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존리 키즈→대표운용역...'노후 지킴이' 박정임 메리츠운용 매니저 [매니저 프로파일]존리 대표 '금융문맹 해소' 철학 공유…메리츠펀드 운용 '중추' 자리매김

김진현 기자공개 2020-09-28 13:02:18

이 기사는 2020년 09월 25일 10:48 thebell 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존리 대표가 이끄는 메리츠자산운용에 큰 변화가 지난해 있었다. 다수 펀드의 책임운용역을 맡고 있던 존리 대표가 박정임 포트폴리오 매니저(수석·사진)에게 모든 역할을 넘긴 것이다.

존리 대표는 주식 기관 영업, 리서치등으로 18년 가까이 업계 경험을 쌓아온 박 수석을 믿고 펀드 운용을 맡겼다. 국내에서 펀드 운용 경험이 전무한 그는 매일 새롭운 트랙레코드를 쌓아가며 메리츠자산운용 고객을 위한 '노후 지킴이' 역할을 하게 됐다.

◇성장 스토리: 드라마 PD 지망생, 외환위기 여파 금융권 '입성'

박정임 매니저의 꿈은 본래 드라마PD였다. 고등학교 시절 드라마를 너무 많이 봐서 아버지가 텔레비전을 버릴 정도로 드라마를 좋아했다. 미국 드라마를 보며 외국 생활을 꿈꿨지만 금융업과는 전혀 무관한 삶을 꿈꿔왔다.

그가 졸업한 1999년은 2년전 외환위기로 인해 고용시장이 완전히 얼어붙어 있던 시기다. 어디든 뽑아주는 곳이 있다면 가서 일해야겠다는 생각에 수 없이 많은 이력서를 작성했다.

광화문 인근 외국계 기업을 돌며 이력서를 제출한 적도 있었다. 유일하게 기회를 준 곳이 금융업이었다. 한 외국계 증권사의 주문집행 딜러(execution dealer)로 근무하면서 금융권 커리어를 시작했다.


◇투자 스타일 및 철학: 꾸준히 수익나는 미래 성장 기업에 장기투자

그의 투자 철학은 메리츠자산운용 철학과 맞닿아 있다. 성장 가능성이 높은 주식에 장기 투자해 자본 소득을 꾸준히 올릴 수 있도록 한다는 게 그의 철학이다. '자본이 일하게 하라(Make your money work for you)'라는 자본주의 기본 원칙에 따라 회사를 골라 투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박정임 매니저도 여타 펀드매니저들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수익을 내는 현금흐름이 좋은 회사를 선호한다. 현금흐름을 바탕으로 인수합병, 제휴 등으로 몸집을 불리는 비유기적(inorganic) 성장뿐 아니라 내부적으로도 발전해 성장하는 유기적(organic) 성장이 더해지면 금상첨화로 여긴다.

한마디로 요약하면 높은 투자자본수익률(ROI)을 창출하는 효율성 있는 회사를 찾으려 노력한다. 다만 이런 투자 기회를 발굴하지 못하는 경우 외형 성장보다 주주 환원 정책에 관심을 기울이는 기업도 주의깊게 살핀다.

박 매니저는 투자 기회에서 '일희일비' 하지 않고 좋은 기업을 샀다면 높은 가격에 도달할 때까지 꾸준히 지켜보는 게 중요하다고 여긴다. 불안함 때문에 훌륭한 기업을 낮은 가격에 파는 실수를 저지르지 않고 낮은 가격에 사서 높은 가격에 파는 기본 원칙을 지켜야한다고 강조한다.

◇트랙레코드1: '뉴욕 인연' 존리 대표 바통 넘겨받다

박정임 매니저는 2019년 2월 메리츠자산운용에 합류한 이후 다섯달 뒤 '메리츠주니어증권자투자신탁[주식-재간접형]', '메리츠더우먼증권투자회사[주식]' 등 3개 펀드의 책임운용역을 맡으며 매니저 활동을 시작했다. 이 펀드들은 원래 존리 대표가 직접 운용하던 펀드다.

두 사람의 인연은 2006년 뉴욕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국내 외국계 증권사에서 커리어를 시작한 박 매니저는 뉴욕으로 건너가 대학원을 졸업했다. 이후 주식기관영업 업무를 새롭게 시작하며 뉴욕에서 펀드를 운용하던 존리 대표를 만났다. 당시 다니던 회사의 한국대표 지인이 존리 대표였고, 그 이후로 꾸준히 연락하며 인연을 이어왔다.

2017년 존리 대표가 한국의 '금융 문맹' 탈출을 위해 펀드 직판에 도전하겠다고 나서자 박 매니저는 존리 대표에게 회사 합류 의사를 적극 밝혔다. 자신 역시 금융권에서 근무하기 전까지 금융 문맹이었던 과거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에 금융 교육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생각했다.

박 매니저는 메리츠자산운용 합류후 다섯달 만에 존리 대표가 운용하던 펀드의 바통을 넘겨받았다. 당시 존리 대표는 3개 펀드 책임 운용역을 내려놓고 부책임 운용역에 이름을 올렸다.

박 매니저가 책임운용을 맡은 지난해 7월 12일 이후 메리츠주니어펀드의 누적 수익률은 15.2%, 메리츠더우먼 펀드의 누적수익률은 13.5%를 기록 중이다. 같은 기간 두 펀드의 비교지수(BM) 수익률은 각각 5.66%, 14.91%를 기록 중이다.


