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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GB금융, 회장-행장 분리체제 시대 개막 조직안정화,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 '긍정적'…역할 분담, 그룹 경쟁력 'UP'

김현정 기자공개 2020-09-04 07:39:39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3일 20: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 금융지주사 중 유일하게 회장·행장 겸직체제를 유지했던 DGB금융지주가 분리체제 막을 올렸다. 김태오 회장 선임 후 2년여가 지나 조직 안정화와 지배구조 투명성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는 평가다.

임성훈 신임 행장이 취임하면 김 회장은 DGB금융을 종합금융그룹으로 도약시키는 '큰 그림'을 그리는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임 신임 행장은 코로나 사태 및 저금리 시대 속 은행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힘을 기울일 전망이다.

◇지주사 체제 출범 후 첫 분리 행장 탄생

DGB지주는 2011년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이후 줄곧 회장·행장 겸직체제를 유지해왔다. 하춘수 전 회장이 행장직을 겸직한데 이어 박인규 전 회장도 겸직체제를 이어왔다.

DGB금융이 2~3년 전 비자금 및 채용비리 문제로 내홍을 겪었던 배경에는 제왕적 지배구조로 대표되는 ‘겸직체제’가 자리잡고 있다는 지적이 거셌다. 지주사 회장과 은행장을 겸직한 최고경영자에게 지나치게 무게중심이 쏠리면서 내부 비리를 차단하지 못해 경영 불투명이 야기됐기 때문이었다.

2018년 5월 김태오 회장이 선임된 뒤 회장·행장을 분리하려 했으나 2019년 1월부터 2년 동안 김 회장이 한시적으로 행장을 겸임키로 했다. 과거와 단절, 책임경영이라는 대의 기준을 충족할 만한 은행장 후보자를 찾는 데 실패했기 때문이었다.

이후 DGB금융은 지배구조 선진화를 위해 장장 1년7개월 여간 스케줄로 차기 대구은행장 선임 육성·승계 프로그램을 꾸렸다. 김 회장은 한시적 은행장 겸직 기간 중 "가장 중요한 업무는 체계적이고 투명한 프로그램을 통해 모두가 환영하는 은행장을 선임하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DGB금융은 GE,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IBM 등 세계 유수의 기업의 CEO육성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고 여기에 DGB금융만의 고유한 기업문화까지 접목해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외부 전문기관의 검증 및 각 분야별 외부 전문가들의 평가, 내부 이사진 평가 등 다양한 검증의 절차를 걸쳤다.

단순히 승계 프로그램 뿐 아니라 내부 조직문화도 2~3년 전과 비교해 크게 변화시켰다. DGB금융은 오랜 시간 조직문화로 자리했던 제왕적 지배구조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사회 운영의 객관성과 공정성을 대폭 강화해왔다.

사외이사로 선임되기 위해서는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인선자문위원회의 검증을 거치도록 하고, 연임 시에는 외부기관 평가를 의무화했다. 내부 추천으로만 충원하던 사외이사 후보군도 서치펌과 주주 추천으로까지 확대해 선별했다. 올 3월에는 DGB금융 첫 주주추천 사외이사가 탄생하기도 했다.

DGB금융 관계자는 “최근 2년여동안 끝날 것 같지 않았던 지난 조직혼란이 수습되고 파벌 중심 경영이 근절됐다”며 “무리 없이 새 행장을 맞이할 수 있게 된 환경이 조성된 셈”이라고 말했다.

◇김태오-임성훈 '투톱' 역할분담…DGB그룹 경쟁력 제고

김 회장이 행장직을 내려놓으면서 10월부터는 지주 회장 역할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남은 임기 동안 DGB금융의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도약과 기업가치 제고에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DGB금융은 올 상반기 코로나19·경기 악화·저금리 등 3중고 속에서 계열사 덕을 톡톡히 봤다. 순이자마진(NIM) 축소와 코로나 대비 충당금 적립으로 주력 계열사인 대구은행의 실적이 크게 악화했지만 하이투자증권과 DGB생명, DGB캐피탈이 모두 선방해 양호한 실적을 올릴 수 있었다.

특히 하이투자증권의 상반기 이익이 지난해 동기대비 57%나 늘어난 것이 주효했다. 김 회장은 2018년 5월 회장에 취임하자마자 금융감독원과 금융위원회를 방문하는 등 하이투자증권의 인수를 마무리하기 위해 공을 들인 바 있다.

지역경기 침체 속 시중은행들과의 경쟁 등을 고려했을 때 비은행 수익 다각화는 지방금융지주사들의 최대 과제가 되고 있다. 대구은행 및 DGB캐피탈 등 계열사들의 해외진출도 가속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김 회장은 해외 M&A 등 전략 수립을 여유를 갖고 살펴볼 수 있게 됐다.

임 행장의 역할은 대구은행 본연의 경쟁력을 키우는 데 있다. 대구은행은 시장 금리 하락과 코로나19 여파로 위태로운 상황이다. 올 상반기 순이익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2.1% 감소한 1388억원이었다. 올해 특히나 은행을 둘러싼 영업 환경이 녹록치 않은 만큼 안정적인 리스크관리에 기반을 둔 영업력 강화가 필요하다.

대구·경북 지역을 지키면서 수도권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해야 하는 점도 당면한 과제다. 시중은행들의 진입으로 거점 지역 여신 점유율이 떨어지는 가운데 수도권 영업 경쟁은 또 치열한 점은 모든 지방은행들의 고심거리다. 대구은행은 거점 점유율이 2017년 말 26.3%에서 올 6월 말 기준 25.7%로 떨어졌다.

대구은행의 디지털 안착도 임 행장의 중요 임무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방은행 최초의 모바일뱅크 플랫폼인 아이엠뱅크는 대구은행이 지금도 사활을 걸고 있는 사업이다. 대구은행은 올 5월 빅데이터 플랫폼을 구축한 데 이어 향후 로보 어드바이저 플랫폼, AI 챗봇 도입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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