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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증권을 움직이는 사람들]정영균, 대체투자 개척 1등공신…인수금융도 '두각'⑤포스트 코로나19, 위기 극복 열쇠는 열정과 신뢰

이지혜 기자공개 2020-07-28 15:41:20

[편집자주]

초대형IB 4년차를 맞은 삼성증권은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두며 성공적인 한 해를 보냈다. 삼성증권은 '자산관리의 명가'로 잘 알려진 하우스로, 업계 최초로 리테일 고객자산 200조원를 돌파했다. 이제는 자산관리의 DNA를 IB부문에 불어 넣고 있다. WM과 IB의 시너지 창출은 제 2의 도약을 예고한다. 삼성증권을 움직이는 주요 인물을 짚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3일 10: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증권이 초대형IB 인가를 받은 지 4년차가 됐다. 자산관리(WM) 부문의 명가라는 명칭에 이어 새로운 날개를 단 셈이지만 안주하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위기의식도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성장의 열쇠는 IB부문이다. 리테일부문에서는 더 이상 시장지위를 크게 개선하기 어려운 반면 IB시장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경쟁도 치열해졌다. 미래에셋대우와 NH투자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초대형IB들의 주도권 쟁탈전도 고조됐다.

정영균 투자금융본부 본부장의 어깨도 그만큼 더 무거워졌다. 그는 2015년 하나대한투자신탁증권에서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이래 투자금융본부 본부장으로서 IB부문을 이끌어왔다. 그간 존재감이 더 커졌고 책임도 한결 막중해졌다. 2017년 초대형IB 인가를 받자마자 투자은행 부문 강화가 전사적 과제로 떠올랐다. WM부문과 시너지를 내면서 IB부문에서도 업계 선두지위를 탈환해야 했다.

과제는 막중했지만 위축되지 않았다. 2018년 정 본부장은 유럽의 전략자산으로 꼽히는 덩케르크 액화천연가스(LNG) 터미널 지분 인수전을 성공적으로 마치면서 세간의 이목을 끌었다. 2019년에도 IB부문에서 인수와 자문수수료 수익이 크게 증가하는 등 성장세를 이어갔다.

코로나19 사태로 영업환경이 한결 불리해졌지만 올해 맥쿼리의 대성산업가스 인수금융 딜을 성공적으로 이끄는 등 저력을 보였다. 'IB업계 최고의 실력자 집단이 되겠다‘는 그의 목표가 공언(空言)이 아니었음을 입증했다.


◇대체투자, 기업금융에 미래가 있다

정 본부장의 경력에는 두 번의 변곡점이 있었다. 2007년 하나은행에서 대한투자신탁증권으로 자리를 옮긴 것이 첫 번째다. 두 번째 변곡점은 2015년에 있었다. 15년 가까이 몸 담았던 하나금융그룹을 떠나 삼성증권의 투자금융T/F팀장으로 새롭게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쉬운 결정은 아니었다. 그러나 틀린 결정도 아니었다. 대체투자, 그 중에서도 기업금융에 미래가 있다고 판단했다. 숫자를 좋아했던 그는 연세대학교 경제학도로 공부하며 금융분야에서 빛을 보겠다는 의지를 다졌다.

일찌감치 월스트리트저널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선진금융을 공부했으며 은행에 몸 담고서도 증권사의 변화상을 유심히 바라봤다. 증권사들이 위탁매매 등 단순 자문업무에서 벗어나 대체투자시장에서 미래먹거리를 찾는 데서 흥미를 느꼈다. 이 분야의 전문가가 돼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믿었다.

2018년 덩케르크 LNG 인수전은 정 본부장의 안목이 발휘된 딜이자 업계의 이목을 집중시킨 딜로 꼽힌다. 2018년 삼성증권과 IBK투자증권, 한화증권 컨소시엄은 프랑스 덩케르크 LNG터미널 지분 40%를 인수하는 데 성공했다. 총 투자액은 8840억원으로 국내 자본이 해외 인프라에 단일 투자한 건 중에서는 역대 최대 규모다.

글로벌 보험사는 물론 글로벌 대체투자운용사 등까지 쟁쟁한 경쟁자 수십곳이 몰려왔지만 삼성증권 컨소시엄은 승기를 놓치지 않았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의 대체투자 니즈가 부동산이 아닌 인프라로 확산하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정 본부장의 성과는 대체투자에 한정되지 않는다. CJ대한통운과 제일제당의 상환전환우선주(RCPS) 발행 자문 딜이나 EMC홀딩스 인수금융 딜도 대표적 성과로 꼽힌다. 여러 딜 중에서도 정 본부장이 특히 애착을 보이는 딜은 맥쿼리의 대성산업가스 인수금융 딜이다.