◇트랙레코드2: 유튜브 스타 '존봉준' 만든 조력자

지난해 존리 대표는 갑작스럽게 유튜브 채널을 개설하며 금융 업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구독자가 100명 수준에 머무르자 업계에서는 '펀드 운용에나 신경쓰라'며 힐난의 목소리가 이어나오기도 했다.

이같은 목소리가 무색할만큼 존리 대표는 유튜브를 통해 유명세를 떨치고 있다. 존리 대표의 '존리 라이프스타일 주식' 채널 구독자는 25만명을 넘어섰다. 공중파 방송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며 동학 개미를 이끄는 '존봉준'(존리+전봉준)이란 별명도 얻었다. 존리 대표가 방송에 노출되는 빈도가 잦아지면서 메리츠자산운용 운용자산 규모도 크게 늘었다.

유튜브 스타 존리 대표를 만든 숨겨진 조력자가 박 매니저다. 그는 존리 대표에게 유튜브를 시작해보라고 처음 권한 인물이다. 한국의 금융문맹 탈출을 위해 교육 등 콘텐츠를 만들면 좋겠다는 취지로 유튜브 방송을 권했다.

미국에서 '스타 매니저'였던 그의 투자 경험담을 공유하고 금융교육 필요성을 전파해야한다는 게 박 매니저의 생각이었다. 의도하지 않았다고 하더라도 박 매니저의 전략은 적중했다. 메리츠자산운용 펀드 성과도 개선되면서 펀드 및 일임자산 규모가 3조 9000억원 수준으로 커졌다. 연초 후 9개월 사이 1조원 가까이 자금이 늘어난 것이다.

존리 대표가 금융 교육 전파 등을 이유로 최근 모든 운용 펀드의 부책임 운용역에만 이름을 올리기로 하면서 박 매니저의 역할이 더 커졌다. 존리 대표가 맡던 펀드 대부분을 넘겨받아 박 매니저가 관리하는 펀드는 10개로 늘었다.

◇업계 평가: 존리 대표 '닮은꼴'…철학·라이프스타일 '비슷'

존리 대표가 과감히 책임 운용역을 박 매니저에게 넘긴건 그를 믿기 때문이다. 자신과 투자 철학이 비슷한 박 매니저가 펀드 운용을 맡는다면 지금껏 운용해왔던 투자 철학대로 일관성 있게 투자가 이어질 거라고 봤다.

존리 대표는 농담삼아 자신이 회사를 떠나거나 은퇴를 하더라도 펀드 운용이 일관되게 이어질 거라고 말한다. 그만큼 박 매니저를 믿고 신뢰한다는 증거다.

존리 대표 못지 않게 박 매니저도 '구두쇠'로 알려져있다. 워킹맘이기도 한 박 매니저는 아이들 사교육은 전혀 시키지 않는다. 수영, 피아노 등 아이들이 좋아하는 일에는 비용을 지출하긴 하지만 항상 '가격에 합당한 가치(value for money)'를 고려한다고 한다.

두 사람 모두 자가로 모는 자동차를 보유하지 않고 있는 점도 공통점이다. 박 매니저는 자신이 금융권에서 일하기 전에도 돈을 모으는 일 하나는 잘했다고 말한다. 존리 대표 역시 회사의 철학과 자신의 철학에 맞는 인물이라 박 매니저를 영입했다고 설명한다.

◇향후 계획: 은퇴 두려움이 아닌 '제3의 인생'이 되도록

박정임 매니저는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 은퇴가 두려운 최후가 아닌 제3의 인생을 위한 시작점이 되도록 만들고 싶다고 말한다. 미국, 홍콩 등 외국에서 일하면서 한 펀드 매니저의 말에 깊은 인상을 받았다고 했다.

그 펀드 매니저는 "남의 돈을 다루는 직업이다보니 의도치 않아도 어느 순간 나태해질 때가 있다"라며 "그럴 때마 열심히 살아가는 농부가 60세 이후 편한한 노후를 기대하며 나에게 돈을 맡겼다고 생각하며 정신을 다잡는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박정임 매니저 역시 항상 이 말을 기억하며 펀드를 운용하고 있다.

그는 한국에는 노년을 대비하지 못해 은퇴가 두려운 이들이 참 많다고 말한다. 꾸준히 투자하는 습관을 길러 은퇴가 반가워졌으면 좋겠다는 게 그의 생각이기도 하다. 존리 대표가 늘상 강조하는 '하루에 만원 씩 투자해서 노후를 대비하라'는 말에도 공감하고 있다.

'노후 지킴이' 역할을 맡은 그는 투자하는 습관이 자연스럽게 노후 준비의 시작이라고 생각한다. 어린 시절부터 투자를 통해 아이들이 자본가가 되는 길을 스스로 걷다보면 자연스럽게 노후 준비도 될 거라고 본다.

또 투자하는 습관을 통해 자본이 쌓이면 남을 위해 일하는 피동적인 인간이 아닌 적극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찾는 수동적 인간으로 아이들이 자랄 거라고 여긴다. 이렇게 되면 궁극적으로 한국의 교육제도나 여성의 사회진출 확대 등 다양한 문제들에 대한 해결책도 조금씩 실마리가 풀릴 것이라고 보고 있다. 그는 "모든 투자자 분들께 훌륭한 기업과 동행하며 자본가가 되도록 도움을 드리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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