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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보수적 재무 원칙…배터리 예외 없다 [Earnings&Credit]K-배터리 3사 중 커버리지지표 우위…투자 속도 조절, 차입 확대 폭 제어

양정우 기자공개 2020-08-06 12:54:35

이 기사는 2020년 08월 05일 15:49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SDI(AA0)는 'K-배터리' 대표 주자 가운데 유독 투자 노선의 색깔이 다르다. 경쟁사는 막중한 차입 부담을 감수하면서 2차전지에 광폭 투자를 감행하고 있다. 이 설비 경쟁 속에서도 현금창출력을 고려해 투자 속도를 조절하는 신중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올해 2분기 코로나19 여파에도 실적 선방을 거뒀다. 전기차용 2차전지 사업도 이제 흑자 전환을 눈앞에 두고 있다는 평가다. 크레딧업계에선 그보다 투자 지출을 깐깐히 관리하는 재무 전략에 주목하고 있다. 흔들리지 않는 보수적 재무 기조는 신용도에 대한 신뢰를 뒷받침하고 있다.

◇삼성SDI, 코로나19 여파 속 실적 선방…CAPEX 감축, 보수적 재무 기조

삼성SDI는 올해 2분기 매출액(2조5586억원)이 전년보다 6.41% 늘었고 영업이익(1038억원)의 경우 34% 줄었다고 발표했다. 영업이익이 크게 감소했으나 실적 선방으로 여겨지는 건 시장 컨센서스(700억원 안팎)를 웃돌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사태로 스마트폰과 자동차 수요가 줄면서 실적 위축이 예견돼 왔다.

'핫'한 주목을 받은 전기차용 배터리 사업에선 내년 흑자 전환을 목표로 내놨다. 매출 규모는 지난해 60% 이상 확대된 데 이어 올해도 50% 이상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유럽 전기차 지원책과 글로벌 시장 확대에 수혜를 누릴 전망이다. 자본집약적 장치 산업은 외형이 일정 규모를 넘어설 경우 영업레버리지 효과로 수익성이 빠르게 개선된다.

크레딧 리스크 측면에선 자본적지출(CAPEX)의 속도를 조절한 데 이목이 쏠리고 있다. 올해 1분기(3133억원)에 이어 2분기(3229억원)도 CAPEX가 30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1~2분기 각각 5000억원 이상을 투입했을 때보다 40% 가량 줄어든 규모다. 현금창출력이 위축되는 시기에 투자 강행보다 재무 관리쪽으로 힘을 실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의 공격적 투자와 뚜렷하게 구별되는 행보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전기차 시대에 배터리 입지를 강화하고자 재원 투입에 가속 페달을 밟고 있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지난 1분기 사상 최대 적자에도 CAPEX를 오히려 늘리는 강수를 뒀다. 당장 조 단위 차입 부담을 떠안더라도 중장기적으로 거둘 결실이 더 클 것으로 여기고 있다.

반면 삼성SDI는 투자 행보의 과속을 경계하고 있다. 2차전지가 미래 먹거리이지만 수익성에 무게를 싣는 보수적 재무 기조를 고수하고 있다. 배터리 타깃 지역도 중국과 유럽으로 범위를 좁혀 실속을 챙긴다는 전략을 갖고 있다. 다만 투자 규모가 통제되는 만큼 생산능력의 확충 속도도 조절될 수밖에 없다.

◇K-배터리 군비 경쟁, 속도 조절 '마이웨이'…재무건전성 우위, 신용도 지지

몰론 삼성SDI도 2차전지에 신규 투자를 벌인 만큼 재무적 버퍼를 서서히 소진해 왔다. 2016년 말까지 순현금 기조를 유지했으나 지난해 말 순차입금 규모가 2조원을 넘어섰다. 보수적 재무 정책을 갖고 있어도 신성장동력의 필수 투자를 감내해야 했다.

하지만 그 와중에도 신중한 투자 행보로 우월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고 있다. 차입 커버리지지표(순차입금/EBITDA)가 꾸준히 상승했지만 아직 신용등급 하향 요건(2.5배)과 거리감이 있다. 재무 부담의 확대 폭을 제어한 결과다. LG화학과 SK이노베이션은 커버리지 지표가 이미 등급 하향 트리거를 충족하고 있다.

K-배터리 3사가 모두 수년 째 재무 부담이 확대됐다. 그러나 LG화학, SK이노베이션과 비교하면 삼성SDI의 속도 조절 의지가 명확하게 드러난다. 2017년 3사의 순차입금/EBITDA 지표는 모두 0.1~0.3배 수준이었다. 2차전지 투자 속 2년이 흐른 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의 지표는 각각 3.1배, 2.4배로 껑충 뛰었고 삼성SDI는 그보다 낮은 1.8배로 집계됐다.


경쟁사를 웃도는 재무건전성은 올해도 여전하다. 삼성SDI의 올해 1분기 순차입금/EBITDA는 2.1배(연환산)를 기록해 K-배터리 라이벌(LG화학 2.9배, SK이노베이션 마이너스 수치)보다 우수한 수준을 고수하고 있다.

보수적 재무 기조는 부채상환능력 측면에서 대외 신인도를 지지한다. 크레딧업계가 미래 현금창출력과 자본적지출을 기반으로 신용도를 전망할 때 신뢰를 줄 수 있는 대목이다. K-배터리 3사의 군비 경쟁 속에서 삼성SDI의 등급 하향 압박이 가장 덜한 결과로 이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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