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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조조정 덕 본 동국제강, 불황기 과제는 [전기로 철강사 점검]2015년 선제적 구조조정, 2019년 위기 때 수혜, '프리미엄 전략' 먹힐까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08 08:30:21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6일 14: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7년 IMF 때에도 활활 타던 고로 열기가 예전 같지 않다. 철강재의 최대 고객이던 건설업계와 자동차 업계 그리고 조선업계는 여전히 '불황의 한가운데'에 있다. 중간재를 생산하는 철강업계의 시름은 깊어지고 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고로 철강사는 수익성이 뚝 떨어졌다. 이들 철강사에서 열연 및 냉연을 공급받아 판매하는 협력업체들은 잇달아 폐업하는 실정이다. 전기로 철강사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다. 고로 철강사와 전기로 철강사 모두 산업 전환기를 맞아 '불황'을 맞고 있다.

그런 점에서 '철강업 불황기'에 동국제강의 선전은 눈에 띈다. 동국제강은 올해 1분기 4.6%의 영업이익률을 기록했다.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주요 철강업체들의 실적은 악화됐지만, 동국제강은 나홀로 성장했다.


동국제강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2284억원, 영업이익은 52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보다 매출은 약 1000억원 줄었지만, 영업이익률은 오히려 늘어났다. 이 같은 추이는 지난해에도 이어졌다. 대부분의 철강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낸 것과 비교된다. 합작사인 브라질 CSP제철소의 평가 손실로 순이익은 여전히 적자지만, 이는 현금유출이 없는 장부상 손실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이외에도 동국제강은 재무구조와 현금창출력 모두 개선되면서 내실을 다졌다는 평이다.

철강업계는 동국제강이 2015년부터 다년간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을 한 결과 불황기 효과를 봤다는 설명이다. 동국제강은 2014년 적자를 냈고 재무구조도 악화됐다. 이듬해 장세주 회장이 배임 혐의로 구속되면서 '오너십'의 공백이 생겼다.

동국제강은 장세욱 부회장으로 경영권이 이관되면서 구조조정에 나섰다. 수익성이 낮은 사업들을 구조조정했고 비핵심 자산을 처분했다. 2015년 페럼타워를 약 4200억원에, 유가증권을 1017억원에 매각했다. 후판 2공장의 가동을 중단했다.

당시 철강사의 후판사업은 수요처인 건설업과 조선업의 부진으로 공급 초과 상태였다. 이로 인해 철강사들의 후판 사업은 수요 부족과 재고 부담으로 경쟁력이 저하된 상황이었다.

동국제강이 후판 부문을 축소하고 대신 고부가가치 제품인 컬러강판 제품군을 강화하기로 했다. 동국제강은 2015년 냉연 강판 제조업체인 유니온스틸을 흡수합병했다. 유니온스틸은 동국제강의 종속기업으로 포스코 등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었다.

철강업은 대표적 자본집약 산업으로 구조조정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철강사들은 제조 분야 중 구조조정이 가장 더디게 이뤄지는 산업이다. 동국제강은 전방산업이 침체되자 선제적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5년이 지난 지금 동국제강의 구조조정은 옳은 경영 판단이었다는 분석이다. 동국제강은 건자재 비중의 축소에 대신해 냉연 등 고급재 컬러강판의 판재를 늘렸다. 컬러강판은 TV 등 가전제품의 외장재로 사용된다. 가전용 강판은 여러번 성형을 거쳐야 하는 만큼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꼽힌다.


건축용 자재는 동국제강 전체 매출의 절반 가량을 차지한다. 하지만 건설경기가 악화되면서 봉형강 판매량은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2017년 400만톤을 넘었는데, 지난해 370만톤까지 하락했다. 냉연 강판은 판매량은 2017년까지 오름세를 보이다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럼에도 냉연 강판 판매량이 지난 몇 년 간 눈에 띄게 늘어나면서 봉형강 판매량의 감소분을 메우고 있다는 설명이다.

동국제강과 포스코, 브라질 발레가 합작한 CSP제철소의 생산이 안정화되면서 수익에도 기여하고 있다.

재무구조는 이전보다 눈에 띄게 개선됐는데, 철강업 불황기에 경영 안전성을 높이고 있다. 동국제강은 1분기 기준 총차입금이 약 1조7000억원이다. 이중 단기차입금의 비중은 약 70%다. 2015년 총차입금은 2조8000억원을 넘었는데, 부채 규모가 크게 줄었다.

동국제강은 2015년 이자비용으로 1200억원을 지출했는데, 지난해 950억원으로 감소했다. 현금창출력을 나타내는 지표인 상각전영업이익(EBITDA)은 지난해 3271억원으로 2015년보다 소폭 늘었다.


동국제강은 선제적 구조조정으로 지금의 위기를 견디기 위한 체력을 길렀다. 관건은 앞으로다. 앞으로 철강제품에 대한 수요는 이전과 같이 높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가성비'가 좋은 중국산 철강재의 판매량마저 늘고 있다. 결국 투하자본이 큰 국내 철강업계의 생존 전략은 '고급화'밖에 없다.

동국제강은 건축용 자재는 내진재와 내부식성이 우수한 제품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판매 전략을 짜고 있다. 가전용 강판 또한 연속 코팅된 고급형의 비중을 높이고 있다. 시장이 어려울 수록 고급화된 프리미엄 제품을 판매해 수익성을 제고하려는 의도다.

업계 관계자는 "철강업계는 원재료 인상과 판매 저하로 영업활동이 크게 악화됐다"며 "동국제강은 이전부터 구조조정을 추진한 결과 위기 때 덕을 봤고, 앞으로 프리미엄 제품 위주로 차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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