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bell

인더스트리

[아시아나항공 M&A]HDC현산, 이사회 설명 없어…산은 '강공'에 고심정 회장, 강원도 모처 휴가지서 대응책 구상

김경태 기자공개 2020-08-05 11:15:31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4일 13:5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HDC현대산업개발이 이사회 구성원에 아시아나항공 M&A에 관한 설명을 멈췄다. 최근 금호산업을 비롯해 채권단 등 매각자 측과 정면으로 부딪치며 상황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어 그만큼 내부의 고민이 깊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사회 구성원에 설명 없어, 내부 고심 방증

HDC현산의 이사회는 올해 상반기에 총 다섯 차례 열렸다. 가장 마지막으로는 6월26일에 개최했다. 당시 의안은 3건이다. 이 중 제3회 '공모 회사채 발행' 의안은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이 있다. 공모채 발행으로 조달하려한 3000억원 중 1600억원을 아시아나항공 신주 취득에 쓰려 했다. 이 때문에 이사회에서 M&A에 관한 설명이 불가피했다.

그 후 상황은 이전보다 긴박하게 돌아갔다. HDC현산은 지난달 금호산업을 비롯한 매각 측과 공문을 주고받으며 대립했다. 재실사 요청과 거부 등 공방이 오갔다. 여기에 말을 아끼던 KDB산업은행도 이달 3일 기자 간담회를 열어 HDC현산의 결단을 촉구하면서 압박했다.

아시아나항공 M&A가 벼랑 끝에 몰린 상황이지만 HDC현산은 이사회를 소집하지 않았다. 이사회 사정에 밝은 관계자에 따르면 6월말 이사회가 개최된 후 별도로 열린 적이 없었다. 최근의 M&A 상황에 대한 설명이나 통보도 없었다는 후문이다. 산은의 간담회가 있었던 3일에도 마찬가지였다.

물론 금호산업이 계약 해제를 통보하는 등 최종적으로 M&A가 무산된다 하더라도 HDC현산 이사회에서 처리할 사항은 아니다. 하지만 아시아나항공 M&A는 HDC그룹의 명운을 건 초대형 경영 이슈다. 이와 관련해 이사회 구성원에도 별도의 언급이 없다는 것은 그만큼 HDC그룹 내부의 고민이 깊다는 방증으로 해석된다.

출처: 현대산업개발

◇'강골' 이동걸 회장의 압박…휴가 떠난 정몽규 회장, 최후 결단 압박

산은은 이달 3일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 온라인 기자 간담회를 열었다. 최대현 부행장이 질의응답에 나서 산은의 입장, M&A 무산 시 계획 등을 밝혔다. HDC현산이 요구한 재실사는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도 설명했다. 간담회 마지막 즈음에는 이동걸 산은 회장도 입장을 밝혔다.

최대한 절제된 표현을 사용했지만 HDC현산을 강하게 압박했다. 인수를 하거나, 포기할 거면 계약금이 반환되는 일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최후의 결단을 요구받으면서 HDC그룹의 고민이 더 깊어졌다는 분석이다.

채권단 사정에 밝은 관계자는 "어제 산은의 발표는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이 아니라 치밀하게 준비됐다"며 "이 회장이 발표자료의 문구 하나하나를 전부 검토했고, 발표 시점까지 진두지휘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플랜 B를 넘어 C, D까지 검토가 끝났기 때문에 이 회장이 전면에 나섰다고 안다"고 덧붙였다.

산은은 아시아나항공 M&A를 하며 법무법인 세종에게 법률자문을 받고 있다. 또 '기업법무 부티크'를 표방하는 법무법인 KL파트너스도 자문을 제공하고 있다. KL파트너스는 세종에서 독립한 김범수, 김준민, 이성훈, 이은녕 변호사가 2015년 11월 설립한 로펌이다. 이번 산은의 발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조력했다고 전해진다.

정몽규 HDC그룹 회장은 현재 휴가 중이다. 그는 매주 화요일 서울 종로구에 있는 대한축구협회로 출근하지만 이날은 나타나지 않았다. 정 회장은 강원도 모처로 휴가를 떠난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휴가에서 복귀한 뒤 HDC그룹에서 입장을 밝힐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HDC그룹 관계자는 "정 회장의 휴가는 개인적인 일정이기 때문에 확인이 어렵다"며 "아시아나항공 M&A와 관련해서는 내부적으로 논의하면서 입장을 정리 중"이라고 말했다.

4일 대한축구협회 본사 정문 전경. 정몽규 회장은 휴가를 떠나 이날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한 협회 직원은 "정 회장이 오늘은 출근하지 않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더벨 서비스 문의

02-724-4102

유료 서비스 안내
주)더벨 주소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41 영풍빌딩 5층, 6층대표/발행인성화용 편집인이진우 등록번호서울아00483
등록년월일2007.12.27 / 제호 : 더벨(thebell) 발행년월일2007.12.30청소년보호관리책임자김용관
문의TEL : 02-724-4100 / FAX : 02-724-4109서비스 문의 및 PC 초기화TEL : 02-724-4102기술 및 장애문의TEL : 02-724-4159

더벨의 모든 기사(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으며, 무단 전재 및 복사와 배포 등을 금지합니다.

copyright ⓒ thebell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