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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그룹 구조조정]산업은행, 아시아나항공 자율협약 연말까지 미룬다조기 재매각 시도 염두, 원매자 중심 구조조정 목적 해석도

고설봉 기자공개 2020-09-24 07:45:00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3일 11:28 더벨 유료페이지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산업은행 등 아시아나항공 채권단이 자율협약을 연말까지 미루기로 했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조기 재매각을 염두에 뒀기 때문이란 관측이 나온다. 새로운 매수자를 찾아 원매자 주도의 경영 정상화를 시도하기 위한 목적이란 해석이다.

23일 채권단 관계자에 따르면 이달부터 아시아나항공에 기간산업안정기금(이하 기안기금) 을 순차적으로 지원하기로 했다. 지원되는 기안기금은 마이너스 통장 방식이다. 긴급한 운영자금, 이자비용 등 필요할 때 활용할 수 있다. 이어 영구전환사채(CB) 4800억원 어치를 인수해 당장 필요한 유동성을 조기에 공급하기로 했다.

하지만 채권단은 자금지원과 함께 진행될 예정이었던 채권단과 아시아나항공 사이의 자율협약은 맺지 않기로 했다. 당초 채권단 안팎에서는 기안기금 투입과 동시에 자율협약이 맺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일정이 지연됐다. 채권단은 올 연말까지 일정을 미루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자율협약을 최소 연말까지 미루기로 했다"며 "통상 자금 지원이 이뤄지면 동시에 자율협약 등을 맺는 게 일반적인데 채권단이 이번에는 전혀 다른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특히 채권단의 이번 결정은 과거 아시아나항공 구조조정 사례에 비해 상당히 이례적이란 평이다. 2009년 7월부터 추진한 금호그룹의 대우건설 매각이 실패하자 산은은 곧바로 그 해 12월 30일 금호그룹 경영정상화 방안을 발표했다. 이후 채권단 주도 구조조정 계획을 확정 및 발표했다.

당시 채권단은 아시아나항공의 사정을 고려해 워크아웃 방식이 아닌 자율협약으로 구조조정 계획을 짰다. 아시아나항공이 워크아웃에 들어갔을 경우 대외 신인도가 떨어져 항공기 리스 계약 등이 중단될 것을 우려해서다.

자율협약은 법적 구속력 없이 채권단과 기업 간 협의를 통해 자율적으로 이뤄진다. 워크아웃보다 강제성이 떨어지고 이해관계 조정이 어렵다는 단점이 있다. 대신 해당 기업은 채무상환 유예 등의 혜택을 본다는 장점이 있다.

채권단 안팎에서는 자율협약 연기를 두고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선 아직 구조조정 계획이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이란 관측이 있다. 기안기금 투입과 병행해 진행돼야 할 대주주 차등감자와 채권단 출자전환 등을 동반한 정상화 방안 마련에 진통을 겪고 있다는 뜻이다. 산은이 대주주 차등감자에 오히려 소극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또 산은이 아시아나항공 조기 재매각을 서두르기 위해 일부러 자율협약을 미루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자율협약이 진행되는 동안 새로운 매수자가 나타나면 매각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조기에 잠재 매수자를 찾아 M&A를 재개하고 잠재 매수자 중심의 구조조정을 진행하기 위해 채권단 주도의 직접적인 구조조정 방식인 자율협약을 미루고 있다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연말까지 자율협약을 맺지 않고 상황을 지켜보기로 했다”며 “자율협약은 사전적 구조조정이고 채권단 관리체제로 관리하기 위한 협약인데 M&A 등을 염두에 두면 오히려 잠재 매수자에게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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