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물류자회사 출범]에이치라인, '포스코 물동량 최다' 추가 계약 관심포스코 투입 선박 13척 '압도적', 선사 컨소시엄 법적 대응 '간사'역
박상희 기자공개 2020-09-25 08:32:14
[편집자주]
포스코그룹은 지난해 물동량 약 1억6000만톤, 물류비 약 3조원에 달하는 초대형 화주다. 국내 대형 철강사 가운데 유일하게 물류기업이 없는 기업이기도하다. 돌연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 설립을 공식화하면서 물류·해운업계는 기존 생태계를 흔들 수 있다며 반발하고 있다. 포스코 최초 재무통 출신 CEO인 최정우 회장의 물류비 혁신 '승부수'가 어떤 나비효과를 가져올지 더벨이 들여다본다.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3일 16:52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에이치라인해운은 국내 해운선사 가운데 포스코와의 장기화물운송계약에 가장 많은 선박을 투입하고 있다. 그만큼 포스코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높을수밖에 없다.에이치라인해운은 포스코 물류 자회사인 포스코GSP 출범과 관련해 포스코와 장기 계약을 맺고 있는 선사들이 공동으로 구성한 컨소시엄의 간사를 맡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포스코 투입 선박, 운용 전체 선박 35% 차지
에이치라인해운은 2014년 1월 설립된 장기계약 전문선사다. 2014년 6월 한진해운의 전용선 사업부문을 양수하면서 사업을 개시했다. 2년 후인 2016년 3월 현대상선의 벌크전용선 사업부 인수를 통해 사업기반을 강화했다. 한 때 양대 국적선사로 불렸던 한진해운과 현대상선의 벌크전용사업부가 에이치라인의 실질적인 토대가 됐다.
에이치라인해운은 장기계약 사업만을 제한적으로 영위하는 사업구조를 갖고 있다. 정관 상 목적사업을 전용선 부문에 한정했다. 장기운송계약은 약정된 수송량에 대해 고정 혹은 원가보상 방식의 운임을 적용하기 때문에 시황변동 리스크 없이 장기에 걸쳐 안정적인 현금흐름 창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주요 거래처는 포스코, 한국전력 발전자회사, 한국가스공사, 현대글로비스 등 국내 우량 화주들이다. 매출처 라인업 측면에서는 경쟁관계에 있는 다른 벌크선사나 장기선사와 큰 차이는 없다. 관건은 특정 매출처에 대한 의존도가 얼마나 높냐 하는 부분이다.
에이치라인해운은 포스코에 대한 매출 의존도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진다. 비상장법인으로 사업보고서 제출 의무가 없는 에이치라인은 주요 매출처에 대한 의존도를 공식적으로 공개하진 않고 있다. 다만 장기계약에 투입 중인 선박 등을 통해 매출 의존도를 추정해 볼 수 있다.
에이치라인해운이 운용 중인 건화물선 상당수는 포스코에 투입된다. 지난해 말 기준 15척의 선박을 포스코와의 장기 계약에 투입하고 있다. 한국전력 발전자회사에 투입하는 선박은 모두 18척이지만 자회사 개별 단위로 보면 투입되는 단위 선박 수는 적다. 그밖에 글로비스 6척, 브라질 광산회사 발레(vale)에 8척을 투입하고 있다. 포스코에 투입하는 선박 수가 절대적임을 알 수 있다.
경쟁사인 대한해운은 7척을, 팬오션의 경우 4척을 포스코에 투입하고 있다. 포스코와 장기해상운송계약 4건을 맺고 있는 폴라리스쉬핑은 2014년말 3척, 2015년 2월 1척의 선박을 투입했고, 계약기간은 선령 20년까지이다.
에이치라인해운 관계자는 "회사 전체 매출에서 포스코가 차지하는 비중은 50% 미만"이라면서 "최근 기준 전용선 10척과 용선 3척을 포함해 총 13척을 포스코에 투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GSP 출범 이후에도 시장 점유율 유지가 목표"
포스코 물류 자회사 출범 관련 포스코 매출 의존도가 큰 에이치라인해운의 불안감은 이후 행보에서 확인된다. 발빠르게 포스코와 계약 관계에 있는 장기선사들과 공동 대응에 들어갔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에이치라인해운이 포스코와 맺은 장기화물운송계약 물량이 가장 많다"면서 "법률적 이슈를 공동 대응하고 있는 선사 컨소시엄에서 간사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포스코와 계약을 맺은 선사들은 포스코GSP 출범과 맞물려 공동으로 컨소시엄을 구성해 김장법률사무소를 법률 자문사로 선정했다. 해당 컨소시엄에는 에이치라인해운, 대한해운, 팬오션, 폴라리스쉬핑 등이 포함돼 있다. 포스코는 물류 자회사 설립 관련 법률 자문사로 법무법인 세종을 선임했다.
특히 관심이 가는 부분은 현재 상황보다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를 설립한 이후의 미래 물량 확보다. 에이치라인이 출범할 당시 2014년 한진해운으로부터 인수한 전용선 계약 중 상당수는 최근 계약이 종료됐다.
다만 2016년 현대상선 전용선 사업부 인수할 당시 계약 물량으로 견조한 매출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잔존 계약기간은 평균 10년 이상이다. 구체적으로 2030년까지 20건의 계약이 종료될 예정이며 이중 대부분은 2025년 이후에 집중돼 있다.
업계는 2025년 이후 포스코를 비롯한 우량 화주 물량이 감소할 경우 에이치라인해운의 사업기반이 급격히 흔들릴 수 있다고 우려한다. 2025년 이후 포스코가 해운업에 진출하지 않을 것이란 보장이 없다. 포스코 자체적으로 계열사를 통해 해운 물동량을 일정 부분 해결할 경우 외부에 주는 물동량은 감소할 수밖에 없다. 업계에서 에이치라인의 추가 수주 실적에 관심을 보이는 이유다.
에이치라인 관계자는 "해운업을 둘러싼 환경이 많이 바뀌고 있는데 상황을 예의주시 하고 있다"면서 "포스코가 물류 자회사를 설립한다고 해서 단기적으로 회사 매출이 감소하거나 손익이 감소하는 등 수익력이 약화될 것으로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에이치라인해운 역시 해외 화주 발굴과 LNG 사업 강화 등 매출처 다각화에 힘쓰고 있다. 아직 계약이 계시되지 않아 투입되지 않은 선박이 포스코의 경우 2척에 불과하지만 발레는 6척이다. 에이치라인은 LNG 수송에도 7척을 투입하고 있다.
에이치라인해운 관계자는 "포스코 물류 자회사 출범 이후에도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 "신규 계약을 늘릴지, 기존 계약을 늘릴지 등 어떤 방법으로 역량을 유지할지는 현 시점에서 명확히 정해진 바는 없다"고 말했다.
한편 포스코 관계자는 해운업 진출 우려와 관련해 "해운업은 물론 운송업 진출계획이 없다"면서 "해운업 진출은 해운법 24조 제약에 따라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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