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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B사업 강화하는 쿠팡, '독립 자회사' 만들었다 '씨피엘비' 분할설립, 아마존 출신 부사장급 임원 대표이사 선임

최은진 기자공개 2020-07-27 07:30:1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2일 12:0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이커머스 시장 최대 사업자인 쿠팡이 PB(Private Brand)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또 한번의 모험에 나섰다. 최근 관련 사업부를 분할독립시켜 자회사를 설립한 것으로 확인됐다.

신규 법인 대표이사에는 PB사업을 담당하던 아마존(Amazon) 출신 부사장급 임원을 선임했다. 아직은 1억원짜리 소규모 법인일 뿐이지만 쿠팡의 수익성을 개선시킬 묘수로 삼고 적극적인 외연확장을 꾀할 것으로 관측된다.

쿠팡은 7월 1일자로 '씨피엘비(CPLB Corp.)'라는 사명의 법인을 분할 설립했다. 자본금은 1억원, 발행주식수는 액면가 5만원, 2000주인 소규모 회사다. 분할방법 등이 공시되지 않아 정확한 내막은 파악하기 어려우나, 쿠팡이 일부 사업부를 독립시키는 형태의 완전 자회사로 분사한 것으로 보인다.


비슷한 시기에 출범시킨 쿠팡페이는 벤처기업을 인수하는 방식을 활용한 반면 씨피엘비는 쿠팡 내 사업부를 분할해 설립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쿠팡페이는 외부 DNA 및 기술력 등을 이식하는 전략이 필요했고, 씨피엘비는 기존 사업을 심화, 발전시키는 차원에서의 분사였던 데 따라 각각 다른 전략이 활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씨피엘비가 영위하는 사업은 사업목적을 통해 대략적으로 파악할 수 있다. 사업목적으로 등기한 내역을 보면 크게 제조와 판매로 나뉜다. 먹는샘물(생수)·건강식품·의료기기 및 위생용품 등 쿠팡이 직접 제조하기 어려운 제품들은 유통 판매업으로, 화장품·과자류 및 식품·화공약품 등 제조가 가능한 제품들은 가공 및 제조 판매업으로 등록했다. 무언가를 떼오거나 직접 만들어서 유통 및 판매하겠다는 게 설립 취지인 셈이다.

쿠팡 PB상품

이를 미뤄볼 때 씨피엘비의 궁극적인 설립 목표는 PB사업으로 볼 수 있다. 쿠팡은 2017년 7월 '탐사'라는 이름의 첫 PB상품을 론칭했다. 탐사 브랜드를 붙인 생수 '탐사수'는 쿠팡에서 단일제품으로 가장 많이 팔리며 큰 흥행을 이끌었다. 이후 화장지, 반려견 패드, 복사용지, 강아지 사료, 스파클링 탄산음료, 미세먼지 마스크 등을 잇따라 출시했다.

탐사 뿐 아니라 △식품브랜드 '곰곰' △생활용품·문구·리빙·스포츠 브랜드 '코멧 △가전·디지털 '홈플래닛' 등 총 16개의 PB브랜드와 1300개의 상품을 판매 중이다. PB상품은 물론 자체 브랜드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씨비엘비가 사업목적으로 등기한 상품 내역들은 현재 쿠팡이 판매하는 PB상품과 모두 연관 돼 있다.
미넷 벨린건 스톤만(Minette Bellingan Stoneman) 부사장 / 출처 : 쿠팡


쿠팡이 PB사업을 확대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PB상품은 유통비용을 대폭 줄이면서 상품 매입가를 낮출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일반상품보다 PB상품의 마진율이 약 10%포인트 가량 높기도 하다. 쿠팡이 자사 플랫폼을 활용해 PB상품을 많이 판매하게 되면 그만큼 수익성이 개선되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씨피엘비는 쿠팡에서 PB사업을 전담하던 미넷 벨린건 스톤만(Minette Bellingan Stoneman) 부사장이 대표이사를 맡아 이끈다. 1974년 영국출생인 미넷 벨린건 부사장은 쿠팡의 PL사업부(Private Label and Sourcing) 총괄임원으로 2018년 합류했다. 전자제품, 의류, 소모품 및 식품 등 자체상품을 소싱 및 관리하는 역할이 주업무다.

아마존에서 같은 업무를 담당하던 임원으로 활약하며 미국, 일본, 캐나다, 멕시코, EU 등 글로벌 시장 전역을 대상으로 PB사업을 펼쳤던 경험을 갖고 있다. Central Saint Martins School of Art에서 미술 및 문화 연구 학사를 받은 후 캠브리지대학교에서 MBA와 석사를 밟았다.

사내이사 자리에도 모두 쿠팡 인력들이 앉았다. 고명주 인사부문 총괄 대표이사와 김영태 커뮤니케이션 총괄 부사장이 선임됐다. 감사는 남호일씨가 맡았다.


이번 씨피엘비 분사가 의미있는 건 쿠팡이 또 한번의 모험을 시작했다는 데 있다. 핀테크에 이어 PB사업을 성장의 한축으로 강화하겠다는 일종의 선언과도 같다. 쿠팡이라는 플랫폼을 중심으로 외연을 더욱 확장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셈이다. 이는 쿠팡이 단순히 '유통'이라는 한 울타리에 갇히지 않겠다는 점을 시사한다.

또 다른 관점에선 PB사업을 통해 새로운 수익원을 발굴하며 적자기조를 해소하는 성장동력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도 엿볼 수 있다. 쿠팡이 만드는 상품을 쓰는 충성고객을 늘리는 데 효과적일 것으로도 기대된다.

쿠팡 관계자는 "회사분할 설립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지만 그 외 배경 등 구체적으로 확인해줄 수 있는 부분은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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