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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금투, 여의도사옥 매각철회 '매도자=매수자' 부담됐나 제3자 코람코신탁 지정 논란에 부담···쉐어딜로 진행 가능성 제기

이명관 기자공개 2020-09-24 10:18:1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2일 15:03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여의도 '하나금투 빌딩' 매각을 철회하고 리츠 만기를 연장했다. 리츠의 핵심 주주인 하나금융투자의 의사결정에 따른 조치다. 표면적인 이유는 단순한 리츠 사업연장이다. 하지만 시장에선 매도자와 매수자가 동일한 형태의 거래 구조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여의도 사옥에 대한 우선매수권을 갖고 있는데 입찰 이후 권리를 행사, 제3자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지정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이 매도자이면서 매수자로 나서는 모양새였다.

22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여의도 하나금투 빌딩에 대한 우선매수권 행사를 포기하기로 결정했다. 이어 매각 절차를 진행하지 않고, 리츠의 만기를 연장키로 했다. 현재 하나금투 빌딩의 소유 주체는 코람코자산신탁이 만든 '코크렙제30호'다. 하나금융투자는 이 리츠의 주요 주주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의결권이 있는 보통주 최대주주다.

하나금융투자의 의중이 반영되면서 리츠 운용사인 코람코자산신탁의 투자금 회수 시기가 미뤄졌다. 주목할 점은 리츠의 주주총회를 거쳐 빌딩 매각이 결정된 지 한달여 만에 이를 번복했다는 점이다. 앞서 하나금투 빌딩은 코람코자산신탁이 인수키로 예정됐다. 하나금융투자가 보유 중인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이후 제3자로 코람코자산신탁을 지정했다. 이에 입찰을 통해 예비 인수자로 낙점됐던 투게더투자운용은 배타적 협상권한을 부여받지 못했다.

매각을 번복한 배경을 두고 시장에선 매도자와 매수자가 동일한 딜 구조에 부담을 느낀 것 같다는 의견이 나온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하나금융투자는 시장의 예상대로 우선매수권을 행사하고 제3자를 지정했다"며 "논란이 된 것은 매도자인 코람코자산신탁이 매수자로 나섰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코람코자산신탁은 매도자면서 매수자나 다름없다. 앞서 리츠를 통해 하나금투 빌딩은 매입한 시기는 2015년 11월이다. 총 매입 부대비용을 포함한 총 투자액은 4300억원가량 됐다. 이미 하나금투 빌딩을 임차해 사용 중이던 하나금융투자는 본사 사옥을 옮기지 않고 임대차 계약을 새로 맺었다. 이때 하나금융투자에 우선매수권이 부여됐다.

물론 하나금융투자가 코람코자산신탁을 지정한 게 법률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얼핏 보면 법으로 금지돼 있는 펀드와 펀드 운용사간 거래와 유사하다. 다만 리츠는 펀드와 달리 운용사가 임의로 자산을 정리할 수 있는 권한이 없다.

최종 의사결정을 위해서는 주주총회 결의를 거쳐야 한다. 리츠에서 자전거래가 가능한 경우는 주주총회 특별결의를 거쳐 참석 주주 3분의 2 이상의 동의를 얻었을 때 혹은 공정가액의 90%~110% 사이에서 거래가격이 형성됐을 때다.

법적인 문제는 없었지만, 시장의 시선은 곱지 않았다. 부동한업계 관계자는 "주주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리츠의 특성을 활용한 것은 맞지만, 우선매수권을 행사한 주체나 지정받는 곳이 모두 매도자였다"며 "이미 판을 짜놓은 상태에서 딜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입찰은 우선매수권 가격을 확정하기 위한 형식적인 형태나 다름없었던 것 같다"며 "법적인 문제는 없지만, 상도의 측면에서 보면 찜찜한 구석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에 시장에선 쉐어딜로 매각을 다시 추진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고 있다. 쉐어딜은 리츠의 지분거래를 뜻한다. 쉐어딜로 매각에 나설 경우 리츠AMC는 코람코자산신탁으로 동일하다. 다만 리츠의 주주만 변경된다. 사실상 이번 거래의 결과물과 동일한 모양새다. 여기에 절세하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실물 거래가 아닌 지분거래다 보니 취득세 등 세금을 내지 않은 까닭이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시장의 곱지 않은 시선을 안고 딜을 마무리하기엔 부담스러운 요소가 있었을 것"이라며 "이에 지분거래를 활용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내린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나금투 빌딩은 연면적 연면적 6만9826㎡, 지하5층~지상23층 규모다. 1994년 6월 준공돼 현재 하나금융그룹 계열사와 인텔코리아 등이 임차인으로 입주해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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