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배구조 분석]SK디스커버리, 지주사 전환 3년...끝없는 투자·합병·매각성격 뚜렷해진 '화학·에너지·바이오' 3대 사업
김성진 기자공개 2020-09-10 13:16:5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8일 12:46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SK디스커버리는 SK그룹 내에서 독특한 지위를 갖고 있다. SK그룹의 주요 사업집단이긴 하지만 SK그룹 지주사인 SK㈜의 영향력에서는 벗어나 있다. SK㈜와 SK디스커버린 간 지분관계는 존재하지 않으며, 최태원 SK그룹 회장 개인이 SK디스커버리 지분 0.11%를 보유한 것이 전부다.SK디스커버리를 지배하는 인물은 최창원 부회장이다. SK디스커버리는 SK케미칼이 인적분할해 지주사체제로 전환한 이후 SK그룹 내 소규모 그룹집단을 만들었다. SK그룹 내부에 포진해 있긴 하지만, 이는 사업적일 뿐이며 당장 분리된다 해도 절차상 문제될 것은 크게 없다.
지주사로 전환한 이후 약 3년의 시간동안 SK디스커버리는 숨가쁜 사업구조 개편을 진행해왔다. 주력 계열사인 SK케미칼을 중심으로 사업 분할, 매각, 합병, 투자 등 끝없는 자본거래를 이어왔다.
◇지분정리에서 지주사 전환까지
SK디스커버리와 SK그룹 간의 연결고리가 약해지기 시작한 것은 약 13년 전인 2000년대 중후반부터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2007년 보유 중이던 SK케미칼 주식 121만3269주(5.86%)를 전량 처분했다. 다만 당시부터 갖고 있던 우선주 3.11%는 현재까지 팔지 않고 보유하고 있다.
최태원 회장의 SK케미칼 지분 매각은 사실상 예정돼왔다. SK가 과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SK케미칼과 SK건설이 자회사로 편입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사실상 이때부터 지분관계 상 각자 노선을 걷기 시작했다고 볼 수 있다.
여기에 3년 전인 2017년 SK디스커버리의 지주사 전환은 '한 지붕 두 가족'의 의미가 더 구체화된 계기였다. 당시 SK케미칼은 SK디스커버리(존속법인)과 SK케미칼(신설 사업법인)으로 인적분할했다. 최창원 부회장이 보유한 SK케미칼 지분을 SK디스커버리에 현물 출자하면서 SK디스커버리를 중심으로 한 중간지주사 형태가 만들어졌다.
◇끝없는 자본거래
지주사 체제로 전환한 SK디스커버리는 연속적인 사업구조 개편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 크고 작은 연속적인 딜을 통해 화학, 에너지, 바이오 등 세 가지 주요 사업부문을 구축했다.
지주사 전환 이후 SK디스커버리가 가장 먼저 추진한 작업은 SK케미칼의 백신사업부를 분할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한 것이었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플라즈마와 함께 SK디스커버리의 제약·바이오 사업을 책임지고 있다. 최근 SK디스커버리의 주가가 연속적으로 급등한 배경에는 바이오 회사들에 대한 기대감이 작용했다.

특히 SK디스커버리는 2019년에 상당히 활발한 개편 작업을 실시했다. SK케미칼은 자회사 SK유화와 합병 결정을 내린 뒤, 엔지니어링 플라스틱 자회사 '이니츠'의 지분을 추가로 사들여 100% 자회사로 만든 뒤 또다시 합병했다. 화학 사업에 확실히 힘을 싣는 움직임이었다.
동시에 SK디스커버리는 보유하고 있던 SK건설 지분 전량인 28.25%를 3000억원에 매각하며 주력 사업부문과 관계없는 지분들은 정리하는 모습을 보였다. 0.02%의 SK네트웍스 지분 또한 모두 팔며 관계를 끊었다.
올해에도 사업개편 지속됐다. 올 초 SK케미칼은 캐시카우였던 바이오에너지 사업 전부를 국내 사모펀드(PE)인 한앤컴퍼니에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매각가는 약 3800억원으로 장부가액이 1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SK케미칼 입장에서 나쁘지 않은 딜로 평가 받는다.
지난달 말에는 원료의약품 생산 전문업체인 대정화금과 손잡고 조인트벤처(JV)를 설립키로 결정했다. SK케미칼은 대정화금과 각각 60억원 투자해 지분을 50%씩 확보하는 구조며, 새로운 회사의 이름은 SK케미칼대정으로 결정됐다. SK케미칼은 반도체와 OLED 등 전자소재 기술 향상 차원에서 JV를 설립했다는 입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SK디스커버리는 지주사 전환 이후 자회사 지배력을 높이고 사업경쟁력을 강화하는 작업을 동시에 진행해왔다"며 "앞으로도 화학, 바이오, 에너지 등 주요 사업부문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작업들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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