1조원 이상 규모로서 삼성증권이 인수금융사업을 시작한 이래 최대 규모의 딜이었다. 신디케이션 과정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하는 등 위기가 끊이지 않았지만 결국 성공적으로 클로징돼 삼성증권이 상반기 인수금융 리그테이블 1위에 오르는 '황금사다리'가 됐다.

◇적극성과 정확성, 그리고 집요함

2015년 정 본부장이 삼성증권에 입사했을 당시 IB부문은 성장의 기로에 서 있었다. 업계 수위의 지위에 오른 WM 못지않게 투자금융분야에서도 성장해야 한다는 절실함이 깔려 있었다. 이를 위한 지원과 투자가 끊임없이 이뤄졌다. 정 본부장에게 기회이자 과제였다. IB부문의 규모적 팽장과 질적성장을 동시에 잡아야 했기 때문이다.

마음이 급할 수도 있었지만 정 본부장은 기본에 충실했다. 단기간 수익을 내는 것보다 성공적 트랙레코드를 쌓아야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믿었다. 이는 IB부문의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IB부문 영업을 확대하면서 삼성증권은 우발채무 규모가 2016년 2800억원에서 2020년 1분기 말 3조7000억원 수준으로 크게 증가했다. 자기자본 대비 우발채무 규모는 업계 평균 수준이지만 코로나19 사태가 전세계적으로 확산돼 경기가 침체될 우려가 있는 데다 단기자금시장이 경색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안심할 수만은 없다.

‘적극성과 정확성’, 정 본부장이 당시 삼성증권에 입사해 팀원들에게 요구한 단 두 가지다. 회사의 기대를 맞추려면 이전에 하던 딜만 해서는 수익을 낼 수가 없었다. 기존의 틀에서 벗어나는 적극성이 절실했다. 그러면서도 리스크 검토에 소홀할 수도 없었다. 정 본부장이 정확성을 강조하는 이유다.

이를 위한 집요함은 기본이다. 정 본부장은 약정내용의 결함을 끝까지 파헤쳤고 성공적으로 딜이 끝난 뒤에도 사후검토를 꼼꼼히 진행했다. 토론의 힘은 여기에서 발휘된다. 정 본부장은 일방적으로 보고를 받기보다 딜에 관한 전반적 내용을 후배와 함께 공부하고 토론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기업금융과 부동산PF 시장의 최신 동향을 배우며 부족한 점을 보완할 수 있을뿐더러 직원과 소통함으로써 심리적 시너지도 한층 강화할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극복의 힘, ‘믿음’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를 IB업계에서 최고의 실력자집단으로 만들겠다.” 정 본부장의 포부다. 단기적 수익은 운에 좌우될 수 있다. 그러나 실력을 갖춘다면 운이나 외부요인에 흔들리지 않고 성장할 수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마주한 그의 마음가짐도 이와 다르지 않다. 정 본부장은 코로나19 사태로 출자나 인수합병이 연기되거나 축소되는 등 기업활동이 위축될 것으로 내다본다. 구조조정 매물이 증가하고 구조화금융에서도 언택트 시대에 부응해 현지실사를 하지 않아도 되는 구조화금융 상품에 대한 수요가 발생할 것으로 바라봤다. 또 부동산PF 부분에서 자본의 효율적 활용에 방점을 찍으면서 기관 셀다운 영업을 강화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세웠다.

포스트 코로나19 시대라는, 아무도 가보지 않은 길을 가야 하는 셈이다. 정 본부장은 이런 시대일수록 구성원이 실력을 갖추지 못한다면 결코 살아남을 수 없다고 바라본다.

그러나 구성원의 실력 향상을 위한 방법으로 정 본부장은 토론이나 공부를 강요하지 않는다. 오히려 그는 본인이 부서원을 믿고 묵묵히 뒷받침해주는 것이야 말로 구성원 개개인의 성과 극대화, 실력 향상으로 이어진다고 바라본다. IB업무는 개인의 영업역량과 네트워킹이 회사의 인프라가 조화를 이뤄야 성과를 낼 수 있다. 부서원들이 얼마나 적극적으로 나서느냐에 따라 조직의 성과가 달라지는 셈인데 믿음이 적극성을 이끌어낸다는 것이다.

◆ 정영균 삼성증권 투자금융본부 본부장

<학력>
△경문고등학교
△연세대학교 경제학 학사

<경력>
△2015~현재 투자금융본부 본부장
△2015년경력 입사 (투자금융T/F 팀장)
△2007~2014년 하나대한투자신탁증권
△1999~2007년 하나은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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