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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풍제약, 절묘한 자사주 처분…효율성 vs 부적절 논란 블록딜로 외국계 펀드에 2154억 주식 처분, 73배 차익…R&D 자금·생산설비 개선 자금 확보

강인효 기자공개 2020-09-23 08:16:25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2일 16:57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신풍제약이 2006년 자사주를 취득한 지 14년 만에 처음으로 일부를 처분해 2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다. 자사주 처분 목적은 코로나 및 뇌졸중 치료제 개발을 위한 임상 자금 마련이다.

하지만 이를 두고 자본 시장에선 논란이 벌어지고 있다. 자사주를 처분한 것은 금융 비용을 최소화한 효율적인 선택이란 설명도 가능한 반면 상장사로써 주가 급등 시기에 시세 차익을 노린 것은 부적절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신풍제약 주가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에 올해 들어 30배 가까이 상승했다. 신풍제약도 자사주 처분을 통해 70배 이상 차익을 거뒀다.

신풍제약은 22일 메리츠증권을 통해 보유 중인 자사주 128만9550주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 형태로 홍콩계 헤지펀드인 '세간티(Segantii capital investment)'를 비롯한 해외 기관투자자 등에게 처분했다. 주당 처분 단가는 16만7000원으로, 21일 신풍제약 종가인 19만3500원에서 13.7% 할인된 금액이다. 신풍제약은 이번 자사주 블록딜로 약 2154억원을 확보했다.

자사주 블록딜 규모는 신풍제약 전체 발행 주식수(5518만여주)의 2.34%에 해당하는 물량이다. 신풍제약은 총 자사주 521만2281주(보통주 500만3511주·우선주 20만8770주)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에 블록딜로 처분된 129만여주는 모두 보통주다.

신풍제약이 자사주를 처음으로 획득한 때는 2006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신풍제약은 대표이사이자 창업주인 장용택 회장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장 회장은 2006년 10월 자신이 보유하고 있던 회사 주식 55만5082주(보통주·지분율 14.59%) 중 49만8819주를 신풍제약에 자사주로 대물 변제했다. 주당 평가액은 2만2850원이었고, 114억원에 달하는 물량이었다.

신풍제약이 보유 중이던 자사주 수량은 2011년 액면분할이 이뤄지기 전까지는 변동이 없었다. 신풍제약은 2011년 3월 보통주 1주당 액면가를 5000원에서 500원으로 낮추는 10분의 1 액면분할을 실시했다. 그 결과 자사주(보통주 기준)도 기존 49만8819주에서 499만6530주로 늘어나게 됐다. 이듬해인 2012년부터 조금씩 자사주 규모가 늘어나면서 총 자사주는 2020년 상반기 기준 500만3511주가 됐다.
신풍제약 연도별 자사주 보유 현황(보통주 기준, 2011년 액면분할 실시)
신풍제약은 이번 자사주 처분으로 주당 73배에 달하는 시세차익을 거두게 됐다. 자사주 취득가를 초기 취득가에 액면분할을 감안하면 주당 약2285원이 된다.

신풍제약 측은 이번 자사주 처분 배경에 대해 '생산 설비 개선 및 연구개발 과제 투자 자금 확보 차원에서 이뤄진 것'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자체 개발해 이미 상업화에 성공한 말라리아 치료제인 '피라맥스(국산 16호 신약)'가 코로나19 치료제로서 효능을 입증하기 위한 국내외 임상을 동시에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성공 여부에 대해서 함부로 예단할 순 없지만, 경영진이 선제적 차원에서 생산 설비 개선과 증설 등을 염두에 두고 현금을 확보하기 위해 자사주 일부를 처분했다"고 설명했다.

신풍제약은 경기 안산시에 피라맥스 전용 공장을 갖추고 있다. 피라맥스 전용 공장에서는 매일 정제(알약) 50만정을 생산할 수 있다. 정제 기준으로 신풍제약은 연간 최대 1억2000만정의 피라맥스를 공급할 수 있다.

시장에선 신풍제약의 이번 자사주 처분에 대해 비판적인 목소리도 나온다. 통상 기업의 자사주 매각 소식은 주가에 악재로 받아들여진다. 기업이 자사의 주가가 많이 올랐다고 판단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신풍제약 측이 자사주를 매각한 것은 금융 비용을 최소화한 방안으로 평가할 수 있다. 반면 상장사로서 유상증자나 메자닌 발행 등의 방법을 통했다면 주가 흐름에 영향을 최소화했을 것이란 지적도 제기된다.

앞선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료제 개발 기대감으로 인해 주가가 급등하자 일부 제약바이오기업의 대주주나 특수관계인이 보유 중이던 주식을 처분하면서 시세차익을 누린 경우가 있다"며 "신풍제약은 대주주가 지분을 매각한 것은 없고 자사주 처분을 통해 확보한 자금이 향후 회사가 성장 가능한 영역에 있어서 선제 투자를 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날 신풍제약 주가는 전일 대비 14.21%(2만7500원) 하락한 16만6000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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