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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중가팀'으로 본 해외대체투자 현주소 [thebell note]

오찬미 기자공개 2020-07-03 14:17:33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2일 07:3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한류와 투자은행(IB)은 공통점이 있다. 모두 국내를 넘어 선진국 시장에 당당히 진출했다. 케이팝(K-POP)이 파리에 상륙할 때쯤 국내 IB도 파리 시내에 있는 오피스 빌딩을 적극 사들였다.

파리 라데팡스 지구의 랜드마크 중 하나인 마중가타워 인수는 한단계 높아진 한국 금융의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미래에셋대우는 지난해 프랑스에서 4번째로 높은 마중가타워를 1조830억원에 인수했다.

이를 주도한 마중가팀 역시 주가가 치솟았다. 인프라, 해외부동산 투자를 담당하는 이 팀은 한동안 미래에셋대우의 '캐시카우' 역할을 했다. 박현주 회장이 해외로 눈을 돌리면서 회사 내 위상도 더 커졌다.

그러나 지난해 하반기부터 입지가 흔들렸다. 국내 IB의 파리 시내 오피스 투자가 몰리면서 이 지역의 셀다운이 신통치 않았던 탓이다. 가장 큰 규모로 투자한 미래에셋대우 역시 난감한 상황에 처했다.

마중가팀은 해외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셀다운과 국내 리츠 상장을 놓고 해결책을 모색했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증후군(코로나19) 여파에도 8% 배당금도 꼬박꼬박 들어오고 있으며 좋은 입지 조건과 글로벌 회계 컨설팅사인 딜로이트 본사와 악사그룹의 악사 매니저가 임차인으로 10년 간 계약한 덕에 부동산 가치도 크게 하락하지 않았다. 일부 인프라 자산의 미매각도 있지만 심각한 상황은 아니다.

문제는 자산의 부실화보단 마중가팀의 역할이 갈수록 희미해지고 있다는데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해외 실사길이 막히면서 신규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기존 자산 역시 해외 금융사의 '임시휴업'으로 조속한 해결 방도가 딱히 보이지 않고 있다. 미래에셋대우가 IB 인력 축소에 나서면서 마중가팀의 동요도 커졌다. 결국 15명 중 팀장급을 포함한 인력 6명이 최근 KB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남은 이들도 입지가 전만 같지 않다. 국내 프로젝트파이낸싱(PF) 전문가인 신임 김찬일 IB2본부장은 '본인이 해외 자산에 대한 전문성이 없다'는 이유로 마중가팀의 재배치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결국 미래에셋대우에서 유일하게 김상태 IB 총괄 사장 직속으로 배정됐다. 내부에서는 특별 관리를 받고 있는만큼 조직 내 위상이 더 약화됐다고 보고 있다.

이는 비단 마중가팀만의 현실은 아니다. 최근 해외 대체투자를 담당하는 IB 인력들의 낮아진 위상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평가받던 해외 부동산 자산은 코로나19 여파로 대다수 부실화를 우려하고 있다. 금융당국도 최근 '핀셋' 감독에 나서고 있는 형국이다.

그러나 코로나19도 결국 종식될 것이며 해외 대체투자가 국내 IB의 성장동력이라는 점은 변하지 않은 사실이다. 외부 변수로 위축된 해외대체투자의 재점검도 필요하지만 포스트 코로나19를 대비한 인력 보존도 중요하다. 마중가팀이 다시 활약할 날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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