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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통사 투자전략 점검]차석용 부회장의 LG생건 '퍼즐 맞추기'①M&A 진두지휘, 사업구조 재편…14년간 2.3조 투입

전효점 기자공개 2020-09-14 10:19:00

[편집자주]

온라인과 기술 기반으로 유통 환경이 급변하고 있다. 이에 맞춰 리테일, 식품, 패션, 뷰티, 콘텐츠 부문의 유통 대기업들은 유관 영역의 중소기업 투자나 인수합병을 통해 환경 변화에 대처하고 있다. 더벨은 최근 수년간 주요 유통 기업들의 타법인 투자 현황과 투자 방식, 투자 성과 등을 살펴보고자 한다. 이를 통해 유통기업들이 어떤 방향으로 미래 먹거리를 모색하고 있는지 가늠해보고자 한다. 또 그간의 노력이 얼마나 성과로 가시화됐는지, 실패한 투자와 성공한 투자는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살펴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09일 07:21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차석용 LG생활건강(이하 LG생건) 부회장은 2015년 초 "M&A(인수합병)란 큰 그림의 퍼즐을 맞추는 것과 같다"고 밝힌 바 있다. 수조원을 기업 인수에 투입하면서 십수년 간 멈추지 않는 고속성장을 유지해 온 백전 노장의 M&A 철학이 단적으로 엿보이는 발언이다.

LG생건은 그간 사업 다각화와 신시장 진출 과정에서 적재적소에 퍼즐 조각을 끌어와 맞추듯 M&A를 활용하면서 고성장을 거듭했다. 그 결과 60여 분기 연속 성장이라는 전무후무한 성장사를 글로벌 화장품 업계에서 써나갔다.

이같은 '퍼즐 맞추기' M&A는 역설적으로 이 과정을 총지휘하는 능력있고 단일한 지도자를 필요로 한다. 각각의 퍼즐 조각은 통일성 있게 하나의 완성된 그림을 지향해야 하기 때문이다. LG생건에서는 차 부회장이 그 역할을 맡고 있다. LG화학으로부터 분사 이래 단행된 수십 건의 M&A 가운데 차 부회장의 손을 타지 않은 것이 없을 정도다.

◇취임 초 5000억 투입, 잇딴 음료사업 M&A…사업구조 재편 첫걸음

차 부회장은 지난 십 수년간 국내외 기업들을 차곡차곡 M&A 하면서 오늘날 LG생건이라는 그림판을 완성해왔다. 2005년 이후 그가 추진한 40여건의 크고 작은 M&A 가운데서도 주요한 딜만 꼽아도 20여건, 대략 2조3000억원 규모다. 외형보다 내실에 초점을 맞춘 인수전략은 LG생건이 생활용품(HDB), 화장품(Beauty), 음료(Rerfreshment) 3대 사업부문에서 균형 잡힌 포트폴리오를 거느리게 했다.

LG생건 M&A 일지를 보면, 차 부회장은 취임 이래 2007년부터 5년간 음료사업 포트폴리오 강화에 전력을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생활용품에 지나치게 치우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기 위해 음료사업부부터 손을 뻗은 것이다. 2005년 당시만 해도 LG생건의 주요 제품은 '죽염 치약'과 같은 생활용품이 전체 매출액의 67.5%를 차지할 정도로 절대적이었다. 나머지는 이자녹스, 오휘 등의 화장품 사업이 차지하고 있었다.

음료 사업으로 다각화 기반을 마련하는 과정은 적재적소에 필요한 기업들을 하나 하나 인수합병해 퍼즐을 맞추는 것과 비슷했다. 차 부 회장은 2007년 3136억원에 코카콜라음료 지분 90%를 인수해 1년 만에 흑자 기업으로 탈바꿈시킨다. 이어 2009년 생수업체 다이아몬드 샘물, 2010년 한국음료, 2011년 해태음료를 인수하면서 각각 샘물과 비탄산 음료사업 부문에서 포트폴리오를 확충했으며 2013년에는 건강·기능성 음료에 특화한 영진약품 드링크 사업부문을 인수해 음료 사업부를 완성시켰다.

이 시기 약 5000억원의 현금을 들여 '탄산·비탄산, 생수, 건강·기능성' 전 스펙트럼에 걸쳐 탄탄하게 구축된 음료 사업부는 생활용품 사업부와 함께 이후 화장품 사업부가 악재를 맞아 흔들릴 때마다 전사 수익을 탄탄하게 지지해주는 기둥이 됐다.


◇음료 후속 '성장 동력' 화장품 M&A 눈 돌리다

음료 포트폴리오를 확충한 차 부회장은 2012년부턴 해외 시장 진출에 주의를 옮기기 시작한다. 가장 성장세가 뛰어나고 마진이 좋은 화장품 사업을 확대하기 위해선 국내뿐만 아니라 중국과 일본 등 글로벌 신시장에서 매출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필수적이라고 봤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차 부회장은 핵심 유통망과 브랜드를 지닌 로컬 기업을 퍼즐 조각을 모으듯 인수합병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모색했다. 2012년 오늘날 일본 지주가 된 화장품 회사 긴자스테파니를 품에 안은 데 이어 이듬해 현지 건강기능식품 통신판매업체 에버라이프, 2014년 건기식 사업체 R&Y 코퍼레이션 등을 연속 인수하는 데 5300억원을 투입했다.

그외 캐나다 진출을 위해 현지 생활용품 법인 프루츠앤패션(2013년), 국내 코스메슈티컬 브랜드 CNP코스메틱스(2014년), 색조 화장품 생산업체 제니스(2015년) 인수합병도 이 시기 집중됐다.

이 시기 국내외 인수합병을 통해 LG생건 화장품 사업부의 매출 비중은 계속 늘어났다. 2017년 말에는 화장품 사업부가 전사 매출의 68.5%를, 생활용품과 음료가 각각 18%, 13.5%를 책임지는 구조가 만들어졌다. 화장품 사업이 성장세를 견인하고 생활용품과 음료가 안정성을 떠받치는 오늘날 황금 삼각편대가 얼추 자리를 잡은 것이다.

◇백전 노장 차석용, 고희 앞두고 M&A 전 과정 직접 주재

차 부회장은 M&A 전 과정을 직접 주재하는 것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만 67세로 고희를 눈앞에 둔 나이지만 최근에도 1400억원 규모 미국 화장품 유통업체 뉴에이본과 1900억원 규모 피지오겔 브랜드 글로벌 사업권 인수를 손수 주도하면서 미래 먹거리 마련에 전념하고 있다. 피지오겔 인수 이후에도 피지오겔팀을 CEO 산하에 직속으로 설치하고 브랜드 초기 사업을 직접 관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 M&A가 연속되는 가운데서도 LG생건은 전 사업부에 거쳐 고른 성장세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같은 놀라운 기록이 차 부회장의 공로라는 데 이견이 없다. 사내에서는 70세 노장인 그가 여전히 절대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독재자로 별칭되기도 할 정도다. 이 별칭에는 어딘지 존경심이 어려있다.

LG생건 관계자는 "향후에도 좋은 기회가 생긴다면 기존 3대 사업부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범위에서 꾸준한 M&A를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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