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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개단 CJ제일제당]식품·바이오 '정면승부’, 세계시장서 통했다②아지노모토와 사업구조 데칼코마니…공격적 R&D 투자 지속

정미형 기자공개 2020-09-17 08:00:49

[편집자주]

CJ제일제당이 무섭게 성장하고 있다. 코로나19 사태를 극복하고 2분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비상 경영 속에서도 매출 성장을 기록하며 라이벌인 일본 식품 2위 기업 아지노모토사를 뛰어넘었다. 사업 초기 CJ제일제당이 벤치마킹한 기업이자 사업구조 측면에서도 꽤 닮아 있어 국내외에서 끊임없이 비교 대상이 됐던 곳이다. 더벨은 CJ제일제당의 면면을 아지노모토와 비교해 들여다보고 향후 성장성을 짚어보고자 한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1일 08:44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국내에서 CJ제일제당은 식품회사로 알려져 있지만 사업구조로 보면 글로벌 식품·바이오 회사에 가깝다. 무엇보다 바이오 사업으로 세계 시장을 호령하고 있다는 점은 잘 알려지지 않았다.

CJ제일제당은 글로벌 경쟁사로 꼽히는 일본 아지노모토와 사업 구조가 놀랍도록 닮았다. 식품제조사업과 바이오사업이 두 회사의 양대 축을 이룬다. 냉동식품이나 사료용 아미노산, 식품조미소재 사업 등에서 두 회사가 격돌해 온 배경이기도 하다. 지금은 매각한 CJ헬스케어까지 포함하면 아지노모토가 영위하는 사업군과 똑 맞아떨어진다.


◇식품·바이오사업 기초된 '발효' 기술

두 회사가 식품과 바이오라는 사업구조를 가질 수 있었던 배경에는 조미료 사업이 있다. 아지노모토와 CJ제일제당은 모두 조미료 사업을 통해 덩치를 키웠다. 아지노모토가 1909년 최초로 개발 생산한 MSG(글루탐산나트륨)는 미생물 발효 공정을 통해 만들어진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MSG는 감칠맛을 내는 성분으로 유명하다.

아지노모토가 바이오사업에 진출했던 것도 바로 이 미생물의 발효 공정에서 비롯됐다. 아미노산인 라이신, 메치오닌, 쓰레오닌, 트립토판 등도 발효를 통해 생산된다. 이들 아미노산은 가축 사료에 들어가는 필수 성분으로 가축의 성장에 꼭 필요하다.

CJ제일제당도 1964년 조미료 '미풍' 출시와 함께 아지노모토와 유사한 사업구조로 갈 수밖에 없는 운명이었다. 당시 조미료 사업 강화를 위해 김포공장을 만들었는데 이곳에서 발전된 고도화 된 발효기술은 CJ제일제당이 본격적으로 바이오사업에 진출하게 되는 원동력이 됐다.

시작은 1991년 CJ제일제당이 아지노모토를 따라 라이신 생산에 돌입하면서부터다. 1980년대까지만 해도 국내 조미 시장에 집중된 사업을 전개하던 CJ제일제당은 1988년 인도네시아에 라이신 공장을 설립했다. 인도네시아는 당밀의 주생산지로 라이신 등 아미노산 생성에 필요한 원료 공급이 유리한 입지다.


CJ제일제당은 중국 시장에 진출하면서 글로벌 기업의 발판을 마련했다. 2005년 중국 산동성 요성에 라이신 공장을 건립하고 공격적인 마케팅과 독자적 판매망을 구축하며 성공적인 시장 진출을 이끌어냈다. 특히 중국은 세계 라이신 수요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중요한 시장으로, 이를 계기로 CJ제일제당은 아지노모토를 제치고 라이신 시장 1위 기업으로 우뚝 섰다.

CJ제일제당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과감한 투자를 통해 포트폴리오 확대에 나섰다. 2010년에는 아지노모토가 최초로 시장을 개척하며 시장점유율 80%가량 독점하는 트립토판 시장에 진출해 3년 만에 글로벌 1위 자리에 올라섰다. 2013년에는 아르기닌과 발린 사업을 시작했고 2015년부터는 메치오닌 생산에도 착수하는 등의 사업 확장을 지속하고 있다.

◇'포트폴리오 다각화'로 글로벌 시장 공략

글로벌 식품 시장에서도 CJ제일제당과 아지노모토는 유사한 포트폴리오로 접전 중이다. 조미 소재 중 하나인 핵산에서 이미 약 5년 전부터 CJ제일제당이 아지노모토를 앞섰다. 핵산은 음식 맛을 살려주는 식품 첨가물로 MSG와 조미 소재 핵심축이다.

CJ제일제당의 글로벌 주력 제품인 만두 시장에서도 이미 접전이 이뤄졌다. 2015년까지만 해도 미국에서 매출 1위 브랜드는 아지노모토의 ‘링링’이었다. 그러나 2016년 비비고 만두가 링링을 제치고 매출 1위 자리에 올랐다. 지난해는 국내(3160억원)에서보다 미국(3690억원)에서 더 많은 만두가 팔렸을 정도다.

이를 바탕으로 CJ제일제당은 글로벌 만두 시장에서도 아지노모토를 제쳤다. 2017년까지만 해도 아지노모트는 중국의 완차이페리, 삼전, 스니엔의 뒤를 이어 냉동만두 시장을 이끌고 있었다. 2018년 CJ제일제당은 미국 식품기업인 슈완스컴퍼니 인수 등에 힘입어 아지노모토를 제치고 글로벌 3위로 도약했다. 현재 ‘비비고 만두’는 매출 성장과 함께 글로벌 입지도 탄탄히 다지는 중이다.


CJ제일제당이 아지노모토를 앞설 수 있었던 배경으로는 ‘정면승부’가 꼽힌다. 바이오사업에서 아지노모토와 겹치는 라이신 등에만 매달리지 않고 아르기닌, 발린, 히스티딘, 이소류신 등 다양한 아미노산으로 사업을 확대했다. 식품 사업에서도 MSG에 그치지 않고 또 다른 조미 소재인 핵산 시장에 진출했고 최근에는 ‘테이스트엔리치’를 선보이며 천연 조미 소재 시장으로 도전을 지속하고 있다.

이를 뒷받침한 것은 CJ제일제당의 연구개발(R&D) 기술력이다. 매년 공격적인 투자를 통해 차별화된 R&D 전문성을 갖춰 나가는 중이다. 지난해만 무려 1432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올 초에도 바이오 사업부문에만 800억원을 투자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은 아지노모토와 비교하면 후발주자였지만 지속적인 연구개발과 투자를 통해 지금의 사업구조를 구축하고 어깨를 견주는 글로벌 플레이어로 거듭날 수 있었다”며 “수익성 높은 신제품 개발과 생산 등을 통해 발전을 거듭하며 미래를 도모해 온 덕분”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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