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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보안SW 돋보기]오픈베이스, 2% 아쉬운 지배력 확대 전략②정진섭 회장, 설립 초기 자본 수혈로 지분율 희석, 스톡옵션·상호출자 카드 활용

방글아 기자공개 2020-09-10 08:21:21

[편집자주]

'한국형 뉴딜'의 한 축을 담당하는 디지털 뉴딜 정책이 윤곽을 드러냈다. 코로나19 팬데믹 장기화로 디지털 경제로의 전환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한국 정부도 2025년까지 58조원을 투자해 디지털 대전환에 나선다. 금융권도 정부 정책에 호응하면서 속도감 있는 산업 간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시장에선 디지털 전환을 뒷받침할 기술에 주목하면서 그 중추가 될 보안 문제에 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더벨은 코스닥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는 보안 소프트웨어(SW) 업체의 사업전략과 재무 현황, 지배구조 등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8일 10:43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용량 데이터베이스 구축 전문기업 '오픈베이스'의 경영권리스크 우려가 지속되고 있다. 최대주주 정진섭 회장이 스톡옵션 부여와 관계사를 이용해 지배력 확대를 꾸준하게 시도하고 있지만 설립 초기 대규모 자본 수혈로 지분율이 희석된 후 이를 만회하지 못하고 있는 탓이다.

여기에 스톡옵션을 부여받은 임직원의 퇴사로 상당 부분 취소되면서 지배력 보완 역할을 하지 못하는 데다 정 회장이 보유한 지분의 절반가량도 대출 담보로 잡혀 있어 불안한 지배구조를 보인다는 지적이다. 또한 롤러코스터 실적으로 인해 대출 상환의 재원인 배당금 역시 안정적이지 못하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오픈베이스는 최근 사업 방향 전환 과정에서 매출과 자산의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1992년 9월 정 회장이 설립한 오픈베이스는 시드(Seed) 자금 5000만원으로 시작한 씨에스아시아를 전신으로 하는 ICT 그룹사다. 1995년 현재의 사명으로 바꾼 뒤 판례와 특허 등 공공 데이터베이스 구축 사업으로 이름을 알렸다. 이후 인터넷 솔루션에 주력하고, 국내 첫 정보검색 엔진(엑스텐)을 개발한 기술력을 인정받아 2001년 코스닥 시장에 상장했다.

정보화 바람이 거세게 일던 당시엔 수많은 IT 벤처가 탄생과 소멸을 겪으면서 업계의 지각변동이 심했던 시기다. 오픈베이스 또한 이 무렵 활발히 신사업을 전개하며 몸집을 확대했다. 상장하기 전 두 차례에 걸친 제3자 배정 유상증자로 자본금을 19억원 규모로 확대했고, 곧이어 상장에 나섰다.

자본 조달은 벤처붐과 맞물려 순탄하게 이뤄졌다. 이 자금을 기반으로 뉴미디어, 유가증권 투자, 보안, 나노기술 등 다양한 사업에 뛰어들었다. 나노사업을 제외하면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남았지만 2000년대 초반 검색솔루션 시장에서 탄탄한 입지를 구축했던 덕분에 기존 투자자 사이에선 별다른 이슈가 제기되지 않았다.

눈길을 끈 건 2000년대 후반 무렵이다. 외부로부터 자본을 끌어와 적극적으로 신사업을 펼친 전략이 리스크로 나타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적대적 인수합병(M&A), 외국계 재무적투자자(FI)의 국내 IT벤처 경영 참여 등과 맞물려 정 회장의 지배력을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한 탓이다.

상장 전 특수관계자를 포함해 38.3%였던 정 회장의 지분율은 상장 직후 26.8%로 희석됐다. 정 회장 개인이 보유한 지분율은 19.5%였다. 이에 스톡옵션과 관계사를 활용해 지배력 강화에 나섰다. 송규헌 대표 등을 비롯한 임직원에 스톡옵션을 부여한 뒤 행사를 독려하거나 2003년 자회사 데이타솔루션과 상호출자 고리를 만든 것이 대표 사례다. 또 정관상 이사 자격 요건에 회사 근속 기준을 추가해 실질적 위협에 대비했다.

이 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시적인 위협도 있었다. 2006년 독일계 펀드 피터백앤파트너가 30%에 육박하는 지분을 취득했고, 2007년 코스닥 상장사 이지바이오 지원철 회장에게 최대주주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다만 정 회장은 주식담보대출을 동원, 임원들과 함께 장내매수로 방어전을 펼쳐 40% 이상의 지분을 확보해 경영권을 지켰다.

문제는 경영권 방어전의 상흔이 아직 남았다는 점이다. 우호 지분을 보유해 온 임직원의 퇴사와 대출 상환을 위한 주식 매각 등으로 현재 특수관계자를 포함한 정 회장의 지분율은 다시 25%대로 하락했다. 최대주주 자리를 지켜오고 있지만 언제든지 경영권리스크가 확대될 수 있다는 의미다. 올해 초 열린 주주총회에서 정관 변경안이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또한 정 회장의 보유주식 711만2841주 중 45%(319만9650주)가량이 담보로 잡혀있다. 주가 하락 등으로 담보권이 전량 행사되면 정 회장 지분율은 12.4% 수준으로 하락하는 만큼 최대주주 변경 리스크에도 노출된 셈이다.

최근 오픈베이스의 실적이 적자 기조를 보인다는 점도 우려되는 부분이다. 2018년 순손실 26억원을 냈지만 지난해 순이익 14억원을 기록하며 흑자로 전환됐다. 하지만 올해 상반기 순손실 22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배당금을 재원 삼아 주식담보대출 상환 등에 활용했던 정 회장에게 부담으로 작용할 수밖에 없는 요인이다. 배당금 감소로 이어질 수 있는 탓이다. 예컨대 오픈베이스는 2013년부터 매년 배당을 실시했다. 2017년까지 주당 25원을 유지하면서 정 회장은 매년 2억원가량을 배당금으로 챙길 수 있었다. 하지만 부진한 실적과 신사업 추진 필요성이 맞물려 2018년부터 주당배당금이 15원으로 하락하면서 정 회장의 몫도 감소했다.

한편 정 회장의 지배력 문제와 관련해 오픈베이스 측에 여러 차례 질의했으나 답변을 듣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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