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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철민의 Money-Flix]포레스트 검프는 애플 주식에 투자해 진짜 70만배 차익을 실현했을까애플 시가 총액 2조 달러 돌파가 전문 투자자들에게 던져준 숙제

이철민 VIG파트너스 대표공개 2020-09-03 11:18:26

[편집자주]

많은 영화와 TV 드라마들이 금융과 투자를 소재로 다룬다. 하지만 그 배경과 함의를 파악하기란 쉽지 않다. '알고 보면 더 재미있다'는 참인 명제다. 머니플릭스(Money-Flix)는 전략 컨설팅 업계를 거쳐 현재 사모투자업계에서 맹활약 중인 필자가 작품 뒤에 가려진 뒷이야기들을 찾아내 쉽고 재미있게 전달하려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3일 11:1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94년 개봉된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검프(톰 행크스 분)는 새우요리 전문점을 열어 번 돈을 자신의 멘토인 댄 중위에게 맡긴다. 검프가 그 돈이 '과일 회사'에 투자되어 이제 돈 걱정은 할 필요가 없게 되었다고 말하는 장면은, 애플의 CFO가 투자자들에게 보낸 편지를 검프가 꺼내 읽어 보는 회상 장면으로 이어진다. 그 편지의 내용을 조금 의역하면 다음과 같다.

"투자자 여러분, 저희 회사를 믿어주신 점 감사 드립니다. (중략) 여러분이 가진 통찰, 선견지명 그리고 무엇보다 돈이 이 작은 회사가 컴퓨터 산업을 주도할 수 있게 만들어 주었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 여러분은 현대 금융 역사상 가장 놀라운 투자 수익으로 보상받았습니다. (중략) 저희는 앞으로 지속적으로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이 장면은 그 뒤로 영화의 역사상 가장 오랫동안 회자되는 장면 중 하나가 됐다. 영화가 개봉됐던 1994년에라도 애플의 주식을 사서 지금까지 보유했었으면 어땠을까 하는 가정을 수많은 언론에서 끊임없이 다뤄왔기 때문이다. 1976년 창업 이후 1994년을 거쳐 지금까지 44년 동안 애플의 주식가치가 천문학적으로 상승했기에 벌어지는 일이다.

현재 진행형인 애플 주식가치 상승의 역사는 1977년 잡스와 워즈니악 등 창업자들이 몇 군데 벤쳐캐피탈들에게 15%의 지분을 발행해 50만 달러를 유치하면서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영화 속 검프의 투자금도 아마 그 중 일부였을 것이다. 이를 통해 100% 기준 333만 달러가 된 애플의 주식가치는, 1980년 12월 12일 상장 첫날 종가 기준으로 22억 달러로 급등한다.

14년이 지나 미국에서 <포레스트 검프>가 개봉된 1994년 7월 6일까지 애플의 주식가치는 40억 달러로 약 두 배 정도 성장하는데 그친다. 1985년 스티브 잡스가 떠나고 ‘한물간’ 회사로 여겨지면서 주식시장에서도 대중의 시각에서도 멀어진 시기였다. 영화에 등장한 검프의 애플 주식 투자 에피소드가 당시엔 별다른 주목을 끌지 못한 이유다.

그러다 주식가치의 드라마틱한 상승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것은 12년간 회사를 떠났던 스티브 잡스가 돌아온 1997년 이후였다. 1999년 100억 달러, 2005년 500억 달러, 2007년 1000억 달러, 2014년 5000억 달러를 돌파하고, 꿈의 가치라는 1조 달러를 달성했던 것이 2018년 8월이었다. 그리고 지난 8월20일 무려 2조 달러를 넘어선 시가총액은 9월 3일 현재 약 2조2000억 달러를 넘어섰다.

만약 검프가 첫 외부 투자자들과 함께 1978년쯤 10만 달러(약 1억 2000만원)을 투자해 계속 보유하고 있었다면, 그 가치는 현재 690억 달러(약 80조원)이 되어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더 놀라운 것은 개봉 날 <포레스트 검프>를 본 관객이 감흥을 받아 주식을 샀다 해도, 무려 580배 정도가 뛰었을 것이라는 사실이다. 물론 당시 애플은 투자 매력도가 매우 낮은 회사였지만 말이다.

영화 <포레스트 검프>에서 주인공 검프가 애플에서 보내온 우편물을 읽는 장면

그런데 이런 생각을 아무리 해봐야 쓸모가 없다는 것은 변하지 않는 사실이다. 애플의 주식을 그 오래 전에 사서 아직까지 보유한 투자자란 존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워렌 버핏 마저 ‘그 기업의 10년 후 모습을 상상하기 쉬워야 한다’는 철학에 기반해 애플을 철저히 외면하다, 2016년 5월이 되어서야 처음 투자를 집행했을 정도다.

그보단 실물과 경제는 물론 보건 위기까지 한꺼번에 몰려온 사상 최악의 상황에서 미국의 애플과 테슬라, 한국의 네이버와 카카오 그리고 중국의 알리바바와 텐센트 등으로 대표되는 이른바 테크 자이언트들이 전세계 주식 시장을 주도하는 상황을 유심히 살펴봐야 한다. 그리고 이를 기반으로 산업 전반의 변화에 대한 중장기적인 시각 정립이 필요해 보인다.

이를 위해 현재의 상황을 주도해온 세력이 전문 투자자들이 아니었다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 스스로를 동학 개미 혹은 로빈후드라 부르길 주저하지 않는 다수의 20~40대의 젊은이들이 위기의 초반부터 과감하게 테크 자이언트들의 주식을 매입했기 때문이다. 과열된 시장에 뒤늦게 뛰어 들어 버블 붕괴의 희생양이 되곤 했던 과거와는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따라서 그들이 무엇을 보고 느꼈기에 테크 자이언트들의 손을 들어주고 있는지에 대한 심도 깊은 이해는 분명 산업 전반의 변화 방향을 도출하는 가이드라인이 되어 줄 것이다. 물론 많은 이들을 당황하게 만들었던 틱톡의 폭발적 인기 사례에서 보듯이, 그 이해의 과정 자체부터 쉬울 가능성은 전혀 없지만 말이다.

- <포레스트 검프> 중 애플 투자 관련 장면: https://www.youtube.com/watch?v=lUpP1Zb5Lbo
- <포레스트 검프>는 넷플릭스 또는 왓챠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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