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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제강 M&A, 시장에 '독일까 약일까' [전기로 철강사 점검]와이케이스틸 지분 51% 인수, '구조조정 효과 vs 공급과잉 심화' 팽팽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14 13:33:14

이 기사는 2020년 07월 09일 15:1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철강재 중 철근 제품은 업체 간 '공생'이 필요한 제품이다. 철근은 생산량 대부분이 건설용으로 쓰여 철강재 중 전방산업의 영향을 가장 크게 받는다. 건설경기가 장기간 침체되고 있어 철근은 공급 초과 상태다. 게다가 중국산 철근이 밀려들면서 국내 업체의 고심은 더욱 커졌다.

업체 간 공생이 필요한 이유는 하나다. 제품가는 시장에 풀리는 철근의 공급량과 수요에 의해 결정된다. 업체들이 자발적으로 감산해야 그나마 가격 방어가 가능하다. 업체 간 암묵적인 '룰'이 깨질 경우 '치킨게임'이 불가피하다.

이 때문에 철근을 생산하는 전기로 철강사는 시장의 작은 변화에도 민감하게 반응한다. 국내 철근 시장은 △현대제철 △동국제강 △대한철강 △한국철강 △와이케이스틸 △환영철강공업 △한국제강 등이 주요 플레이어로 자리잡고 있다.

최근 대한제강이 와이케이스틸의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철근 업체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대한제강의 철근 생산량에 따라 공급 과잉 상태인 국내 업체들의 수익성이 좌우될 전망이다. 업체 간 인수합병(M&A)이 추진되면서 관련 업계는 시황 변화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대한제강은 최근 공시를 통해 와이케이스틸의 지분 취득 사실을 공표했다. 지분 취득일은 오는 9월8일로, 취득금액은 468억원이다. 와이케이스틸의 나머지 지분 49%는 종전대로 야마토 공업 그룹(Yamato Kygyo Group)이 보유한다.

대한제강은 이번 인수로 '규모의 경제(생산량을 늘어나면서 생산 비용이 들어나는 효과)'를 기대했다. 대한제강은 제강(반제품 빌릿을 만드는 공정) 캐파(95만톤)보다 압연(빌릿을 재가열해 철근 등을 만드는 공정) 캐파(155만톤)가 약 1.5배 크다. 이 때문에 상공정과 하공정 간 균형이 맞지 않았다. 대한제강은 부족분은 중국산 빌릿을 활용해 철근을 생산했다.

와이케이스틸 지분 인수로 대한제강의 캐파는 95만톤에서 약 195만톤까지 늘어난다. 대한제강은 현대제철과 동국제강에 이어 제강 능력 기준 3위의 철강사로 올라선다. 압연 캐파는 155만톤에서 273만톤까지 확대된다. 이번 M&A로 철근 업체 간 '지각변동'이 예상되는 이유다.

대한제강의 지난해 사업보고서를 살펴보면 제강 생산량은 94만톤(가동률 94%), 압연은 99만톤(64%)에 달했다. 반제품 생산량은 높았던 반면 철근 생산량은 낮은 수요로 인해 높지 않았다. 지난 3년 간 철근 생산량은 평균 16%씩 줄었다.

이 때문에 대한제강이 와이케이스틸 인수 후 압연 생산량을 늘릴 지는 불투명하다. 다만 빌릿은 고철(철스크랩) 가격과 생산 캐파에 따라 수익성을 높일 수 있는 만큼 철근 생산량도 일정 부분 늘 수 있다. 대한제강이 M&A로 인한 '규모의 경제' 효과를 충분히 활용한다면 여타 업체의 수익성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이다.


국내 철강사의 철근 캐파를 합하면 1200만~1300만톤에 달한다. 국내 철근 수요는 2017년 1255만톤(수입 포함)을 기록한 후 매년 낮아지고 있다. 올해는 950만톤의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업체마다 가동률을 최소 80% 미만으로 낮추지 않는 한 공급 과잉과 가격 하락은 불가피하다.

국내 철근 전문 업체의 수익성은 매년 악화되고 있다. 대한제강의 경우 2015년 5.9%의 영업이익률을 냈는데, 지난해 4.1%까지 하락했다. 같은 기간 한국철강은 영업이익률이 7.9% 포인트 낮아졌다.


업체들이 올해 가동률을 낮추지 않는다면 업체 간 출혈 경쟁이 불가피하다. 이번 M&A를 두고 철강업계는 '일장일단'이 있다고 내다봤다. 우선 전기로 철강사 한 곳이 줄면서 구조조정 효과가 기대된다는 설명도 있다. 반면 대한제강의 압연 캐파가 늘면서 업체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이로 인해 구조조정 효과도 기대하기 어렵다는 설명도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번 M&A가 던진 시사점을 바라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최근 일본과 중국의 철강사들은 흡수합병을 통해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 경우 조강생산량이 늘어나는 동시에 수요 하락 때 생산량을 조정해 제품가격을 방어할 수 있다.

국내 업체들은 철광석과 철스크랩 등 원가 인상으로 생산원가가 늘었다. 반면 전방산업 수요 부족으로 제품가에 반영하지 못하면서 수익성에 적잖은 타격을 입었다.

국내에서는 철강업계의 흡수합병 사례가 많지 않다. 2017년 세아베스틸의 포스코특수강(현 세아창원특수강) M&A가 그나마 규모가 큰 건에 속한다. 국내 철강업계에서도 구조조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왔지만, 업체가 자율적으로 추진하는 것 외에 기대하기 어렵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로 철강사는 전방산업의 수요 감소와 원가 변동이 심해 경영 환경이 악화되고 있다"며 "업체 간 생존경쟁은 갈수록 심화되고 있어 구조조정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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