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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업 세금대란]현금관리 빡빡해진 에쓰오일, 하반기 쏠리는 눈③현금 2조5000억 불구 여유 많지 않아, '7조 프로젝트·배당' 향방 관심

김성진 기자공개 2020-07-30 08:33:25

[편집자주]

느닷없이 발생한 코로나19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업계 중 하나가 바로 정유업계다. 세계적으로 마이너스 유가라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지며 정유업체들의 수익성은 걷잡을 수 없이 악화했다. 정부는 ‘세금납부 연기’ 카드를 꺼내며 지원에 나섰지만 위기는 현재 진행형이다. 이례적인 ‘세금 대란’을 겪고 있는 국내 주요 정유업체들의 상황과 재무상태, 대응 전략을 더벨이 분석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7월 28일 14:1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정유업체들의 피해가 예상보다 커지면서 세금 납부 연기 분위기가 형성됐으나 에쓰오일은 결국 추가 유예 없이 세금을 납부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에쓰오일은 이미 한 차례 유예됐던 4월달 유류세에 더해 7월달 세금도 한꺼번에 내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올 상반기에만 1조160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에쓰오일에게 세금 납부 연기 불발은 아쉬울 수밖에 없는 사안이다. 이미 현금관리가 매끄럽지 않아 지난 20년간 이어오던 중간 배당을 포기한 바 있다. 하반기 실적을 얼마나 개선하느냐에 따라 현재 계획 중인 7조원 규모의 투자 프로젝트 전망이 구체화할 것으로 보인다.

◇2조5000억 현금 어디로

에쓰오일은 올 상반기 2019년 말 대비 현금을 대폭 늘리는 움직임을 보였다. 2019년 말 에쓰오일이 보유했던 현금성 자산은 5550억원 수준이었지만 올 2분기 말 현금은 2조5130억원으로 늘어났다. 6개월이란 짧은 시간 동안 5배 가까이 증가한 셈이다.

물론 현금을 대폭 늘린 것은 에쓰오일만의 특별한 전략은 아니었다. 코로나 19라는 이례적인 위기를 맞아 국내 대다수 기업들은 한결 같이 현금 확보에 총력을 기울였다. 코로나 19로 인한 경제 피해가 얼마나 지속될지 예측할 수 없는 상황에서 최악의 상황을 대비하기 위한 선택이었다.

에쓰오일은 단기간에 2조원의 현금을 확보하는데 성공했으나 여유롭게 사용할 처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우선 현금 대부분이 차입금으로 분석된다. 2019년 말에서 2020년 2분기 동안 현금이 늘어나는 만큼 차입금 또한 비슷한 수준으로 증가했다. 특히 단기차입금의 경우 2조8250억원에서 4조2900억원으로 1조4650억원이나 늘었다. 장기차입금도 3조5550억원에서 3조7710억원으로 약 2000억원가량 증가했다.

여기에 지난 4월 납부가 유예된 세금도 7월 한꺼번에 납부해야 한다. 구체적인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지만 수천억원 수준으로 추산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세금 납부 규모는 아무리 못해도 1000억원 이상이며 두 달 치를 한꺼번에 내려면 자금 관리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에쓰오일은 올해 20년간 이어오던 중간 배당을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2000년부터 중간 배당 제도를 도입해 기말 배당을 포함해 연 2회 배당을 실시해왔지만 올해 처음으로 중간 배당을 실시하지 않은 것이다.

지난해 에쓰오일이 중간배당을 통해 배당한 총 금액은 116억4200만원이다. 에쓰오일이 현재 보유한 현금이 2조5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아주 큰 규모라고 볼 수는 없는 수준이다. 결과만 놓고 보자면 100억원 수준의 배당을 실시하지 못 할 정도로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고 볼 수 있다.

◇하반기 실적 관건?

물론 에쓰오일은 올 2분기 1분기 대비 실적을 대폭 개선하며 빠른 회복력을 보였다. 매출 규모가 크게 감소하긴 했지만 1조원에 달하던 영업손실을 1600억원 수준으로 줄이는데 성공했다.

재무구조도 소폭이지만 개선됐다. 순차입금이 1조원 넘게 감소하며 자기자본대비 순차입금 비율은 128%에서 105.9%로 22.1% 포인트 떨어졌다.


에쓰오일이 2분기 빠른 회복을 보이면서 관심은 하반기에 쏠리고 있다. 하반기에 얼마나 실적 개선을 이뤄내느냐에 따라 배당금 지급 및 향후 프로젝트 진행에 대한 향방이 결정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에쓰오일은 2023년까지 7조원을 들여 스팀크래커와 올레핀 시설을 구축할 계획을 갖고 있다. 올 1분기 예상 외 손실 탓에 7조원의 프로젝트에 차질이 생기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지만 공식적으로는 프로젝트 진행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계획이 바뀔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것으로 관측된다. 에쓰오일은 이번 2분기 컨퍼런스콜에서 "전반적인 프로젝트 일정에 큰 영향은 없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면서도 "다양한 상황 변화에 따라서 최종 의사 결정이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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