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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수출입은행 조선소 매각, 건설·신탁사 '눈독' 북항개발 인접 지역 '영도'에 조선소 위치…지대가격 상승 베팅 요인

진현우 기자공개 2020-07-15 08:12:4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14일 14: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DB산업은행과 한국수출입은행이 각각 추진 중인 한진중공업, 대선조선 매각을 두고 부동산 신탁사와 건설사들이 눈독을 들이고 있다. 그 배경에는 부산시가 진행하고 있는 북항프로젝트 개발 계획이 자리잡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중공업·대선조선 인수에 관심을 보이는 상당수 기업들이 본연의 사업영역인 조선업보다는 회사 소유 부동산을 '매력적'으로 보고 있다. 이들 조선소 부지 모두 부산시의 북항개발 프로젝트 지역과 인접한 ‘영도’에 위치해 있기 때문이다.

지도를 보면 북항프로젝트 부지 맞은편에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 부지가 위치해 있다. 두 곳 모두 북항개발 사업에 포함되지 않았지만 지리적 요인으로 향후 주변 부지개발에 따른 지대가격 상승이 기대된다.


부지 규모는 한진중공업이 더 크지만 입지 측면에서 볼 때는 대선조선이 북항개발사업의 수혜를 받을 수 있는 여건이 낫다는 분석이 나온다. 대선조선이 영도대교 초입에 있을 뿐만 아니라 주변 지역을 살펴볼 때 대부분 주거단지와 학교, 대형마트 등이 자리하고 있다.

두 국책은행도 자금회수에 나선 이상 조선사 매각작업을 진행할 때 북항개발 영향에 촉각을 기울일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국책은행인 터라 단순히 대출 익스포저 회수에만 초점을 맞추기는 어렵다. 조선업을 영위할 수 있는 적정 원매자를 찾아야 한다. 특수은행 성격을 갖고 있는 만큼 회수금액도 중요하지만 향후 회사를 계속해서 안정적으로 영위해 나갈 수 있는 원매자인지 여부를 판단하고 회사를 매각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토지 개발의 전제조건인 '용도변경'은 여러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있어 쉽게 결정될 수 있는 사안이 아니다. 따라서 해당 조선사를 인수한 후에는 최소 20~30년 조선업 영위가 '필수'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소 인근이 주거지역이고 해안가에 위치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개발 여지는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부산시에서 쉽게 용도변경을 허가내줄 사안은 아닌 만큼 조선업을 영위할 수 있는 회사가 일단은 우선순위 검토대상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인수자 입장에서는 기본적으로 조선업을 영위하면서 향후 지가상승이나 개발 가능성을 부차적인 요인으로 노릴 수 있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아직 북항개발 사업의 단계별 구상이 진행중인 만큼 두 조선사 부지 가격 상승에 미칠 영향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향후 영도가 개발대상 지역으로 들어갈 가능성도 있다는 점이 '호재'로 평가된다.

다른 관계자는 “현 시점에서 북항개발 프로젝트는 두 국책은행의 조선사 매각 거래에 영향을 주는 요인”이라며 “실체인 조선업보다 부동산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지만 실제로 딜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조선업을 영위할 수 있는 곳이 거래 전면에 나와야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진중공업과 대선조선은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이 직접 주도권을 갖고 각자의 방식으로 매각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진중공업은 공개매각 스케줄을 고민하고 있고, 대선조선은 스토킹호스(Stalking horse) 방식 매각을 진행할 계획이다. 스토킹호스는 수의계약을 먼저 체결한 뒤, 계약당시 인수대금을 최저입찰가로 정해놓고 공개매각을 한 차례 치르는 M&A 기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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