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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FO 워치]허리띠 졸라맨 차진석, 재무개선 '청신호'SK하이닉스, 설비투자·배당금 절반 감축…유동성장기부채 증가, 상환부담 가중

원충희 기자공개 2020-07-27 12:48:12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4일 11:3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지난해 설비투자(CAPEX)는 12조7000억원 집행됐는데 올해는 상당히 감소할 것이다."

차진석 SK하이닉스 재무담당(CFO)은 올해 초 열린 2019회계연도 실적발표 자리에서 이 같이 말했다. 전일 공개된 2020년 2분기 실적발표 현장에서도 시설투자 등을 기존 계획대로 보수적인 기조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차 CFO가 CAPEX 감축에 대해 여러 번 언급한 배경에는 수년간 고민거리였던 재무건전성 이슈가 있다.

SK하이닉스는 D램 가격하락 등 메모리반도체 시황 악화로 영업현금 유입이 시원찮은 반면 CAPEX와 배당금 등으로 돈 나갈 데는 많아지자 이 간극을 차입금으로 해소해 왔다.

특히 작년에는 순차입금이 큰 폭으로 확대됐다. 메모리반도체 가격이 예상 대비 크게 떨어지면서 현금창출능력이 저하된 와중에 금융비용과 법인세 5조원, 배당금 1조원과 13조원에 달하는 시설투자로 약 9조원의 추가자금 소요가 발생한 탓이다.

이를 상당부분을 차입으로 커버했으니 당연히 차입금비율, 순차입금비율 등 각종 레버리지 지표는 치솟기 시작했다. 이 같은 추세가 몇 분기 이어지자 시장에선 재무안전성 저하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졌다.


차 CFO가 선택한 대응방안은 허리끈 졸라매기다. CAPEX나 배당금 등 현금유출을 줄이고 차입금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재무전략을 짰다. 덕분에 올 2분기 들어 차입금비율 상승세가 멈췄다. 6월 말 18%였던 차입금비율은 올 1분기 26%까지 꾸준히 치솟았으나 2분기는 전분기와 동일한 수준에 그쳤다.

순차입금비율은 15%를 기록해 전분기(16%)대비 하락했다. 순차입금비율 역시 작년 2분기 12%에서 지속적으로 상승하다 올 2분기부터 한풀 꺾였다. 차입금 증가세가 둔화된 가운데 영업현금 순유입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2분기 순유출을 기록했던 SK하이닉스의 영업활동 현금흐름은 올해 들어 순유입으로 전환됐다. 1분기는 2조3440억원, 2분기는 그보다 늘어난 3조3620억원이 들어왔다. 반도체 등을 팔아서 돈이 제대로 들어오자 현금지표에 숨통이 트였다.

차 CFO가 공언한대로 CAPEX는 대폭 감축됐다. 2분기 유형자산 취득규모는 2조2140억원으로 작년 동기(4조1480억원)대비 절반 가까이로 줄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8조4980억원에서 4조9990억원으로 급감했다. 하반기에도 이런 추세가 이어질 경우 연간 CAPEX는 10조원 미만으로 관리될 수 있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 측은 "기존보다 투자를 더욱 보수적으로 운용하는 방안도 검토할 수 있다"며 "내년 투자도 큰 폭의 증대는 힘들 듯하다"고 밝혔다.
배당금 지급에 따른 현금유출 역시 1조260억원에서 6840억원으로 대폭 감소했다. 캐시플로우(Cash Flow)가 트인 가운데 투자와 배당지출이 확연히 줄어들면서 재무구조 개선에도 청신호가 켜졌다.

이제 관건은 12조원을 웃도는 차입금 줄이기다. 2분기 말 현재 단기차입금은 8500억원으로 전분기(1조3720억원)대비 감소했으나 유동성장기부채가 2조1240억원에서 3조2510억원으로 늘었다. 만기 1년 내로 접어든 장기부채가 증가한 것으로 그만큼 연내 상환부담이 가중됐다는 의미다. 우선 2015년 8월 두 차례 걸쳐 찍어낸 회사채 3500억원(2100억원+1400억원)의 만기가 내달 도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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