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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금융 차기 리더는]포스트 윤종규는 누가 될까은행·카드·손보·증권 CEO 4인방 연임 관건, 신성 등장 가능성 촉각

이장준 기자공개 2020-09-17 13:27:36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6일 17:0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이 무난히 3연임에 성공하며 공고한 그룹 내 입지를 보여줬다. 다만 라응찬 전 신한금융지주 회장을 제외하면 지주 회장 4연임 사례가 없는 만큼 자연스레 '포스트 윤종규'로 누가 떠오를지 벌써 관심을 모은다.

허인 KB국민은행장, 이동철 KB국민카드 대표가 윤 회장과 함께 압축후보군(숏리스트)에 포함돼 경쟁을 벌였다. 숏리스트에선 빠졌지만 잠룡으로 꼽히는 양종희 KB손해보험 대표, 박정림 KB증권 대표도 눈길을 끈다.

물론 3년이란 시간이 남은 만큼 '뉴 페이스'가 등장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지주 부사장이나 은행 부행장급에서도 자질을 갖춘 이는 많다. 내부에서 확실한 후계 구도가 잡히지 않는다면 외부 출신 가운데 무게감 있는 인사가 다크호스로 등장할 여지도 있다.

◇허인·양종희·이동철·박정림 '잠룡' 연임할까

2018년 말 KB지주는 주력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사업부문장으로 선임했다. △양종희 보험부문장(KB손보) △이동철 개인고객부문장(KB국민카드) △박정림 자본시장부문장(KB증권 대표)이 여기 해당한다. 기타비상무이사로 지주 이사회에 참여하는 허인 국민은행장을 포함해 후계 구도를 엿볼 수 있다는 평가가 많았다.

KB금융 상시지배구조위원회는 3년 전 △그룹 내 2개 이상의 회사 및 업무 분야를 경험 △계열사 대표이사 또는 3년 이상의 부행장급을 회장 내부 후보군 컷오프 기준으로 삼았다. 이들 4명은 이 조건을 충족하는 동시에 대내외적으로 '윤종규 키즈'라 불리며 윤 회장의 신임을 받아왔다.

다만 이들의 임기는 올해 끝난다. 허인 행장의 임기는 11월 20일까지다. 양종희·이동철· 박정림 대표의 임기 역시 올 연말까지다. 계열사 대표 연임 여부는 곧 차기 회장 인선에서 '현직 프리미엄' 여부를 뜻한다. 3년 후 계열사 대표직을 유지하는 인물이 레이스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의미다.

더구나 이들 4명 모두 재임 기간이 짧지 않은 상황이다. 통상 금융권에서 계열사 대표나 임원의 임기를 '2+1년'으로 삼고 있다. 2017년 11월부터 국민은행을 이끈 허인 행장은 지난해 1년 임기를 추가로 부여받아 두 달 뒤면 딱 3년이 된다. 이동철 대표 역시 올해로 임기 3년을 채운다.

양종희 대표의 경우 2016년부터 줄곧 KB손보 수장을 맡고 있다. 주요 계열사 대표 중 최장수다. 박정림 대표은 2017년 1월 KB증권으로 적을 옮긴 뒤 지난해 대표이사 사장이 됐다.

실적 측면에서는 올 상반기 국민카드를 제외하면 주요 계열사들의 수익성이 주춤했다. 국민카드는 가맹점 수수료율 인하 등 악재에도 불구하고 상반기 순이익이 1638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 1461억원보다 되레 늘어났다. 시장 점유율(M/S)도 올 2분기 삼성카드를 제치고 2위에 올랐다.

국민은행은 상반기 1조2572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1년 전 1조3051억원에 비하면 3.7% 감소했으나 신한은행(1조1409억원)에는 앞선 수준이다. 잇단 사모펀드 사태를 빗겨갔고, 저금리 기조 속에서 선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KB손보와 KB증권은 상반기에 1440억원, 1288억원의 순이익을 올렸다. 1년 전에는 각각 1662억원, 1689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수익성이 떨어졌다. KB손보는 장기·일반보험 손해율이 오르면서, KB증권은 올 2~3월 코로나19에 따른 ELS 운용손실 영향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이를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3년 뒤에도 이들이 그대로 자리 잡고 있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결국 계열사 간 수장을 바꾸거나 지주사 내 다른 직책을 만드는 식으로 길을 터주지 않으면 회사를 떠나야 한다. 하나금융 역시 김정태 회장 후계 구도를 위해 지주에 부회장직을 추가로 만들고 기존 함영주 부회장 외에 이진국·이은형 부회장을 선임한 바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KB금융도 후계 구도 안정화 차원에서 임기를 마친 계열사 CEO를 위해 지주사에 새로운 자리를 만들 수 있다고 들었다"고 말했다.

◇'뉴페이스' 부상 가능성, 은행 등 계열사 '차기 CEO' 주목

윤 회장이 추가로 임기를 부여받은 3년은 짧지 않다. 기존 유력 후보군 외에 신성이 등장할 가능성도 남아있다. 은행·손보·카드·증권 등 주력 계열사 CEO가 새로운 인물로 교체된다면 다크호스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현재 지주 임원진 구성만 봐도 부사장만 6명이다. 이창권 전략총괄(CSO) 겸 글로벌부문장, 김기환 재무총괄(CFO), 서남종 리스크관리 총괄(CRO), 임필규 HR 총괄(CHO) 등 걸출한 인물들이 포진해있다. 나이대도 61~65년생으로 현재 촉망받는 4인(61년생 3명, 63년생 1명)과 유사하거나 어린 편이다.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에도 이환주(경영기획그룹), 성채현(개인고객그룹), 김영길(WM고객그룹), 한동환(디지털금융그룹), 이우열(IT그룹) 등 부행장 5명이 있다. 이들 역시 63~65년생으로 세대교체 차원에서 급부상할 가능성이 충분한 이들이다.

결국 차기 국민은행장 및 연말 정기 인사를 통해 '포스트 윤종규' 후보군에 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외부 인사가 뛸 여지도 남아있다. 지금은 윤 회장에 가려 명실상부한 2인자가 드러나지 않고 있다. 경쟁을 유도하는 측면도 있지만, 내부 후계 구도가 명확하지 않으면 외부의 중량감 있는 인사가 기회를 잡을 수도 있다. 이번에도 김병호 전 하나금융 부회장이 숏리스트에 올랐다.

다만 KB금융이 과거 외풍에 시달렸던 데다 내부 후보군도 탄탄해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중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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