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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업 넥스트 오너십]'교과서 1위' 천재교육, 오너2세도 불러들인 성장성①'최정민 체제' 2년…스마트러닝 '밀크티'로 디지털 전환 속도

정미형 기자공개 2020-08-14 08:17:47

[편집자주]

국내 학습지 돌풍을 일으키며 성장한 교육기업들이 1세대에서 2세대로 넘어가는 과도기에 진입했다. 교육열풍에 힘입어 조단위 그룹으로 성장한 데 따라 승계 작업이 녹록치 않다. 사양산업으로 전락한 학습지 대신 신성장 사업을 찾아야 한다는 임무도 2세대들에게 부담이 되고 있다. 국내 선두 교육기업들의 지배구조 및 승계 현황 등을 더벨이 살펴봤다.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1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해법수학’은 ‘수학의 정석’과 수학 학습의 쌍벽을 이룬 참고서다. 창업주인 최용준 천재교육 전 회장이 수학교육과를 나온 전공과 강사 경력을 살려 발간한 해법수학이 대박이 나면서 지금의 천재교육을 일궈냈다.

해법수학은 해법시리즈로 살아남아 인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 외에도 해결의 법칙, 고등 셀파, 수학의 힘 등의 참고서 시리즈와 천재교육 교과서 등을 통해 연간 3500여종에 이르는 유아동·초·중·고 학습 교재를 발간하고 있다.

최근에는 교육에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한 에듀테크 바람이 불면서 천재교육도 학습기기를 활용한 스마트러닝과 에듀테크 시장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다만 에듀테크 사업이 개발비 부담이 적지 않은 교과서 사업으로 인한 들쭉날쭉한 실적 편차를 보완해줄 대안이 될지는 미지수다.

◇참고서부터 교과서, 에듀테크까지 '안정적 궤도'

천재교육은 1981년 도서출판 천재교육으로 설립돼 그해 11월 해법수학 시리즈를 선보였다. 당시만 하더라도 동아와 교학사가 교육·출판시장을 주름잡을 때였다. 최 전 회장은 해법시리즈와 1000제 시리즈로 정면 승부에 나섰고 시리즈들이 큰 인기를 끌며 참고서 시장에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1989년 뛰어든 교과서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냈다. 제5차 교육과정 검정교과서를 시작으로 제6차, 제7차 국정·검정·인정 교과서 등을 개발, 발행했다. 이후에도 개정 교육과정에 맞춰 교과서 사업을 강화해 나갔다. 정부의 교과서 경쟁력 강화에 따른 검정·인정 교과서 위주의 전환이 천재교육에 기회가 됐다. 민간 교과서 시장이 지속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교과서 사업 전망은 긍정적이다.


특히 교과서 사업은 천재교육의 안정적인 수익원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지속적인 학령인구(6~21세) 감소와 경기 악화로 학습지 업체나 종합교육 출판 업체는 부진을 피해 가지 못했지만, 전통적인 교과서 업체들은 교과서 매출 덕에 안정적인 실적 성장세를 유지할 수 있었다. 천재교육은 현재 교과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유지하고 있다.

천재교육은 업계에서도 발 빠르게 에듀테크 사업에 뛰어든 기업 중 한 곳이다. 천재교육은 자회사인 천재교과서를 통해 2015년 스마트 러닝 학습인 ‘밀크티’를 출시한 이후 업계 최초로 에듀테크센터를 세웠다. 이후 스타트업 엑셀러레이터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AI 기술에 기반한 ‘내전석(내 아이 전국석차), ‘닥터매쓰’ 등의 서비스를 선보였다.

업계 관계자는 “천재교육은 역사가 오래된 만큼 초등교과서에서는 신뢰받는 브랜드로 정평 나 있다”며 “교과서 메리트 덕에 스마트러닝이나 에듀테크 쪽에서도 초등학생 학부모들 사이에서 선호하는 편”이라고 말했다.

◇오너2세 시대 개막…'개발비' 부담은 지속

천재교육은 현재 오너 2세 체제에 돌입한 상태다. 최 전 회장의 장남인 최정민 회장이 2년째 천재교육을 이끌고 있다. 특이한 점은 경영 수업이 오너 2세의 학업 종료 시점과 맞물려 이뤄지는 게 보통이라면 천재교육은 최 회장이 40대에 들어서야 뒤늦게 이뤄졌다는 점이다.

최 회장은 2012년 말 경영기획본부장으로 경영 현장에 뛰어들었다. 이미 안정 궤도에 오른 사업체를 물려받을 누군가가 필요했고 최 회장도 더는 경영 승계를 늦출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최 회장의 이력은 다소 특이하다. 가톨릭 의대와 대학원 졸업 후 의사로 활동해왔다. 서울성모병원에서 인턴, 레지던트를 마치고 2007년에는 서울에서 피부과를 운영하기도 했다. 피부과 개원 전에는 승계를 의식한 듯 미국 MBA 유학길에 오르기도 했다.

최 회장이 천재교육에 본격 합류해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한 시점은 2012년 말이지만, 승계 바탕은 이전부터 밑바탕을 그려왔다. 2004년 6월 누나인 최유정 씨와 각각 지분 60%, 40%로 천재교육의 관계사인 천재상사를 설립했고, 2012년 4월에는 도서·출판업과 도소매업을 목적으로 하는 천재인터내셔널을 설립해 2세 경영 드라이브를 걸었다.

최용준 천재교육 창업주(좌)와 그의 장남인 최정민 천재교육 회장(우)

최 회장은 입사 6년 뒤인 2018년 6월 아버지인 최 전 회장으로부터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지난해가 회장으로서 온전한 첫 연간 성적표를 받았던 해로 괄목할만한 실적 성장을 기록했다. 천재교육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306억원, 영업이익 6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동기대비 각각 18.2%, 77.5% 성장했다.

다만 이는 체질 개선이나 매출 증가에 따른 수익 증가라기보다는 개발비가 2017년과 2018년에 선반영된 영향이 더욱 크다. 따라서 향후 교과서 개발에 다시 착수할 경우 관련 개발비로 인해 수익성이 다시 악화될 가능성이 적지 않다.

이에 천재교육은 개발비가 많이 드는 교과서 사업보다는 미래 성장 동력이 될 에듀테크에 방점을 찍고 있다. 최 회장은 올해 AI와 빅데이터 분석, 디지털 전환을 더욱 적극적으로 도입해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천재교육 관계자는 “학령인구의 변화 및 교육 과정의 변화 등에 따라서 교과서, 참고서 시장은 계속 변화를 겪고 있고 이에 따라 매출 역시 변하고 있다”며 “교육과정 개편 시 발생하는 개발비 증가와도 관련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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