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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오른 공동재보험 시대]자본확충 해결사 될까…초기 시장 방향은국내 첫 도입, 가격 '선례' 없어…원수-재보험사 설계 논의 한창

이은솔 기자/ 진현우 기자공개 2020-08-05 08:32:56

[편집자주]

보험사들이 학수고대했던 공동재보험 시장이 금융위 제도 개편으로 마침내 열렸다. 국내외 재보험사들은 계약 선점을 위한 물밑작업을 하고 있고, 일부 보험사들은 아예 공동재보험사로 전환을 검토하고 있다. 다만 일부에선 만병통치약은 아니란 지적부터 자본확충 부담을 크게 줄여줄 것이라는 기대 등 상반된 해석이 나온다. 공동재보험 도입 방향성과 시장 움직임 전반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3일 07:00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생명보험사들의 이차역마진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공동재보험이 첫 출범을 앞두고 있다. 코리안리와 해외 재보험사들은 고금리 부채를 보유하고 있는 원수보험사들과 상품 설계 논의에 한창이다. 국내에서 공동재보험이 처음 도입되는만큼 초기 시장이 어떻게 형성될지 관심을 끈다.

올 들어 생명보험업계의 최대 화두는 공동재보험 도입이었다. 금융위원회의 제도 개편으로 올해 4월부터 이를 실행할 수 있게 됐다. 저금리 시대 생보사들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문제점인 금리위험을 헤지(hedge)하고 자본확충 부담을 덜 수 있는 하나의 선택지가 더 생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보험료는 위험보험료와 저축보험료를 합한 순보험료와 신계약비 등을 위한 부가보험료로 구성된다. 보험사가 가정한 위험보험료와 실제 지급된 보험금 사이의 차액인 사차익, 고객에게 지급하기로 한 저축보험 환급금과 보험사 운용수익 사이의 이차익, 실제사업비와 예정사업비와의 차이에서 발생하는 비차익이 보험사의 3대 수익원이다.

기준금리가 하락하면서 보험사들은 이차익 부분에서 이익이 아니라 오히려 손실을 보는 이차역마진 현상을 겪고 있다. 과거 금리가 높았을 당시 4~6%에 달하는 높은 예정이율 상품들을 판매했는데, 금리 하락으로 자산운용수익률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게 되자 그 차이(이원차스프레드)에 비례해 손실이 발생하게 됐다.

이차역마진에 따라 예상되는 손실은 책임준비금으로 적립해야 한다. 이 금액은 요구자본에 들어가기 때문에 RBC비율의 하방요인으로 작용한다. 결국 보험사는 미래에 지급해야 할 부채에 대한 부담과 현재의 자본확충비용을 동시에 부담해야 하는 이중고에 시달리게 된다.

이차역마진 문제는 업력이 오래된 생명보험사들은 피할 수 없는 문제다. 대표적으로는 국내 빅3 생보사인 삼성, 한화, 교보생명부터 1990년대 대형 6개사로 불렸던 흥국생명과 ABL생명(과거 제일생명) 등도 해당된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꾸준히 금융당국에 공동재보험 도입을 건의해왔다. 한국보다 저금리 문제를 좀 더 일찍 맞닥뜨린 대만 등 해외에서의 케이스를 차용했다. 다만 금융당국은 보험계약자에 조금이라도 영향이 갈 수 있는 상황을 우려하기 때문에 섣불리 도입하기는 어려웠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올해 초 도입이 결정됐을 때 업계에서는 제도가 조금만 더 빨리 도입됐다면 일부 생보사들의 자본비율이 이렇게 악화되지 않았을 거라는 얘기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기존의 재보험 제도에서 원수보험사는 전체 보험료 중 위험보험료만 재보험사에 출재할 수 있었다. 공동재보험이 도입되면서 원수보험사는 위험보험료 뿐 아니라 저축보험료, 부가보험료도 재보험사에 넘길 수 있게 됐다.

공동재보험 계약을 맺으면 재보험사는 원수보험사의 부채에 대응하는 '재보험 자산'을 만들어 제공한다. 추후 고객에게 지급해야 할 해약환급금을 재보험사가 대신 제공하기로 약속하는 채권이다. 재보험사의 대차대조표에는 원수보험사에서 넘겨받은 책임준비금과 선수수익이 부채로 기록된다.

문제는 공동재보험에 출재하기 위해서 장부가로 기록돼 있는 원수보험사의 부채를 시가로 평가해야 한다는 점이다. 계약 당시의 장부가로 기록된 가격보다 기준금리가 한참 인하된 현재 기준으로 재평가하면 부채의 가격이 훨씬 높아질 수밖에 없다.

보험사들이 IFRS17 도입 연기를 기다리는 것도 부채 시가평가 시기를 최대한 미루기 위해서다. 출재를 위해서는 지금까지는 장부가로 남겨뒀기 때문에 숫자로 보이지 않던 금리위험의 수준이 공개되기 때문에 원수보험사들은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시가평가를 통해 부채 가격이 높아지면서 공동재보험사도 '과도한 수수료'를 받는다는 오해를 사기 쉽다. 원수보험사가 공동재보험사에 지급하는 재보험료는 재보험자산과 선급비용으로 이뤄지는데, 장부가로 계산돼 있던 재보험자산을 시가로 바꾸면서 늘어나는 가격은 이 선급비용 안에 포함된다.

예를 들어 원수보험사가 장부가로 기록해둔 금리 부채가 10억원이고, 이를 시가로 환산한 금액이 20억원, 재보험사가 가져가는 마진이 1억원이라고 가정할 때, 실제로 재보험사에게 떨어지는 몫은 1억원이지만 대차대조표 상 재보험사로 이관되는 금액은 21억원이 된다.

실제로는 선급비용 전체가 재보험사의 마진으로 돌아가는 게 아니라 여기에 일부 마진이 포함되는 것인데, 마치 21억원이라는 큰 비용이 모두 재보험사에게 향하는 것 같은 착시를 준다는 게 재보험사들의 전언이다.

결국 원수보험사와 전업재보험사 양쪽의 관건은 '가격'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국내에서는 금리위험을 출재하는 방식이 처음 도입되는 상황이고, 부채의 기간도 60년 가량으로 길어 리스크의 가치를 산정하는 게 쉽지 않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원수보험사와 전업재보험사들이 상품 설계와 가격을 결정하기 위한 논의에 들어갔을 것"이라며 "보험사들은 그동안 보이지 않았던 미지급금이 재무제표상 부채로 발생하는 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고민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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