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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HAAH', 쌍용차 인수 실현 가능성 있을까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 대규모 투자능력 의문…중국 체리차, 제3의 투자자로 등장?

김경태 기자공개 2020-08-14 09:15:13

이 기사는 2020년 08월 12일 15:5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미국 자동차 유통사인 HAAH오토모티브홀딩스(automotive holdings)가 쌍용자동차의 새로운 투자자로 거론되고 있다. 다만 HAAH의 기업 규모를 고려할 때 대규모 투자를 책임지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 때문에 HAAH와 관계가 있는 중국 체리자동차(奇瑞汽车·Chery Automobile)가 실질적인 투자자로 등장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업계에서는 체리차가 자금력이 있지만 경영능력이 문제가 될 것으로 분석한다.

◇HAAH, 쌍용차 실사 관측…중국 자동차 유통 등 아시아 브랜드 관심

마힌드라(mahindra&mahindra)는 쌍용차의 새 투자자를 물색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중국의 지리차와 비야디(BYD), 베트남 빈그룹 산하 빈패스트(VinFast) 등이 거론됐다. 최근 미국 업체인 HAAH가 쌍용차에 투자를 검토하기 위해 실사를 했다는 관측이 제기되면서 관심이 모였다.

쌍용차 관계자는 "HAAH가 실사하려면 해외에서 들어와 2주간 격리해야 했을 텐데 실사가 이뤄졌는지 모르겠다"며 "올해 7월 매각주관사가 평택공장을 방문하기는 했다"고 말했다.

출처: 홈페이지
HAAH는 미국 캘리포니아 어바인에 근거지를 둔 자동차 유통 스타트업이다. 창업주인 듀크 헤일 회장(사진)이 이끌고 있다. 그는 재규어랜드로버에서 영업을 맡았고, 볼보에서 부사장을 역임하기도 했다. 자동차 유통사업에서만 35년 이상의 경력을 보유한 전문가로 알려졌다.

헤일 회장은 설립 초기부터 미국에 진출하려는 해외 완성차업체와의 거래에 집중하는 사업을 구상했다. 특히 앞으로 중국 완성차의 해외 진출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 북미시장에 유통하는 것을 추진했다. 그는 2018년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중국 브랜드들이 적정한 가격의 차량과 전기차로 북미 소비자들의 관심을 얻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HAAH가 해외 자동차 브랜드를 북미시장에 선보이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어 쌍용차의 가능성을 보고 관심을 드러냈다는 분석이 나온다.

쌍용차는 2015년부터 내수 판매량이 수출량을 앞서기 시작했고, 올해 들어서도 해외 판매가 위축된 상황이다. 다만 코로나19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유럽연합(EU)와 아프리카, 아시아 등에 수출을 이어갔다. 북미시장에선 SUV, 픽업트럭이 소비자들의 인기를 끈다. 쌍용차가 강점이 있는 차종인 만큼 HAAH가 주목했다는 관측이다.

◇HAAH 협력 관계 '체리차', 자금력 있지만…경영 능력 관건

HAAH는 2014년 설립된 스타트업으로 기업 규모가 아직 크지 않다. 홈페이지에도 실적과 재무 상황을 밝히는 자료를 올리지 않았다. 미국 기업정보데이터업체 등에 따르면 HAAH의 최근 사업연도 매출(Revenue)은 2000만달러(약 230억원) 수준이다. 올해 들어서는 코로나19로 인해 분기당 200만달러(약23억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초 마힌드라는 쌍용차의 정상화를 위해 향후 3년간 5000억원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HAAH의 기업 규모를 고려할 때 홀로 쌍용차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고, 정상화를 위한 자금 투입이 힘에 부칠 것으로 분석된다.

이 때문에 HAAH와 관계가 있는 중국 체리차가 실질적으로 쌍용차에 투자하는 구조가 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체리차는 HAAH의 지분을 일부 보유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또 HAAH가 체리차의 자동차를 미국 시장에 유통을 추진하는 등 긴밀한 관계다.

앞서 마힌드라가 쌍용차의 새로운 투자자를 구한다고 공언했을 때부터 시장에서는 중국 완성차업체가 후보군으로 꾸준히 거론됐다. 지리차, BYD가 언급되기도 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두 기업의 투자 가능성이 낮다고 봤다. 지리차는 볼보에, BYD는 전기차에 집중하는 것이 낫다고 보기 때문이다.

지리차와 BYD보다는 국내에 덜 알려진 제3의 업체가 관심을 가질만 하다는 분석이 나왔다. 체리차도 후보군으로 이름이 오르내렸다. 체리차는 중국의 5대 완성차업체다. 안후이성 및 같은 성에 있는 우후시 정부의 출자로 설립됐다.

중국 완성차에 밝은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체리차는 사실상 국영기업으로 쌍용차의 정상화에 필요한 자금을 투입할 여력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다만 경영 능력이 문제"라고 말했다.

체리차가 자금 동원력이 있더라도, 상하이차(上汽集团·SAIC)의 전례를 상기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상하이차는 체리차와 마찬가지로 중국 5대 완성차 중 하나다. 2004년 쌍용차를 인수했지만 '먹튀' 논란이 불거졌고 국내에서 중국 완성차에 대한 인식이 나빠지는 계기가 됐다.

하지만 마힌드라가 발을 빼는 상황에서 쌍용차가 새로운 투자자를 구하지 못하면 생존을 담보하기 어렵다는 문제가 있다. KDB산업은행 등 채권단, 금융당국에서도 현재 상태로는 쌍용차에 추가 지원을 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투자자 유치, 산업은행 등 정부당국의 지원 여부와 관련해 의견을 밝히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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