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2020년 09월 22일 07: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주식 시장은 버블(bubble)일까. 조만간 거품이 꺼질 것이라는 부정론과 코스피 지수가 3000까지 갈 것이라는 긍정론이 엇갈린다. 적어도 실제 기업가치 대비 주가가 과도하게 올랐다는 부분에 대해선 크게 이견이 없는 듯 하다.기업 실적이 추락하는데도 주가는 비정상적으로 움직여왔다. 코로나 바이러스 정국이 주된 요인이다. ‘상장사 기업가치=주식가치’라는 믿음도 덩달아 흔들리는 중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상장사 밸류에이션의 척도였던 주가순이익비율(PER)을 받아들이기가 힘겹다. 일부 제약바이오기업의 PER는 극단으로 치닫는 모습이다. 신풍제약의 PER은 6000배에 육박한다. 바이오 대장주로서 PER가 100배 수준인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셀트리온이 싸게 느껴질 정도다. 글로벌 빅파마로 분류되는 노바티스나 존슨앤드존슨 등의 PER이 30을 넘지 않는 것과 대조적이다.
투자자들은 보통 '저평가된 주식'을 사는 것이 유리하다고 배워왔다. 주당순이익(EPS) 대비 주가가 낮을수록, 즉 PER이 업종 평균 대비 낮을수록 매수 추천을 받았다. 하지만 PER 수치가 일정 수준을 넘으면 변별력은 사라진다. PER 100배라는 수치가 정상적이라고 말하기는 쉽지 않다. 그렇다고 "PER 100배인 주식을 사다니 제정신이냐"라고 함부로 말하기도 어렵다.
해외도 비슷한 상황이 연출된다. 테슬라의 PER은 무려 1000배를 넘었다. 테슬라를 통째로 인수하려면 이 회사가 1000년 동안 버는 순이익을 합쳐야 한다는 얘기다. 470조원이 넘는 테슬라 시가총액은 세계 2위 자동차회사 토요타의 두 배를 넘는다. 테슬라의 작년 자동차 판매고(36만대)가 토요타보다 1/30 수준이라는 점이 '비논리적' 시총의 근거로 작용한다. 주식가치는 미래가치를 선제적으로 반영한다지만 공감하기 쉽지 않다.
PER에 대한 신뢰도 하락은 증권사 보고서에 대한 불신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업종 PER은 무의미해졌다. 변동성 확대로 애널리스트들은 섣불리 타깃프라이스(TP)를 제시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SK바이오팜과 카카오게임즈의 주가 흐름이 비근한 예다.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 역시 매출 또는 이익 개선 등의 논리로 온전히 설명하긴 어렵다. JP모간이 셀트리온 목표 주가 하향의 근거가 일부 '비논리적'인 것처럼 말이다.
전문가들은 PER 대신 PEG(Price to Earnings to Growth)나 PDR(Price Dream Ratio) 등의 기준을 활용해야 한다는 의견을 내놓는다. 적자 기업이 대부분인 바이오텍의 경우 별도의 밸류에이션 인덱스가 필요한 건 분명해 보인다. 혹자는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는 회사에 투자하라는 데 바이오가 대한민국의 시대정신을 대변하는 지는 곰곰히 따져봐야 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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