거래관계에 있는 법인의 최근 5년 이내 상근임직원"이라는 이유로 반대의견을 냈다.

휴켐스는 이번 감사 선임 안건을 통과시키기 위해 전자투표제도를 꺼내들었다. 대주주 지분율이 아무리 높아도 의결권이 3%로 제한되는 만큼 최대한 많은 주주들의 참석을 유도하기 위해서다. 시가총액 1000억원 이상의 상장사는 상근감사를 1명 이상 둬야하며, 감사 선임을 위해선 '출석 주주의 과반수 및 의결권 있는 주식의 4분의 1이상 찬성' 요건을 맞춰야 한다.

이번 임시 주총에서도 감사 선임이 불발되면 기존 조영목 감사의 장기 집권체제는 더 길어질 전망이다. 조 감사는 10년 넘게 휴켐스 상근감사로 재직 중이며, 임기는 2022년 3월22일까지다. 2019년 3월 주총 당시 국민연금은 장기연임에 따른 독립성 훼손이 우려된다며 조 상근감사에 대한 재선임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사실 휴켐스는 안건에서 매년 빠지지 않고 기관투자가들의 '반대표'를 받고 있다. 올해 정기 주총에서는 플로리다연기금(SBAFlorida), 캘리포니아 공무원 연기금(CalPERS), 캐나다 연기금(CPPIB), 캘리포니아교직원연금(CalSTRS), 국민연금까지 총 5개의 국내외 연기금이 △사내이사 선임 △사외이사 선임 △감사 선임에 전원 반대 의견을 냈다. 과도한 겸임에 독립성이 떨어진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플로리다연기금은 휴켐스의 5개 안건에 모두 반대했다.

2018년 정기 주총에서는 메트라이프생명보험과 베어링자산운용이 사내이사·사외이사 선임와 이사보수한도에 대해 반대의사를 밝혔고, 2016년에는 세계최대의 국부펀드인 노르웨이투자관리청(NBIM)이 사내이사 선임에 대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잇단 반대표로 미뤄볼 때 휴켐스의 이사회 독립성은 다소 떨어진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워 보인다. 이사회 구성만 봐도 사내이사는 5명인 반면, 사외이사는 2명에 불과하다. 일부 기관투자가들은 작년까지 휴켐스 대표이사였던 최금성 사장에게 "대표이사로서 충분한 수의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못한 것에 대한 책임이 있다"며 사내이사 연임을 반대한 바 있다.

과도한 이사회 겸직이나 저조한 이사회 참석률 등도 꾸준히 제기되는 문제다. 올 3월까지 6년간 휴켐스 사외이사였던 박정규 전 대통령비서실 민정수석비서관은 올해 계열사인 정산애강 사외이사에 선임됐다.

올해 2월부터 법무부가 상장사들의 사외이사 임기를 6년으로 정한데 따른 조치다. 박 사외이사의 경우 2011년 고(故)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으로부터 1억원의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아 연기금들의 재선임 반대표를 받은 바 있다.

이사회 참석률은 그룹 수장인 박주환 회장이 가장 저조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사회 출석률은 22%로, 총 9번 열린 이사회 중 '6질산공장 신설의 건'을 다뤘던 2019년 10월14일 한 번만 출석했다. 올해 들어서도 출석률은 33%에 그치고 있다.

총 4번 이사회가 열렸으나 '2020년도 경영계획(안) 승인의 건'을 다뤘던 올해 첫 이사회에만 모습을 드러냈다. 박 회장은 부친의 별세 이후 태광실업과 휴켐스 회장 직을 물려받았으며, 현재 정산애강의 1인 감사도 맡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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