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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양날의 검' 배당정책 고민...송명준 현대오일뱅크 전무정유업 저수익·대형 투자 지속, 배당여력 축소될 듯

구태우 기자공개 2020-07-29 10:35:17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7일 08:1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오일뱅크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지주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중요도가 더해졌다. 그룹의 모태였던 조선업은 불황을 거치면서 6년째 무배당이 이어지고 있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업의 안정적인 현금창출력을 바탕으로 적극적 배당을 펼치고 있다. 정몽준 아산재단 이사장 등 그룹의 오너일가는 현대오일뱅크 덕에 배당을 받을 수 있었다.

정유업이 '성숙기'를 맞으면서 배당정책도 변화가 예상된다. 국내 정유사들은 정제마진이 악화되면서 석유화학 부문에 대규모 투자를 진행 중이다. 현대오일뱅크는 HPC(정유 부산물 기반 석유화학공장) 프로젝트에 2조7000억원의 투자금을 배정했다. 자금 소요가 큰 만큼 유동성 관리가 필요한 상황이다. '곳간지기' 역할을 맡는 송명준 최고재무책임자(CFO)의 짐이 무거워졌다는 관측이다.

◇현대오일뱅크, '오너가' 배당 일등공신

현대오일뱅크는 배당에 있어 '일등공신'이다. 현대중공업지주는 △한국조선해양(보유지분 30.95%) △현대오일뱅크(74.13%) △현대글로벌서비스(100%) △현대건설기계(33.12%) △현대일렉트릭앤에너지시스템(37.22%) 등을 지배하고 있다.

이중 한국조선해양 등은 실적 악화와 재무적 여력이 부족해 배당이 어려운 실정이다. 현대오일뱅크는 순이익을 내고 있어 배당이 가능했다. 지난해 약 2000억원(배당성향 65%)을 배당했다. 최대주주인 현대중공업지주에 1505억원이 배당됐다.


현대중공업지주는 지난해 3월 로봇 사업을 물적분할하면서 투자형 지주사로 바뀌었다. 자회사의 배당금 수입이 주수익원이다. 올해 설립 삼년째를 맞은 현대중공업지주는 매해 고배당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 배당성향은 156.2%로 전년보다 55.5% 포인트 증가했다.


이중 오너일가인 정몽준 이사장과 정기선 현대중공업지주 부사장은 지주사에서 676억원, 137억원을 배당받았다. 고배당이 가능했던 데는 '캐시카우'인 현대오일뱅크의 역할이 컸다.

현대오일뱅크가 꾸준히 수익을 낸 결과 현대중공업그룹이 '조선업 불황기'를 견딜 수 있었던 것이다. 지주사 체제 전환 후 현대오일뱅크의 자금 시재가 갖는 중요성은 상당하다. 현대오일뱅크는 현금 흐름과 미래 성장을 위한 필요 현금을 감안해 배당정책을 운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의 현금 흐름은 지주사의 수익과 배당과 직결된다.

지주사 전환 후 현대오일뱅크의 재무실이 갖는 위상은 높아졌다. 현대오일뱅크의 CFO는 지주사의 CFO가 겸하고 있다. 송명준 재무지원부문장은 그룹의 기획 업무와 재무업무를 동시에 맡고 있다. 현대오일뱅크의 자금 운용 방식을 조정해 적극적 배당과 재무적 안정을 동시에 달성하라는 의미다.

◇배당정책 수정 불가피…최대주주 '장기 성장 우선할 듯'

현대오일뱅크의 자금 소요가 커지면서 CFO의 셈법도 복잡해졌다. 현대오일뱅크는 지난해 코람코자산신탁과의 컨소시엄을 통해 SK네트웍스의 직영 주유소를 인수했다. 자회사인 현대케미칼은 HPC(Heavy feed Petrochemical Complex) 및 폴리머 공정에 투자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3년 간 매해 7000억원이 투입된다.

대규모 투자가 진행되고 있어 외부자금의 유입도 활발하다. 2년 연속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플러스(+)를 기록하고 있다. 재무활동 현금흐름이 '플러스'인 건 상환한 자금보다 빌린 자금이 많다는 의미다. 지난해 연결 및 별도 기준 재무활동 현금흐름은 각각 4071억원, 435억원이다. 투자활동 현금흐름도 수천억원의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투자활동을 위해 외부에서 활발하게 자금을 조달했다는 의미다.


반면 현금창출력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EBITDA(상각 전 영업이익)는 3129억원으로 8000억원을 넘었던 2015년과 비교해 둔화됐다. 올해 코로나19 등으로 저유가 기조가 심화됐고, 정제마진도 악화됐다. 정유사들의 '보릿고개'가 시작됐는데 현대오일뱅크도 영향권에 있다.

이 때문에 배당정책도 수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규모 투자로 자금소요가 크고 현금창출력이 둔화되면서 배당 여력이 축소됐기 때문이다. 아울러 현대오일뱅크는 1조원이 들어가는 원유 정제시설의 투자를 늦추기로 결정했다. 정유업계의 부진한 업황을 고려해 투자계획을 수정했다.

지주사 및 현대오일뱅크의 CFO인 송 전무의 고민도 여기에 있다. 순이익을 고려하지 않고 배당할 경우 회사의 성장 여력과 기업가치를 저해할 수 있다. 주주가치 제고의 핵심인 배당을 축소하기에도 부담인 게 현실이다. 배당을 '양날의 검'이라고 일컫는 이유다.

재계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은 조선업이 장기간 부진해지면서 현대오일뱅크가 최대주주의 배당 수익원 역할을 했다"며 "저유가와 코로나19 등으로 정유업은 어느 때보다 불안정해졌는데, 배당 여력도 축소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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