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엘아이, 자사주 매입 최대 수혜 '오너 김달수 대표' 발행주식수 4분의 1 규모, 최대주주 의결권 강화 효과
김형락 기자공개 2020-09-21 12:00:5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17일 08:10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스닥 상장사 티엘아이가 가진 자사주가 최대주주의 불안한 지배력을 보완하는 안전판 구실을 하고 있다. 주가 안정 목적으로 취득한 자사주가 쌓이면서 오너 김달수 티엘아이 대표이사의 의결권이 강화되는 부수 효과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김 대표 지분보다 커진 자사주 활용 방안도 관심사다.16일 업계에 따르면 액정표시장치(LCD) 패널 부품 등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설계업체 티엘아이는 올해 상반기에 자사주 30만8905주를 취득했다. 약 12억원(지난 6월 말 기준) 규모다. 지난해 말 217만7050주였던 자사주는 248만5955주로 늘었다. 전체 발행주식의 4분의 1가량(지분 25.2%)이다. 최대주주인 김 대표가 가진 보통주 103만2980주(지분 10.46%)보다 규모가 크다.
자사주는 김 대표의 지배력를 보강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김 대표 지분율은 10%대로 낮은 편이다. 특수관계인을 포함해도 12.31% 수준이다. 하지만 김 대표의 실질적인 의결권은 13.98%로 소유 지분율보다 3.52%포인트(p) 높다.
자사주가 늘면 최대주주는 지배력 확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자사주는 의결권, 배당권을 갖지 못한다.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은 그대로인데 자사주 매입분만큼 전체 의결권 주식수가 줄어들면서 의결권 비중이 커지는 것이다.
경영권 방어 효과도 뒤따른다. 자사주 지분율이 높은 기업은 최대주주 지분율이 낮아도 적대적 인수합병(M&A) 세력으로부터 공격받을 가능성이 작다. 경영진이 백기사나 우리사주 조합 등에 자사주를 매각하는 방법으로 의결권을 부활시켜 우호지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티엘아이는 2014년부터 꾸준히 자사주 비중을 늘려왔다. 매년 30억~50억원 규모 자사주 신탁계약을 체결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하나금융투자와 50억원 규모 자사주 신탁계약을 내년 2월까지 연장했다.
자사주 취득 목적은 주가 안정이다. 자사주 매입은 유통 주식수를 줄여 주가 상승을 유도한다. 주주가치 제고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2016~2018년 매출 감소와 영업손실을 기록한 시기에도 자사주 규모를 늘렸다. 2016년 말 56만8397주였던 자사주는 △2017년 말 182만6986주 △2018년 말 215만8738주로 증가했다.
2016년 774억원(이하 연결 기준)이었던 티엘아이 매출액은 △2017년 672억원 △2018년 485억원으로 감소했다. 2016년 10억원있던 영업손실은 △2017년 40억원 △2018년 190억원 규모로 커졌다. 주력 매출 품목인 LCD용 타이밍컨트롤러(Timing Controller) 제품 가격 하락과 디스플레이 시장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로 전환하는 추세가 겹쳤기 때문이다. 올 상반기 매출액은 1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1% 감소했고, 영업손실은 36억원을 기록해 적자전환했다.
추후 티엘아이 자사주 활용 전략에 따라 지배구조와 재무구조가 바뀔 수 있다. 티엘아이가 가진 자사주가 188억원(지난 15일 종가 기준) 규모로 커졌기 때문이다. 자사주를 소각해 발행주식수를 줄이면 지배력 확대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 필요한 경우 자사주를 매각해 다시 현금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이와 관련해 티엘아이는 아직 자사주 활용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다. 티엘아이 관계자는 "자사주 취득은 주가 방어 측면에서 진행한 것"이라며 "현재 정해둔 자사주 활용 방안은 없다"고 말했다.
< 저작권자 ⓒ 자본시장 미디어 'thebell',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best clicks
최신뉴스 in 인더스트리
-
- '살얼음' 분위기 깬 이지효 파두 대표 사과
- [DL이앤씨 인사 격변]마창민 대표도 떠난다, 조직 전면 쇄신
- [DL이앤씨 인사 격변]인적분할 4년차, '가이던스 달성 실패' 후폭풍 거셌다
- [DL이앤씨 인사 격변]CFO도 퇴출, 후임자 내외부 물색
- [DL이앤씨 인사 격변]감원 칼바람, 임원 10명 중 3명 짐 쌌다
- CJ올리브영, 글랜우드PE와 결별 '이사회 재정비'
- 에스텍파마, 폴라리스AI파마로 '새 출발'
- 나무가, '공정 자동화 전문가' 이동호 대표이사 선임
- CJ그룹, 글랜우드PE에 판 CJ올리브영 지분 되사온다
- 고려아연, 강남 영풍빌딩 떠난다…행선지는 종로구
김형락 기자의 다른 기사 보기
-
- [CFO는 지금]롯데하이마트, 금융비용 감수하고 늘린 유동성
- [CFO 성과 보수]포스코홀딩스, 변하지 않는 성과금 2위 자리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수익성 지지대는 석유화학 이외 사업
- [Board Index/포스코그룹]동종업계 겸직 없는 사외이사진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비핵심 사업 매각 불발이 아쉬운 이유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해외 자회사 차입 EOD 사유 지속
- [재무 리스트럭처링 전략]롯데케미칼, LC 타이탄 가동률 낮췄다
- [레버리지&커버리지 분석]CJ대한통운, 영구채 일부 상환 '이자 비용 줄였다'
- [Board Index/포스코그룹]사외이사 '관' 출신 선호, 기업인도 늘어
- [Board Index/포스코그룹]이사회 평가 내부에만 보고하는 홀딩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