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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 물류자회사 파장]대한해운, '포스코 의존도 20%' 우호관계 지속될까'모태 특수성' 44년 긴밀 협력, 포스코 물량으로 대표 전용선사 자리매김

박상희 기자공개 2020-09-17 13:59:26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물동량 약 1억6000만톤, 물류비 약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화주다. 국내 대형 철강사 가운데 유일하게 물류기업이 없는 기업이기도하다. 돌연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물류·해운업계는 기존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 최초 재무통 출신 CEO인 최정우 회장의 물류비 혁신 '승부수'가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5일 15:52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1976년에 포항종합제철(현 포스코)과의 철광석 및 원료탄 장기운송계약이 사업기반을 반석 위에 올려놓는 계기가 됐다."

대한해운이 법정관리를 거쳐 2013년 SM그룹에 인수되기 이전까지 홈페이지에 게재돼 있던 회사 소개 문구다. 대한해운이 얼마나 포스코에 각별한 마음을 품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단면이다.

시간이 많이 흘렀지만 해운업계는 여전히 포스코와 가장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곳 중의 하나로 대한해운을 꼽는다. 현재도 대한해운 매출의 20%는 포스코가 책임지고 있다.

대한해운은 포스코의 물류 자회사 설립 취지 및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포스코GSP 행보가 어떤 파급 효과를 가져올지 예의주시하고 있다.

◇'포스코 경쟁사' 현대제철과 직접 계약 없어, 현대글로비스와만 거래

대한해운의 역사는 그 출발부터 포스코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였다. 대한해운은 대한해운공사가 민영화되던 1968년 12월12일 출범했다. 당시 대한해운공사는 포항종합제철의 물동량을 책임졌다. 정부가 대한해운공사를 민영화하자 당시 수장을 맡고 있던 고(故) 이맹기 사장이 공사를 나와 임직원들과 차린 기업이 바로 대한해운이다. 출범 당시 이름은 ‘코리아라인'이었다.

대한해운은 1972년 원양항로 운항을 시작한 데 이어 4년 후인 1976년 포스코와 10년짜리 광탄선 장기운송 계약을 체결하며 전용선 전문 해운기업으로 항로를 잡는다. 전용선 전문 해운기업으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할 수 있었던 배경의 9할이 포스코 때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회사의 긴밀한 네트워크는 창업자인 고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과 고 이맹기 대한해운 명예회장의 인연에서 출발했다. 해군 참모총장 출신인 이 명예회장과 육사 출신인 박 회장은 1960년대 초 국가재건최고회의에서 함께 일하며 친분을 쌓았다. 포스코는 대한해운이 경영권 위협에 시달리던 2004년 우호 지분을 매입하며 '백기사'를 자처하기도 했다.


이후 대한해운은 법정관리를 거쳐 2013년 SM그룹 계열사로 편입됐다. 주인이 바뀌었지만 포스코는 여전히 대한해운의 최대 고객이다. 대한해운 홈페이지에는 주요 고객사로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현대글로비스 등과 함께 포스코가 맨 앞에 자리하고 있다.

대한해운 거래처 중에 포스코 경쟁사인 현대제철이 없다는 점도 눈에 띈다. 여타 벌크선사들이 현대제철과 현대글로비스 등 '투 트랙'으로 영업에 나선데 반해 대한해운은 현대글로비스하고만 거래를 하고 있다.

두 회사의 우호적인 협력 관계는 숫자로도 증명된다. 대한해운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포스코는 대한해운 전체 매출(연결 기준)의 17% 가량을 차지한다. 통상적으로 회사 전체 매출의 5% 이상을 차지하는 고객이 주요 거래처다. 포스코 뒤를 이어 한국가스공사 비중이 11%다. 나머지 72%는 기타 거래처다.

6월 말 기준 대한해운은 포스코, 한국전력공사, GS 동해전력, 에스엔엔씨 , GS 칼텍스, S-OiL , Vale S.A. 및 현대글로비스와 28척의 선박에 대해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28척 가운데 4분의 1이 포스코에 투입되는 셈이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7척을 포스코 장기 운송 계약에 투입하고 있다"면서 "개별 기준 매출의 20% 안팍이 포스코로부터 발생한다"고 말했다.

◇손자회사 한덕철강, 철광석 99% 포스코에 납품

대한해운과 포스코의 사업적 협력관계는 운송사업 이외에도 찾아볼 수 있다. 대한해운의 손자회사인 한덕철강산업(이하 한덕철강)은 생산한 철광석의 99%를 포스코에 납품하고 있다.

한덕철강은 2001년 설립된 국내 유일의 철광석 채굴 광산업체다. 강원도 정선군 신동읍에 신예미광업소를 운영하고 있다. 한덕철강은 대한상선이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대한해운은 대한상선 지분 70.49%를 보유하고 있다.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대한해운의 상반기 전체 매출액 4415억원(연결 기준) 가운데 광산업부문 매출은 149억원을 기록했다. 전체 매출에서 광산업이 차지하는 비중은 3.37%에 불과하다.

실제 한덕철강에서 생산하는 철광석은 포스코 입장에서는 미미한 수량이다. 포스코는 브라질 발레(VALE) 등 글로벌 업체에 철광석 등 원료 공급을 의존하고 있다. 발레는 브라질 철광석 생산의 80%를 담당하는 대규모 업체다.

그럼에도 대한해운과 포스코가 화주-선주로서의 관계 뿐만 아니라 주요 원료 공급처와 매입처로서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포스코가 대한해운이 전용선사로서의 정체성을 확립하고 사업 커리어를 쌓아나가는데 주효한 역할을 했을뿐만 아니라 손자회사가 채굴하는 철광석의 매입처로서도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 이래저래 포스코는 대한해운에 절대적인 고객일 수밖에 없다.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를 통해 해운업에 진출할 경우 매출의 상당부분을 포스코에 의존하고 있는 대한해운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대한해운 관계자는 "포스코가 운영 효율과 비용 절감을 위해 물류 자회사를 설립하려는 취지는 이해한다"면서도 "향후 물류 자회사 역할이 현대글로비스처럼 변모하거나 통행세 등을 거두지 않을까 하는 우려는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와 관련 "해운업은 물론 운송업 진출계획이 없다"면서 "해운업 진출은 해운법 24조 제약에 따라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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