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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일렉트릭, A- 공모채 투심 싸늘 [Deal Story]매수주문 80억 그쳐…비우량채 투자 위축, 등급 강등 위기 탓

이지혜 기자공개 2020-07-14 14:04:0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3일 18:19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현대일렉트릭)이 공모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수요예측을 진행했지만 흥행에 참패했다. 모집금액 750억원 중 80억원의 매수주문을 받은 데 그쳤다. 금리메리트를 대폭 높이고 인수단을 대규모로 꾸리는 등 만전을 기했지만 투자심리를 돌리기에 역부족이었다.

A- 공모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여전히 싸늘한 가운데 신용등급이 강등될 가능성까지 열려 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4월 이후 A-급 공모채는 특히 다른 등급 회사채보다 미매각을 기록하는 사례가 많았다. 한 노치만 떨어져도 BBB급이 될 수 있다는 불확실성 탓이다. 더욱이 현대일렉트릭은 아직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을 떼어내지 못한 상황이었다.

◇수요예측 참여금액 80억, A- 공모채 미매각 잇달아

현대일렉트릭이 공모채를 발행하기 위해 13일 수요예측을 진행했다. 모집금액은 750억원으로 만기구조는 2년물 300억원, 3년물 450억원으로 구성됐다. 투심은 싸늘했다. 2년물에 50억원, 3년물에 30억원 등 모두 80억원의 주문을 받는 데 그쳤다.

당초 현대일렉트릭은 시장 분위기가 좋지 않다는 점을 고려해 투자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공모희망금리밴드를 2년물은 2.8~3.8%, 3년물은 3~4% 등 개별민평보다 100bp가 훨씬 넘게 설정하는 것은 물론 대표주관사단도 대규모로 꾸렸다. 미매각을 사태를 염두에 두는 동시에 세일즈 역량을 끌어올리려는 조치로 해석됐다. 그러나 투자자를 설득하기에는 역부족이었던 셈이다.

A-공모채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이 컸다. 4월 이후 공모채를 발행한 A- 발행사는 모두 10곳이다. 이 가운데 롯데손해보험과 현대건설기계, 한화건설, 사조산업까지 4곳의 발행사가 미매각을 겪었다.

투자은행업계 관계자는 "AA급 등 우량 회사채 시장은 안정됐지만 A- 등 비우량 회사채 시장은 여전히 어렵다"며 "투자심리의 양극화가 지속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더욱이 현대일렉트릭은 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이 붙어 있어 자칫 BBB급으로 강등될 위기에도 몰려있다. 나이스신용평가와 한국기업평가는 지난해 현대일렉트릭의 신용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조정했다. 다행스럽게도 올해 정기평가 시즌을 무사히 넘긴 데다 1분기 흑자를 내면서 신용등급 방어에 대한 기대감도 나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 등 때문에 시장의 불확실성이 워낙 커 투자자들이 보수적 투자기조를 유지한 것으로 분석됐다.

◇산업은행, 미매각분 대거 인수…증권사 부담 경감

현대일렉트릭의 수요예측에서 발생한 미매각분은 KDB산업은행이 대거 떠안는다. 현대일렉트릭이 KDB산업은행의 회사채 차환발행 지원 프로그램을 신청한 데 따른 것이다. 이 프로그램은 수요예측 결과 미매각분이 발생하면 KDB산업은행이 가장 먼저 인수하는 것을 뼈대로 한다. KDB산업은행의 인수물량은 2년물 100억원, 3년물 270억원 등 모두 370억원이다.

덕분에 나머지 대표주관사와 인수단의 미매각분 인수부담은 크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KDB산업은행이 워낙 많은 물량을 인수하는 데다 대표주관사와 인수단도 대규모로 꾸려져 각 증권사에게 돌아가는 물량이 많지 않아서다.

당초 대표주관사인 NH투자증권과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은 각각 50억원씩 모두 200억원, 인수단인 하이투자증권과 신한금융투자, 키움증권, 하나금융투자 등은 각각 45억원씩 180억원을 인수하기로 했다. 증권사가 떠안아야 할 실제 미매각분은 300억원뿐이라서 부담은 더 줄어들 수도 있다.

한편 현대일렉트릭의 이번 공모채는 14일 발행된다. 2년물과 3년물 조달금리가 공모금리밴드 최상단인 3.8%, 4%에서 각각 정해진다면 2018년 시장성 조달을 시작한 이래 최고금리를 기록하게 된다. 현대일렉트릭이 지난해 발행한 2년물 사모채는 200억원 규모로 표면금리가 3.5%다. 이는 종전까지 최고금리였다. 이밖에 증권사와 인수단에게 지급하는 인수수수료는 발행금액의 25bp로 책정했다. 업계 평균보다 살짝 높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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