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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배구조 분석]부광약품, 김동연 회장 지배력 공고화정창수 부회장 블록딜로 지분 관계 정리 국면

강인효 기자공개 2020-07-23 07:41:06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07:4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부광약품 단일주주로는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던 정창수 부회장이 보유 주식 일부를 블록딜을 통해 매각하면서 김동연 회장을 비롯한 최대주주 측의 지배력이 더욱 공고하게 됐다. 부광약품 최대주주인 김 회장이 정 부회장을 제치고 1대주주에 올라섰다.

부광약품은 고 김성률 명예회장과 김동연 회장이 공동으로 창업한 제약사다. 정 부회장은 고(故) 김성률 명예회장의 동서다.

김 회장 등 최대주주 측은 부광약품의 경영뿐만 아니라 소유에 있어서도 우위에 서게 됐다.

22일 공시에 따르면 정 부회장은 보유 중이던 부광약품 주식 257만6470주를 주당 3만9155원에 시간외매매를 통해 매각했다. 매각 규모는 1009억원에 달한다. 정 부회장의 부광약품 보유 주식수는 기존 807만6470주(지분율 12.46%)에서 550만주(8.48%)로 줄었다.

정 부회장은 이번 블록딜 전까지는 부광약품의 1대주주였다. 현 최대주주는 김동연 회장인데, 김 회장과 그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은 25.22%다. 김 회장은 641만2060주(9.89%)를 보유 중이다. 정 부회장이 블록딜을 통해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주식 3분 1 이상을 처분하면서 자연스레 김 회장이 1대주주로 올라섰다.

부광약품은 2006년 김성률 명예회장이 별세한 이후 공동 창업자인 김동연 회장 중심으로 회사가 운영됐다. 2013년 3월에는 김 회장의 아들인 김상훈 사장이 대표에 오르면서 오너 2세 경영 체제를 출범시켰다.

부광약품의 최대주주는 김 명예회장이 별세하면서 2007년 1월 12일 '김 명예회장 외 8인'에서 '김기환씨 외 11인'으로 변경됐다. 김 명예회장이 보유하고 있던 부광약품 주식 191만2941주를 상속함에 따라 차남 김기환씨를 비롯해 삼남 김재환씨, 장남 김경환씨 등 김 명예회장 자녀들이 이 회사 주식을 보유하게 됐기 때문이다.

같은 달 19일 부광약품 최대주주는 다시 '김동연 회장 외 8인'으로 바뀌었다. 김동연 회장과 김상훈 사장이 추가로 장내 매수를 단행하면서 김 회장 일가의 지분(27.75%)이 김 명예회장 일가의 지분(27.74%)을 역전한 데 따른 것이다. 이후 부광약품 최대주주는 변하지 않고 있다.

정창수 부회장은 1999년 253만5850주를 보유하고 있었던 것으로 확인된다. 당시 김 명예회장은 165만6215주를 갖고 있었다. 김 명예회장의 동서인 정 부회장은 단일주주로 1대주주 지위를 이어왔다. 정 부회장은 부광약품의 주식배당에 따라 주식수를 807만6470주까지 늘려오다가 이번에 블록딜을 통해 처음으로 지분 매각을 단행했다.

김 명예회장의 자녀들도 상속 이후 보유하고 있던 부광약품 주식(27.74%)을 계속 처분한 결과 현재는 지분율이 5% 아래로 떨어졌다. 김 명예회장 일가와 정 부회장의 지분을 합해도 15%에도 못 미친다.

김 회장 일가와(25.22%)의 지분율 차이는 김 명예회장 별세 이후 0.01%p에서 10%p 이상으로 벌어졌다. 김 명예회장 별세 이후 회사의 경영을 주도하며 이끌게 된 김 회장 일가는 공동 창업주인 김 명예회장 일가와 지분 경쟁에서 월등히 앞서게 됐다.

김 명예회장의 자녀들은 보유 중이던 부광약품 주식 대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마지막 공시 이후 김기환씨 등 김 명예회장 자녀의 지분율이 5% 아래로 떨어지면서 주식 등의 대량보유상황 공시 의무는 사라졌다.
노란색 부분은 부광약품 현직 임원. 김성률 명예회장 일가 중에서 정창수 부회장 지분을 제외하고는 올해 3월 공시 기준임
김 명예회장 측은 한때 경영권 견제에 나서기도 했다. 김 명예회장의 차남이자 당시 3대주주였던 김기환씨는 2018년 부광약품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경영 방침에 문제를 제기하며 주총 안건 부결운동에 나서기도 했다.

김씨는 △정관 일부 변경 △이사 선임(사외이사 2인) △감사위원회 위원 선임 △임원퇴직금 지급 규정 승인 △주식매수선택권 부여 등 5건의 안건에 대해서 반대한다는 의견을 냈지만, 주총 표결 대결에서 패배하며 경영권 견제는 무위로 끝났다.

업계에선 정 부회장이 1936년생으로 고령임을 감안할 때 이번 블록딜이 증여세나 상속세 재원 마련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 영향으로 주가가 급등한 틈을 타 엑시트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무엇보다 김 명예회장 별세 이후 부광약품이 내실있는 성장을 해 김 회장 일가의 경영 능력에 힘이 실렸다는 평가도 나온다. 부광약품은 최근 다양한 신약 개발뿐만 국내외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진두 지휘하고 있다.

부광약품 관계자는 "정 부회장은 미등기임원으로 주요주주로서의 역할만 한다"며 "정 부회장이 블록딜을 단행한 이유에 대해선 개인적인 사항이기 때문에 아는 바가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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