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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감원, 라임 판매사 'CEO 압박 카드' 왜 꺼냈나 당국 규제수위 '최고점'..판매사 책임론 더 부각

허인혜 기자공개 2020-08-12 08:07:44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1일 07:3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금융당국의 라임자산운용 펀드 판매사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불완전판매 제재에서 선제적 배상안으로 이어진 규제가 대표이사 징계로까지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판매사 대표이사 '줄사퇴'를 압박해 판매사 책임론을 더 부각시키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라임 펀드 전액 배상안도 금감원의 의도대로 결론이 날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이 라임 펀드 판매사에게 내부통제 규정 위반 의견서를 요구하며 내달 발표하는 라임 펀드 판매사 제재안에 대표이사 징계가 포함되리라는 전망이 나온다. 선진국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DLF) 판매사였던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같은 근거로 대표이사 중징계를 받은 바 있다.

◇불완전판매→CEO 중징계…금감원, '전액 배상안' 강조하나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금융감독원은 최근 복수의 라임운용 펀드 판매사들에게 금융회사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 내부통제 표준 규정 위반에 대한 의견서를 요구했다. 9월 금감원 제재심의위원회 징계가 예고된 증권사들이 우선적으로 의견서 제출 지시를 받았다. 금감원은 이들 판매사가 내부통제 표준 규정을 어겼다고 봤다. 대표이사와 준법감시인도 내부통제 기준에 따라 펀드 판매 의사결정에 신중했어야 하지만 그렇지 못했다는 판단이다.

금융당국의 압박 수위가 전례없이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불완전판매에서 선제적 보상안과 전액배상으로, CEO 징계까지 이어지고 있다. 판매사 압박 수위를 높여 배상안을 이끌어내려는 복안으로 풀이된다.

금감원은 처음 불거진 대형 펀드사고에는 불완전판매 잣대를 댔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판매한 선진국 금리연계형 파생결합펀드(DLF)가 대규모 손실을 낳자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펀드 설명을 소홀히 했다며 불완전판매를 결론지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각각 6개월 일부 영업정지 처분을 받았다.

이후 선제적 보상안 권고로 입장이 변했다. 불완전판매보다 선제적 보상안의 사고해결 시간이 짧아서다. 불완전판매는 판매사의 일부 책임만 인정한다. 판매 상품의 검수 등보다 판매를 하는 과정에서의 문제점을 지적하는 셈이다. 불완전판매가 개인 고객에게 이뤄지기 때문에 시시비비를 따지는 데에 긴 시간이 소요된다. 반면 선제적 보상안은 판매사가 일단 투자금을 돌려주고 판매사 주도로 투자금을 회수해 투자자 보상 시간도 빠르고 당국의 부담감도 적다.

라임운용 펀드 4종은 판매사가 전액 배상하라는 결론을 내렸다.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펀드부터는 아예 투자 대상이 달라 사기에 해당한다는 설명이다. 배상 능력이 없는 라임운용 대신 판매사가 우선적으로 보상하고 판매사들은 가교 운용사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하라는 방침이었다.

내부통제 규정 위반으로 방향타가 틀어지며 CEO 징계까지 거론된다. CEO 징계는 판매사로부터 가장 즉각적인 반응을 끌어낼 수 있는 규제다. 기관제재도 뼈아프지만 실질적 '아킬레스건'은 대표이사 징계라서다.

대표이사 징계가 이뤄지면 눈치싸움 중인 라임 펀드 전액 배상안에서도 금감원이 이길 가능성이 높다. 금감원은 지난달 2018년 11월 이후 판매된 라임운용 펀드 투자금을 전액 배상하라는 분쟁조정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등 판매사들은 이사회를 통해 한 차례의 지급결정 연기를 요청했다. 금감원의 결정을 판매사들이 즉각 수용하기보다 유보한 셈이어서 금융당국의 체면에도 구김이 갔다는 평이 나왔다.


◇대표이사 중징계 '연임 불가'..판매사 "우리·하나 선례 부담"

대표이사 중징계는 사퇴 압박으로 이어질 수 있다. 징계에 따라 연임이 불가능해져서다. 사실상의 시한부 선고다.

선례로 올해 초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이 DLF 대규모 손실과 관련해 내부통제 규정을 위반했다며 CEO 중징계를 받았다. 우리금융지주 회장 겸 우리은행장, 하나금융 부회장(DLF 사태 당시 하나은행장)이 문책경고를 받으며 연임에 빨간불이 켜졌다.

우리금융 회장과 하나금융 부회장은 징계에 불복해 징계 취소 행정소송과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금감원을 상대로 낸 소송은 내달 열린다. 소송으로 징계가 정지되며 연임에 성공했지만 재판 부담이 남았다. 무탈한 연임을 예상했던 두 은행은 CEO 중징계로 앞으로의 경영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졌다.

9월 징계를 앞둔 신한금융투자와 대신증권, KB증권 등 증권사 대표이사 운명에도 관심이 쏠린다. 박정림·김성현 KB증권 각자대표는 2019년 1월 신임대표가 됐다. 신임대표의 임기는 2년으로 5개월이 채 남지 않았다. 신한금융투자는 이영창 대표가 지난 3월 취임했다. 오익근 대신증권 대표이사도 같은 시기 대표이사에 올랐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증권사는 은행과 달리 내부통제 규정에 저촉되는 부분이 적다. CEO 징계는 과도한 처분"이라고 답했다. 다만 "당국이 1년 사이 판매사 규제 강도를 높여온 데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의 선례가 있다는 점은 부담스럽다"며 "내부통제 기준 위반 의견서를 제출하라고 한 만큼 금융당국은 이미 판매사가 규정을 위반했다는 입장이라 CEO 징계가 내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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