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人사이드]KB의 SK㈜ 지분 적기 매도…이환주 CFO '숨은 공신'SK바이오팜 상장 맞춰 주가 '고점' 판단, 지분 처분 주도적 결정
손현지 기자공개 2020-08-12 08:13:4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1일 08:26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KB국민은행이 9년여간 매각 기회를 엿보고 있던 SK㈜ 지분을 전량 처분하는데 성공하면서 주목받고 있다. 특히 SK바이오팜의 상장 수혜에 맞춰 '고점'에 주식을 매각한 덕분에 5000억원의 현금성자산 실탄 마련과 BIS비율 제고 등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렸다는 평가다. 이를 이끈 장본인은 이환주 부행장(CFO, 사진)이다.이 부행장은 그간 국민은행의 영업점과 본점을 오가며 고객관리 업무를 도맡아온 인물이다. 2010년 경영관리부장을 지낸 뒤 인천·스타타워 지점 등을 거쳤다. 2016년부터는 외환사업본부장을 지내면서 글로벌 금융사와 활발히 협약을 맺었고 해외여행 관련 다양한 신사업을 추진하기도 했다.
2018년에는 개인고객그룹(상무)을 이끌며 획기적인 금융상품 개발에 주력했다. ESG기조에 발맞춰 환경을 중시한 'KB맑은하늘 금융상품' 부터 20~30대 젊은 고객 유치에 일조한 KB국민은행 'KB X BTS적금'까지 다양한 시도를 감행했다. 특히 'KB X BTS적금'은 광범위한 팬들을 보유한 방탄소년단(BTS)을 활용한 마케팅으로 흥행몰이를 해 2탄 시리즈로 신상품이 출시되기도 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이 부행장은 영업점과 마케팅 분야 전반에서 역량을 쌓아온 인물"이라며 "글로벌, 환경, Z세대 등 최신 다방면 트렌드에 밝고 아이디어도 많아 이를 기반으로 고객기반을 확대하는데 일조했다"고 설명했다.
이 부행장은 작년 개인고객그룹 전무로 승진한 뒤 올해 부행장으로 승진했다. 특히 올해부터 국민은행 경영기획그룹의 '키'를 쥐었다. CFO로서 재무와 회계 관리 뿐 아니라 IR을 도맡으며 전반적인 살림살이를 담당하는 새로운 임무를 도맡게 된 것이다.
그는 CFO를 맡은 뒤 SK주식 매각으로 또 한번 능력을 인정 받았다. KB국민은행은 상장을 앞둔 SK바이오팜 일반투자자 공모주 청약이 흥행하자 SK㈜ 주식을 전량 팔았고 이를 주도적으로 결정한 게 바로 이 CFO였다. SK㈜는 SK바이오팜의 지분을 75% 보유한 모회사다.
당시 SK 주가는 최고가인 33만2000원까지 뛴 상태였다. 주식 최초 취득 시기인 2011년 10만원선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상승 폭이 약 2배에 달했다.
국민은행의 SK㈜ 주식 매수는 2011년 당시 윤종규 KB금융 회장이 CFO였던 시절에 얻어낸 결실이다. 당시 지주사 설립과정에서 자사주를 매각해야 했고 SK텔레콤이 보유하고 있던 SK C&C 자사주와 맞교환 했다.
그 뒤 내부적으로는 SK㈜ 지분 매각에 대해 꾸준히 논의해왔다. 2015년 이사회에서도 분할 매각을 결정했으며 새회계기준인 IFRS9이 도입되기 직전인 2017년까지도 매각 논의를 한창 벌였다.
2018년 SK㈜ 측이 KB금융 주식을 모두 매각하면서 상황이 급진전 됐다. 국민은행도 투자 목적이 아닌 스왑 형태로 취득한 지분인 만큼 빠른 시일 내에 매각을 추진키로 하고 꾸준히 시장 모니터링에 나섰다.
다만 국민은행은 쉽사리 SK㈜ 매도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주가 상승폭이 크지 않아 차익을 남기기 애매했기 때문이다. 투자 목적이 아니어서 회계상에서도 당기손익-공정가치측정자산(FVPL)으로 분류하지 않았다. 오히려 손익계산서에 인식되지 않는 기타포괄손익으로 계상했다. 기타포괄손익으로 잡히기 때문에 매각시 자본이 늘어나는 효과가 있다. 즉 순익이 아니라 자본 안전성을 중시한 셈이다.
이번 매각건이 주목을 받는건 9년간 장기투자 과정에서 이만한 매도 적기가 없었다는 점 때문이다. 2000억원을 투자해 5000억원에 매도하며 차익을 대거 남겼다. 과거 SK㈜가 KB금융 주식을 1800억원에 매도했던 것과 대비된다.
특히 지분 전량 매각인 만큼 외국계 투자자를 찾는 게 관건이었는데 이 부행장이 이를 주도적으로 성사시킨 것으로 전해졌다. 이 부행장이 외환사업본부를 거치며 다져온 해외 투자자 네트워크가 빛을 발했다는 평이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국민은행은 SK주식 매각으로 150%의 차익을 실현했다"며 "시장의 흐름을 정확히 읽은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관련기사
best clicks
최신뉴스 in 파이낸스
-
- KB금융, 리딩금융의 품격 ‘주주환원’ 새 패러다임 제시
- [보험경영분석]ABL생명, 투자부문 금리효과에 흑자…진짜는 '회계효과'
- [여전사경영분석]JB우리캐피탈, 고수익 자산 중심 포트폴리오 개편 지속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에이스손보, 지급여력비율 개선의 이면 '계약감소'
- [보험 패러다임 시프트]IFRS17에 바뀐 경영전략…'퍼스트 무버' 총력전
- [보험사 해외사업 점검]삼성생명, 성장 느린 태국법인…자산운용 투자 '속도'
- [2금융권 연체 리스크]현대카드, 최상위 건전성 지표…현금서비스·리볼빙 주의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DB손보, 새 제도 도입 후 계약부채 확 줄었다
- [보험사 IFRS17 조기도입 명암]AIG손보, 장기보험 비중확대 전략의 양면성
- [금융지주 해외은행 실적 점검]대구은행 캄보디아 법인, 법률 리스크 딛고 '성장일로'
손현지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Market Watch]증권채 투심 개선...A급 증권사는 여전히 '신중모드'
- [Market Watch]리테일 노린다...부산은행·JB금융 '월이자 코코본드'
- [CFO 워치]NH증권 윤병운표 '파격인사', CFO 첫 외부영입
- KT&G, '반ESG 정서' 마케팅으로 만회했다
- [IB 풍향계]DN솔루션즈, 급한 불 껐다…상장 일정 '속도조절'
- [Market Watch]'금리매력' A급 훈풍?…옥석가리기 '본격화'
- [IB 풍향계]두산그룹 하반기 추가조달 가능성에 IB들 '기웃'
- '현금 풍부' LG전자, 공모채 패싱할까
- [IB 풍향계]'크레딧물 희소성' AA 등급 흥행지속…IB 세일즈 박차
- 폭스바겐파이낸셜, '첫 파트너' 신한증권 세일즈 덕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